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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안찬일 세계북한인총연맹 총재] “북 민주화 주도할 지도자 양성”


한국 안팎의 북한문제 전문가들이, 한반도 통일과 북한의 민주화를 위해 일할 탈북자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었습니다. ‘탈북지도자 아카데미’라는 이름의 이 프로그램은, 젊은 지식인 층 탈북자들을 대상으로 14일부터 운영에 들어가는데요. 설립을 주도한 세계북한인총연맹 안찬일 총재를 전화로 연결해서, 자세한 내용을 들어보겠습니다.

문) 안 총재님, ‘탈북지도자 아카데미’를 설립하셨는데요, 어떤 곳입니까?

답) 앞으로 북한의 급변 사태나 통일에 대비해서, 탈북한 청년 대학생과 졸업생 등 20~30대 청년 지식층들을, 북한의 체제 붕괴 뒤에 북한에서 민주주의를 재건하는 일을 할 수 있는 일꾼으로 지금부터 양성하려는 목적으로 마련됐습니다.

문) 그러니까 탈북자 중에도 특히 청년 지식인층을 지도자로 양성하겠다는 말씀이시군요?

답) 그렇습니다. 통일의 미래에 대비하자는 건데요. 동서독의 경우도 그렇고, 분단된 국가들이 통일될 때를 보면, 갑자기 다가온 상황을 흡수할 수 있는 능력이 준비되지 않았었습니다. 특히 현재 한반도는 더욱 그렇습니다. 북한 체제가 대단히 불안한 체제이고, 또 최근에 ‘재스민 혁명’을 비롯해서 비슷한 나라들에서 혁명이 일어나는 등 급격한 변화가 왔습니다. 그런데 그 대안세력이 평소에 준비돼있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북한을 제일 잘 알고, 북한 사회를 체험했고, 또 자유대한에 와서 교육을 받은 이런 청년들이 대안세력으로 준비한다면, 무엇보다 빨리 북한 체제를 민주화로 전환시킬 수 있다는 목표 아래 이번 아카데미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문) 상당히 민감한 주제이고, 중요한 주제이기도 한데요. 어떤 분들이 어디에서, 어떤 내용을 가르치게 되나요?

답) 현재 아카데미 대상자를 보면요, 탈북 청년들이 남한이나 혹은 세계 여러나라에서 대학에 재학 중인 사람이 890명이고, 졸업생까지 포함하면 1천명 정도가 됩니다. 그래서 이 아카데미를 오래 전부터 준비해왔는데요. 교육장소는 서울 광화문에 있고요. 교수진은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로, 북한에서 김일성 대학도 유학한, 탈북자 대안세력을 늘 주장해오신 분입니다. 이 란코프 교수를 비롯해서 한국의 북한 전문가들, 통일 관계자들이 있고요. 특히 또 탈북 지도자들 중에서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라든지, 이애란 박사, 홍순경 북한민주화위원회 위원장, 이윤걸 북한전략정보서비스 대표 같은 분들도 교수진에 포함돼서, 앞으로 북한을 어떻게 민주화할 것인가, 이런 내용을 가지고 강의와 토론을 진행하게 됩니다.

문) 제가 기사를 보니까 빅터 차 전 백악관 아시아 담당 선임고문도 참여하는 것 같던데요?

답) 네. 그 분도 제가 오래 전부터 교감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교수직을 맡아줄 것을 요청했고, 본인도 이메일을 통해서 쾌히 승낙 했습니다. 그러니까 한국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빅터 차 교수를 비롯해서 러시아와 호주 등의 북한 전문가들을 가끔 모여서, 국제정치적 시각에서도 북한 민주화에 대한 강의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문) 그 동안 북한의 민주화란 주제에 대해서 북한 당국이 상당히 강하게 반발했었는데요. 이번에는 어떤 반응을 예상하십니까?

