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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 비핵화 회담 열릴 듯


북한의 영변 핵 단지
북한의 영변 핵 단지

북한이 6자회담 재개 방안으로 남북 수석대표 회담을 거치는 3단계 방안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조만간 남북 비핵화 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습니다. 장기간 교착상태에 놓였던 6자회담으로 가는 대화의 돌파구가 마련될지 주목됩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6자회담을 재개하기 위해 남북 수석대표 회담과 미-북 접촉을 순차적으로 거치는 이른바 3단계 방안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18일 한국 정부에 따르면 얼마 전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의 방중 때 가진 북-중 6자회담 수석대표 회담 결과의 일부를 중국 정부가 한국 정부에 알려왔습니다.

한국 정부 소식통은 “중국 정부가 북한이 6자회담 재개를 위한 3단계 안에 합의한 사실을 한국 측에 짤막하게 전해왔다”며 “회담 내용에 대한 중국 측의 보다 자세한 설명은 이번 주 중에 따로 있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따라 한국 정부는 핵 문제를 의제로 한 북한 측의 남북회담 제의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당초 북한과 북 핵 양자회담을 갖기를 요구해 왔기 때문에 북한 측이 제의해 오면 회담에 응한다는 입장입니다. 정부 소식통은 천안함 연평도 사태나 비핵화를 위한 북측의 진정성 있는 태도 변화 등은 남북 비핵화 회담을 여는 데 전제조건이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정부 안팎에선 북한이 이르면 이번 주 안에라도 회담 제의를 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정부 일각에선 중국 측의 북-중 수석대표 회담 결과 보충설명이 있은 뒤 북한의 제의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민간연구기관인 세종연구소의 홍현익 박사는 지난 주말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의 방한 등 여러 정황들이 남북회담이 급물살을 타고 있음을 보여주는 징후로 분석했습니다.

]“북-중간에 합의가 됐고 한-미간에도 힐러리 장관이 이명박 대통령까지 만나고 갔기 때문에 한-미간에 조율해야 되는 것을 더 기다려야 볼 상황이 없고 또 북한에선 태양절 행사도 끝났고 따라서 북한으로선 어떤 전략적 행보를 뗄 수 있는 준비가 대체로 갖춰진 상황이다 이렇게 봅니다.”

그러나 남북회담이 열린다고 해도 이것이 곧 6자회담으로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은 남북 비핵화 회담 자체를 한국과 미국에 주는 선물로 생각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입니다.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최진욱 박사는 6자회담으로 가기 전에 사실상 남북간 가장 큰 현안은 천안함 연평도 사태인데 북한이 남북 핵 회담에 동의한 것은 이를 비켜가려는 의도라고 말했습니다.

“남북회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6자회담으로 가기 전에 물론 조건은 아니지만 천안함 연평도 사과문젠데요, 그런데 그 사과 문제가 굉장히 해결하기 어렵기 때문에 차라리 그것 보다는 핵 문제를 하나의 의제로 갖고 가려는 생각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한국과 미국은 대화의 형식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남북회담을 통해 북한이 비핵화의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클린턴 국무장관과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지난 16일 서울에서 가진 미-한 외교장관 회담에서 이런 원칙을 재확인했습니다.

특히 한국으로선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을 그냥 묻어두고 갈 수 없는 입장이어서 이 문제를 북 핵 문제를 다루는 6자회담과 연관 짓는 데 미국과도 미묘한 시각차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18일 서울에서 열린 한 국제학술회의에 참석해 축사를 통해 “천안함 연평도 사건, 그리고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진지한 태도 변화가 남북대화의 전제조건이라고 이야기 하진 않겠지만 이것들이 없인 남북대화가 열리더라도 생산적인 결과를 거두기 어렵다”고 강조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남북회담이 열릴 경우 천안함 연평도 문제가 의제에 포함될 가능성이 그리 크지 않지만 6자회담으로 가는 과정에서 이 문제가 한국 정부에겐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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