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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조석준 한국 기상청장] “대북 기상협력, 인도적 차원서 적극 추진”


일본 대지진으로 한국을 비롯한 주변국들 사이에 자연재해에 대비하기 위한 공조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데요. 한국 정부는 일본, 중국과의 기존 공조 체계를 강화하면서, 북한과의 기상 협력도 인도적인 차원에서 추진해 나간다는 방침입니다. 오늘은 조석준 한국 기상청장을 전화로 연결해서 한국 정부의 입장을 좀 더 자세히 들어보겠습니다.

문) 일본 대지진으로 한국도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우려가 있는데요, 이런 우려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고, 또 기상청 차원에서 어떤 대응책을 마련하고 계십니까?

답) 일본이 이번에 대지진으로 큰 불행을 겪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보통 5.0 규모의 지진이 6년에 한 번 꼴로 나타나고 있는 지역입니다. 그리고 일본의 서쪽, 우리 나라의 동해 먼해상 쪽에서 지진의 날 경우에는, 쓰나미, 그러니까 지진해일로 인한 피해가 우리나라에도 1983년과 1993년 두 차례 발생한 바 있습니다. 그런 차원에서 우리 기상청에서도, 지진에 의한 가장 큰 대비는 조기경보 시스템의 구축입니다. 우리 기상청에서도 조기경보 시스템 구축을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지진이 난 후 2분 정도면은 지진속보 차원에서 정보가 뜨고요, 5분 이내에는 지진 통보, 또 10분 이내에 지진에 대한 주의보가 나가게 돼있습니다. 우리 지진 조기경보 시스템은 빠르면서도 정확한 차원으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문) 그런데 이번 사태로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을 비롯한 주변국들 모두 여러 가지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데요. 이럴수록, 주변국 간의 기상 정보 교류도 중요하지 않습니까?

답) 맞습니다. 세계 각국은 WMO, 즉 세계기상기구 차원에서 그 동안 기상 정보를 서로 교류하고 있었습니다. 한국, 중국, 일본도 마찬가지로 같은 기상권이기 때문에, 그 동안 WMO 차원에서 정보를 교류하고, 이를 토대로 예보를 해왔습니다. 이번 지진의 경우에도, 한, 중, 일이 그 동안 기본적인 지진 정보는 교류가 돼있고, 또한 일본에서 난 지진이 우리나라에서 다 관측이 되고 있습니다. 다만 이번처럼 쓰나미가 발생하거나 해서 급박한 상황일 때, 이런 부분에서도 교환이 더 필요한데요. 왜냐하면, 1년에 중국과 일본에서 470만 명이 우리나라를 방문합니다. 또 우리나라 국민들도 일본이나 중국을 여행과 경제활동 차원에서 많이 찾고 있고요. 따라서 자국민 보호차원에서라도 한, 중, 일이 자연재해에 대한 정보는 긴밀히 교환을 하면서, 방송과 모든 미디어 수단을 통해서 전달돼야만, 안전확보가 가능합니다.

문) 지금 일본, 중국과의 교류 협력에 대해서 말씀해주셨는데, 북한과의 기상협력, 또 이런 자연재해에 대한 공동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실질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습니까?

답) 그렇습니다. 그 동안 북한도 역시 WMO에 가입이 돼있기 때문에, 저희 하고는 간접적인 교류, 그러니까 북한이 중국이나 일본 쪽으로 정보를 보내면 저희가 서로 받는 방법으로 교류를 했었습니다. 그러다가 2007년도에 저희가 북한 측과, 금강산 관광 장소와 개성 지역에 대해서, 황사 관측장비와 또 AWS라는 자동기상관측장비를 설치하는 협력을 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지난 17일에, 북한 당국에서 백두산 화산에 대한 공동 대응과 연구, 그러니까 현장 시찰이나 세미나 등에 대한 협력을 제안해왔습니다. 그래서 저희도 지난 22일에 민간 차원에서 우선 어떤 부문에서 협력할 수 있을지 논의하자는 제의를 북한 당국에 보냈고, 29일에 우리 측 문산에서 만나자고 제안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북한 측에서 답이 없는데, 제가 보기에는 긍정적으로 답을 할 것 같고요. 더 필요하면, 민간 차원 이상의 정부 차원의 대책도 인도주의적인 차원에서 마련하려고 생각합니다.

문) 백두산 화산 문제를 말씀하셨는데요. 북한에서 먼저 제안이 있었고요. 하지만 한국 내에서도 화산 폭발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지 않았습니까? 실제로 얼마나 심각한 것으로 보십니까?

답) 저희는 학자들의 견해를 중요시하고 있습니다. 학자들에 따라서는 5년 안에 분화할 수 있다는 분도 있고요, 반면에 50년 이내에도 괜찮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다만 저희 기상청의 입장에서 보면, 백두산의 화산 활동을 감지할 수 있는 지각 아래쪽의 마그마 활동에 대해, 많은 지질학자들이 어느 정도 활성을 띄고 있고 또 분화 조짐이 보인다는 데 주시를 하면서, 만에 하나 있을지 모를 화산 폭발에는 대비를 해야 합니다. 그래서 위성을 통한 화산 분화 감시, 또 음파탐지소라고 해서요, 폭발이 일어났을 때 탐지할 수 있는 시스템은 대비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는 이런 부분들이 향후 남북통일을 대비해서 여러 가지 방안을 같이 생각하고 있습니다.

문) 하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언제 폭발할 것이라고 예측할 수는 없는 거군요?

답) 그렇습니다.

문) 그리고 조금 전에 한국 정부에서 북한과 백두산 화산 문제에 대한 민간 차원의 협의를 제의하셨고, 또 정부 차원의 교류도 있을 수 있다고 말씀하셨는데요. 정부 차원에서는 어떤 교류가 가능하고, 남북한 양측에 어떤 이익이 있을까요?

답) 앞서 말씀 드렸듯이 2007년에 금강산과 개성에서 장비를 설치한 교류가 있었고요. 이번에 백두산 화산 폭발과 관련해서 민간 전문가들이 서로 의제를 도출해 내면, 정부 차원에서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은 저희가 적극 진행할 예정으로 있습니다. 그리고 아까 말씀 드린 것처럼 한, 중, 일이 하나의 기상권이기 때문에, 세 나라의 정보는 상당히 많이 확보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 지역은 기상이나 지진 정보 차원에서 공백 지역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북한 지역에서 관측이 이뤄지고 예보가 된다는 것은 한, 중, 일 3국에도 좋은 일이기 때문에, 이런 부분은 인도적인 차원이나, 기상지진경제 공동체라는 동북아의 안전 문제와도 관련돼있습니다. 동북아 문제가 주로 핵과 관련해 논의됐었지만, 이제는 원자력 안전이나 자연재해에 대비하는 동북아의 안전에 대해서도 생각할 때가 됐다고 봅니다.

문) 그러니까 기상 협력 분야에서는 한국 정부도 인도주의적인 차원에서 북한과 적극적으로 추진해갈 의사가 있는 거군요?

답) 네. 현재 기상청의 입장에서는 기상 자체가 한 국가 차원을 떠나서, 세계인들이 서로 평화 공존하고 인류 공영을 위해 필요한 일이기 때문에, 기상을 위한 협력은 국가를 뛰어넘는 협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조석준 한국 기상청장을 전화로 연결해서, 북한과의 기상 협력에 대한 입장 등에 관해 알아봤습니다. 인터뷰에 김근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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