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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을지 훈련에 "보복" 위협…한국 "정세 악화, 북한 때문"


미한 연합훈련인 을지프리던가디언(UFG)이 시작된 21일 인천시 중구 인천항 제1국제여객터미널에서 열린 '인천국제여객터미널 대테러 진압 합동훈련'에서 인천해역방어사령부와 국군화생방방호사령부 대원들이 대원들이 화학 테러 상황에 대응하는 훈련을 하고 있다.
미한 연합훈련인 을지프리던가디언(UFG)이 시작된 21일 인천시 중구 인천항 제1국제여객터미널에서 열린 '인천국제여객터미널 대테러 진압 합동훈련'에서 인천해역방어사령부와 국군화생방방호사령부 대원들이 대원들이 화학 테러 상황에 대응하는 훈련을 하고 있다.

북한은 어제(21일) 시작된 미국과 한국의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합동훈련에 대해 보복과 징벌을 위협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현재 한반도의 정세 악화가 북한 때문이라고 반박하고, 추가 도발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정부는 미-한 연합 을지프리덤가디언, UFG 연습 개시에 즈음해 북한의 비난이 이어지는 것과 관련해 한반도 정세를 악화시키는 장본인은 북한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외교부 조준혁 대변인은 22일 정례 기자설명회에서 UFG 연습은 미-한 동맹 차원의 연례적·방어적 지휘소 연습으로, 훈련 계획이 이미 북측에 통보됐고 중립국 감독위원회가 참관하는 등 투명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녹취: 조준혁 대변인 / 한국 외교부] “연합훈련으로 인해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될 것이라는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 역내 긴장을 조성하고 정세를 악화시키는 것은 전략 도발과 함께 위협적 언사를 일삼는 북한입니다.”

통일부 당국자도 22일 기자들과 만나 북한군 판문점대표부 대변인 담화가 최근의 한반도 상황과 UFG 연습, 미군 수뇌부 잇단 방한 등에 대한 반발로 판단된다고 말했습니다.

이 당국자는 북한의 반발 수위에 대해 이달 초부터 정부 성명과 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 성명 그리고 전략군 대변인 성명 등에 이어 나온 연장선에 있어 이번 담화만을 놓고 단순하게 보기 어렵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북한군 판문점대표부 대변인은 이에 앞서 22일 담화를 내고 미-한 연합 UFG 연습과 관련해 미국이 자신들의 경고를 무시하고 군사적 도발을 걸어왔다며 무자비한 보복과 징벌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습니다.

담화는 또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극도로 첨예해진 현 상황에서 한국에 집결한 무력이 실전 행동으로 넘어가지 않으리라는 담보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담화는 특히 이번 UFG 연습을 맞아 조셉 던포드 미국 합참의장과 해리 해리스 태평양사령관, 존 하이텐 전략사령관, 새뮤얼 그리브스 신임 미사일 방어청장 등 미군 수뇌부가 잇따라 방한한 사실을 거론하며 사태의 엄중성을 더욱 배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21일 시작된 올해 UFG 연습에 대해 북한이 공식 기구를 통해 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입니다.

북한군 판문점대표부는 군사정전위원회를 대체해 1994년 설치된 군사기구로, 지난해에도 UFG 종료일에 맞춰 연습을 맹비난하는 ‘백서’를 발표했습니다.

한국의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담화의 주체와 내용으로 볼 때 예년과 크게 다를 게 없다는 평가를 내놓았습니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김동엽 교수는 북한이 자신들의 도발 명분을 보다 확실하게 만들기 위해서 반발 수위를 조절했을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녹취: 김동엽 교수 /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자신의 도발 명분, 그게 괌 타격이나 을지훈련 맞대응 차원에서의 다른 군사행동이 될 수 있겠죠. 이런 행동을 하는 것에 대한 정당성을 주기 위해서 낮은 차원에서부터 한 단계 한 단계 올려감으로써 자신들의 확실한 도발명분을 만들려고 하는 그런 의도가 있을 수가 있고요.”

반면 북한이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에서 벗어나 대화 국면으로의 전환을 모색하는 징후일 가능성도 제기됐습니다.

미국이 이번 UFG 연습에 참가하는 군 병력을 지난해 보다 축소했고 전략자산도 출동시키지 않을 것으로 알려져 북한도 숨고르기를 하며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동국대 북한학과 고유환 교수는 북한과의 대화의 문턱을 낮추는 듯한 미 국무부의 최근 언급이 북한에게 모종의 메시지가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녹취: 고유환 교수 / 동국대 북한학과] “UFG 시작할 때 마다 북한의 반응은 거의 비슷한 형태로 나왔다고 볼 수 있어요. 다만 이제 흔히 말하는 ‘8월 위기설’이 UFG를 고비로 해서 잘 넘기면 대화국면으로 전환될 지도 모르는 그런 과정에 있기 때문에 북한도 그걸 많이 생각할 가능성이 높아요.”

헤더 노어트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에 앞서 현지시간으로 지난 16일 미-북 대화가 이뤄지려면 아직 멀었다면서도 북한이 핵 실험과 탄도 미사일 시험 발사를 멈추고 역내 안정을 흔드는 행동을 중단하는 게 선의를 보이는 좋은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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