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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24시] 미 의회 예산 심의 연장안, 알츠하이머 보고서 외


미 하원 본회의장 (자료사진)
미 하원 본회의장 (자료사진)

2011 회계연도 예산안을 아직 통과시키지 못하고 있는 미국 연방 하원이 또 다시 연방정부 운용 시한을 3주간 더 연장하는 임시 예산 집행 법안을 가결했습니다. 계속 표류하고 있는 미국의 예산안 심의 내용과 알츠하이머 질병의 문제점, 미군의 아프간 철군 계획, 노후 된 미국의 사회기반시설 등 다양한 소식을 알아보겠습니다. 천일교 기자 나와 있습니다.

문) 미국 정부의 올해 예산안을 놓고 정치권이 여전히 대립각을 세우고 있죠?

답) 그렇습니다. 좀처럼 미국 양당 정치인들이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미 지난 4일, 2010~2011 연방정부 회계연도 예산 심의 마감 시한 마지막 날에 가까스로 의회에서 2주를 더 연장하는 임시 예산 집행안을 통과시키지 않았습니까? 그 기한이 18일 금요일로 다가왔는데요. 의회 민주, 공화 양당은 여전히 합의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상탭니다.

문) 그래서 이번에도 또 다시 임시 연장 안을 내놓았다고요?

답) 맞습니다. 이미 한차례 심의 기한을 연장했지만 아무런 결과물도 내놓지 못한 미 의회가 이번에는 3주간만 더 연장하는 임시 예산 집행 법안을 처리했습니다. 어제(15일) 연방하원에서는 당초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제안한 예산에서 60억 달러를 삭감해 연방정부가 임시로 운영되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을 놓고 표결을 실시했는데요. 이 법안이 찬성 271표, 반대 158표로 통과됐습니다. 이 법안은 이제 오늘(16일) 상원으로 넘어가 또 다시 표결 절차를 남겨두고 있지만 일단 통과는 무난할 것으로 보입니다.

문) 임시 예산 집행안이 통과는 됐지만 반대표가 158표나 되는 군요. 아무래도 민주당 의원들이 반대가 많았겠죠?

답) 그렇습니다. 민주당은 그간 오바마 대통령의 개혁 정책을 지지해 오면서 아무리 불황이 지속되더라도 필요한 부분에 예산이 가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여 왔습니다. 반대로 공화당은 서민들의 세금 부담과 재정 적자의 폭이 크다는 이유로 대대적인 삭감을 요구해 왔던 것인데요. 그래서인지 이번 3주짜리 임시 예산 집행안 조차도 양당 모두의 반대가 적지 않았습니다. 공화당 의원도 54명이나 반대를 한 것인데요. 민주당은 60억 달러 삭감이 너무 많다는 이유로, 또 공화당은 좀 더 깎아야 한다는 이유로 반대한 것을 보면, 타협점 찾기는 아직 멀었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문) 문제는 정부 예산안이 이렇게 표류할 경우 정상적인 국가 운영이 어렵다는 것인데, 실제 정치권에서는 어떤 입장입니까?

답) 네. 정치인들도 심의 기한을 거듭 연장하는 이 같은 상황에 분명 문제가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럼 여기서 버지니아주가 지역구인 민주당 짐 모랜 의원의 말을 들어보시죠.

짐 모랜 의원은 “이렇게 해서 정부가 어떻게 운영되겠느냐, 2~3주 씩 임시 예산으로 운영되는 것은 술취한 선원이 배를 모는 것과 같다. 정부 기관들은 예산을 언제 써야 하는지, 혹은 정말 써도 되는것인지 몰라 애로사항이 많을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야당인 공화당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번에는 같은 버지니아주 해롤드 로저스 의원입니다.

“Yes it is terrible way to do business, and this should be the last CR extension…”

해롤드 로저스 의원은 “이는 분명 개인 사업체들에게도 끔찍한 일일 것이다. 올해 예산 집행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이번 심의 연기는 분명 마지막이 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문) 민주, 공화 정치인들이 상황의 심각성을 똑같이 인식하고 있다는 것은 다행한 일인데, 문제는 연방 정부 폐쇄와 같은 최악의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는 점 아닙니까?

답) 그렇습니다. 저희 방송에서 이미 여러 차례 보도를 해 드렸습니다만, 만일 앞으로 남은 3주, 그러니까 4월 8일까지도 미 의회가 아무런 합의안을 내놓지 못할 경우 백악관과 연방의회를 제외한 대부분의 정부 기관들이 문을 닫게 됩니다. 이는 단지 국민들의 불편을 넘어 커다란 일상생활의 피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여야 정치권의 전향적인 자세가 필요해 보입니다.

문) 네. 이번에는 꼭 성과가 나오기를 바래봅니다. 다음 소식 알아보죠. 알츠하이머병 하면 치매의 일종으로 알려져 있는데, 환자는 물론 가족들도 크게 고통 받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죠?

답) 그렇습니다. 미국 내에 알츠하이머 병을 앓고 있는 사람이 54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알츠하이머의 특징은 과거에 대한 기억이 거의 없고 심한 경우 아예 사고할 수 있는 능력이 없기 때문에 혼자서는 일생 생활이 불가능하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누군가 항상 옆에 붙어서 돌봐줄 사람이 필요한데, 보통 이 일을 가족들이 맡기 마련입니다. 최근 알츠하이머 전문 연구기관인 ‘알츠하이머 협회’가 연구 결과를 보고서로 만들어 발표했는데요. 통상 알츠하이머 환자에게는 3명의 가족들이 매달려 병수발을 들고 있고, 이들의 노동 가치를 돈으로 환산하면 무려 1천83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문) 집안에 환자가 있으면 가족들의 맘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닐 것 같은데, 구체적으로 어떤 고통에 시달리고 있습니까?