답) 이것은 북한 체제의 붕괴를 전제로 한다기 보다는, 실제로 북한에는 대안세력이 없고, 이것은 공산권 붕괴 과정에서 드러난 역사적 사실이기도 합니다. 북한 스스로가 개혁과 개방을 거부하고 폐쇄사회를 고집하다 보니까, 사실 앞으로 북한 사회에 체제 전환이 이뤄져도 그것을 맡아서 일할 두뇌집단이 없습니다. 예를 들자면 북한은 1945년 건국을 할 때도 러시아에서 470여명의 교사, 군인, 당 관료들을 세워다 정권을 세웠습니다. 그런데 이제 만약 북한에서 체제 전환이 일어나고, 다원화된 민주체제로 간다고 할 때, 누구를 내세워서 그런 체제를 건설할 것인가 생각해보면요. 이것은 당연히 선견지명을 가지고 자유를 찾아서 목숨을 걸고 넘어왔고, 대한민국의 우월한 교육제도 아래서 우수한 교육을 받은 탈북자들이 올라가서 북한에 민주사회를 이식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의 소수 독재자들은 싫겠지만, 전체 인민들로부터는 대단히 환영 받을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문) 그러니까 그런 문제들을 북한 밖에서 연구하는 것뿐만 아니라, 실제로 어떤 상황에서는 적극적으로 활동도 할 수 있는 지도자들을 키우겠다는 말씀이군요.

답) 이것은 단지 두뇌집단이 아니라 행동집단도 될 수 있고요. 또 우리는 이런 교육을 하면서 북한의 대안세력을 길러냄과 동시에, 북한 사회 내에서도 지금 중간층 간부들, 지식인층, 청년 군인들이 체제 전환을 갈망하고 있습니다. 이런 세력들이 북한 내에서 자생적으로 생겨나고, 힘을 기르도록 하는 노력도, 이 아카데미 사업과 밀접하게 결부해 나가려고 합니다.

문) 다시 학교로 돌아가서요, 과정이 얼마 동안 진행되고, 또 과정을 마치면 어떤 자격을 갖게 되나요?

답) 3~4 개월을 한 코스로 해서 인원은 약 30여명 정도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너무 갑자기 많은 인원을 받아들이기 보다, 앞으로 하 5~5년을 해서 1천명의 지식층 지도자 군단을 양성해 내자는 건데요. 일단 올해 한국 통일부로부터 예산을 지원받았습니다. 또 우리 세계북한인총연맹이 1/3의 예산을 충당하고요. 그 외 한반도미래재단이나 중앙대학교와도 콘소시엄을 형성했기 때문에, 그 쪽으로부터도 지원을 받다 보면, 올해는 약 60여명 정도의 지도자를 양성할 수 있고, 앞으로 한 10여 년 가까이는 해야 하지 않겠나, 멀리 보고 있습니다.

문) 통일부에서 얼마나 예산을 지원받았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답) 2천만 원 지원 받았습니다.

문) 조금 전에 말씀하셨지만 안 총재님께서 세계북한인총연맹 총재로 활동하고 계신데요, 이 단체가 어떤 곳인지도 궁금하고요. 또 안 총재님 본인도 북한에서 온 탈북자 출신 아니십니까? 통일을 대비한 이런 준비가 탈북자 입장에서 어떤 중요성을 갖습니까?

답) 세계북한인총연맹은 탈북자들의 유엔을 지향한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있습니다. 한국 내에는 많은 탈북자 단체가 있지만, 명실공히 국제조직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제가 2009년부터 작년까지 워싱턴 지역과 버지니아 대학 일대에서 연구활동을 하면서, 미국 쪽 인사나 동포들로부터도 왜 남한에는 통일 대안 세력이 없나, 탈북자들이 대안 세력이 돼야 한다는 권고를 많이 받았습니다.또 현재 남북한 상황이나 북한의 미래를 볼 때, 대안 세력은 빨리 준비돼야 한다는 목적 아래, 세계북한인총연맹이 역작으로 이번 아카데미를 시작했습니다. 또 제 자신도 탈북자로서 한국에 와서 자유를 만끽하고 남북한의 생활을 두루 경험했습니다. 그래서 탈북자야말로 이런 교육을 통해서 지도자로 양성되는 것이 통일 준비 중에 가장 바람직하다는 차원에서 이런 행사와 아카데미를 준비하게 됐습니다.

문) 네. 안 총재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답) 대단히 감사합니다.

진행자) 지금까지 세계북한인총연맹 안찬일 총재로부터, 14일 문을 여는 ‘탈북지도자 아카데미’에 관해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에 김근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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