답) 네. 보고서를 보면 환자의 병간호에 전념하는 가족들의 경우 마음고생은 말할 것도 없고 비만이나 과체중의 비율이 높았습니다. 조사 대상의 3분의 2에서 이런 현상이 나타났는데요. 외부 활동이 적어서이기도 하겠지만 자신의 건강을 챙길 여력도 없고, 그만큼 큰 스트레스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이 같은 상황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닙니다. ‘알츠하이머 협회’에서는 해마다 이 같은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는데요. 환자를 돌보는 가족들은 170억 시간을 소진해 2천20억 달러 규모의 노동력을 빼앗기고 있다는 분석도 이 협회는 지난해 내놓았습니다.

문) 환자 당사자는 물론 가족까지 힘들게 하는 이 알츠하이머… 과연 어떤 질환인지 설명해주시죠.

답) 네. 알츠하이머는 아직 그 원인이 밝혀지지는 않았습니다. 당장 육체적 이상이 발견되지는 않기 때문에 초기에는 진단이 꽤 어려운 편입니다. 초기 증상은 기억 장애인데요. 상대방과 대화할 때 같은 말을 반복하거나 적절한 어휘를 찾지 못해 엉뚱한 말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평소에 익숙한 장소에만 머무는 경향이 있고 심해지면 판단력이 흐려져 아무 일도 할 수 없게 됩니다. 비록 알츠하이머가 육체적 질환으로 이어지지는 않더라도 아주 무서운 합병증이 있는데요. 바로 수명이 단축된다는 것입니다.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는 사람은 남성의 경우 4년 남짓, 여성은 6년을 못 견디고 숨지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문) 참 무서운 질환인 것 같은데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없나요?

답) 원인 불명이기 때문에 완벽히 예방하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평소 고혈압이나 당뇨 증세가 있는 사람은 적절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또 너무 당연한 얘기지만 규칙적인 운동으로 정신과 육체의 건강을 유지한다면 분명 도움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문) 그렇군요. 이번에는 미국의 교육 관련 소식 알아보죠. 교사들의 사회적 위상이 더 높아져야 한다는 주장이 뉴욕에서 나왔다고요?

답) 그렇습니다. 16일 뉴욕에서 개막된 국제교사연수회에서 나온 얘긴데요. 이 행사에 초청된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의 안드레아스 슐라이처 박사는 “미국에서 더 이상 교사는 높은 지위를 인정받는 직업이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슐라이처 박사는 특히 “한국과 싱가폴, 핀란드 등에서는 교사가 존경받는 직업으로 분류되고 있다”며 “이들 국가처럼 교사 채용 시 대학원 석사 수준 이상의 우수한 인재들을 발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미국에서 교사 직이 그리 인기 있는 직업은 아니라는 점을 꼬집은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번 회의에는 16개국에서 교사들과 교육 전문가들이 참가하고 있습니다.

문) 한국 교사들의 지위가 언급된 부분이 흥미로운데요,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한국의 교육열과 교사들의 자질에 대해 자주 언급해 오지 않았습니까?

답) 그렇습니다.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교육 개혁 정책을 언급하며 종종 한국의 교육 제도에 대해 언급을 하는데요. 지난 14일에는 한국 교사들에 대해 또 다른 발언을 해 주목을 받았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한국에서 교사들은 ‘국가의 건설자’들”이라면서 “우리 미국 교사들도 그 같은 수준의 존경을 받도록 할 때가 됐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연방 교육부가 주최한 이번 교사연수회는 미국 전역에서 교육 관계자들과 교직원 노동조합원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열리고 있는데요. 최근 교직원 노조의 단체교섭권 제한 법안 움직임 등 미국 교사들의 수난이 이만 저만이 아닌데요. 이번 연수회에서 보다 긍정적인 다양한 발전 방안들이 나오게 되길 기대해 봅니다.

문) 오늘 마지막 소식인데요. 미국의 한 백인 대학생이 아시아 학생을 비하하는 내용의 동영상을 배포해 물의를 빚고 있죠?

답) 그렇습니다.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명문대학의 하나죠. UCLA에 재학중인 백인 여학생이 아시아 학생들을 비하하는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려서 파문이 일고 있습니다. 알렉산드라 월리스로 이름이 알려진 이 학생은 지난 11일 동영상 공유사이트 ‘유튜브’에 올린 약 3분짜리 영상에서 “아시아 학생들이 버릇이 없고 도서관에서 휴대전화로 시끄럽게 통화해 공부를 방해하기 일쑤”라며 아시아 학생들과 학교당국을 비판했습니다.

문) 다인종이 모여 사는 미국에서, 그것도 젊은 대학생이 그런 생각을 갖고 있다는 게 놀라운데요, 대학 총장까지 직접 사과하고 나섰다고요?

답) 네. 이번 동영상이 미 전역은 물론 아시아 국가들을 포함한 전 세계에 퍼져 파문을 일으키자 UCLA 당국이 서둘러 수습에 나섰습니다. 우선 진 블록 UCLA 총장이 성명을 내고 “이번 동영상에 충격을 받았으며 그것은 UCLA 학생들의 견해를 대표하지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문제의 당사자인 이 여학생도 학교 신문을 통해 정식으로 사과했습니다. 그래도 책임은 져야겠죠? 대학 측은 이 여학생에 대한 징계 여부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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