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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인터뷰: 전 39호실 고위관리 리정호 씨] "유엔 제재, 제대로 이행하면 북한 수출 80% 막아"


미국으로 망명한 전 39호실 고위관리 리정호 씨가 지난 6월 VOA와 단독 인터뷰를 하고 있다.
미국으로 망명한 전 39호실 고위관리 리정호 씨가 지난 6월 VOA와 단독 인터뷰를 하고 있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2371호가 제대로 이행되면 북한 대외수출을 80% 이상 차단하게 될 것이라고 전 북한 39호실 고위관리 리정호 씨가 밝혔습니다. 리 씨는 7일 ‘VOA’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북한 수출액은 외부에 알려진 30억 달러에 크게 못 미친다며, 제재에 구멍만 생기지 않는다면 북한 정권의 생명줄까지 위협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2014년 한국을 거쳐 지난해 미국으로 망명한 리정호 씨는39호실 산하 대흥총국 선박무역회사 사장과 무역관리국 국장, 금강경제개발총회사 이사장 등을 거쳐 중국 다롄주재 대흥총회사 지사장을 지냈습니다. 백성원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단독 인터뷰 오디오] 전 북한 39호실 고위관리 리정호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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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유엔 안보리의 새 대북제재 결의, 상당히 강력해 보이거든요. 석탄 수출은 완전히 막아 버렸습니다. 철, 납, 이런 광물도 수출할 수 없고 해산물도 수출 금지 품목에 포함됐죠? 이 정도면 촘촘한 제재라고 볼 수 있지 않나요?

리정호 씨) 이번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 2371호가 만약 구멍이 뚫리지 않고 제대로 이행된다면 북한에 유입되던 약 17억 달러의 자금이 차단 됨으로써 실질적으로 80% 이상의 수출이 중단되게 됩니다. 이번 유엔제재가 지난 시기의 제재와 다른 특징은 시장을 차단시켜 자금줄을 완전히 끊어 버리는 매우 효율적인 제재이고 북한 정권의 생명줄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강력한 제재 입니다.

기자) 지금 17억 달러 자금이 차단된다고 하셨는데, 북한 연간 대외수출액의 삼분의 일, 그러니까 10억 달러 가량 제재를 받게 되는 걸로 관측되고 있거든요. 실제론 타격이 더 크다는 말씀인가요?

리정호 씨) 지금 언론들에선 북한 수출액이 30억 달러라고 하지만 실질적인 북한의 총 수출액은 약 20억 달러 수준입니다. 그것은 북한의 수출액에서 의류를 임가공 하는 수출이 약 9억~10억 달러 이상의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의류 임가공 수출은 북한이 노동력과 생산설비만 보장하고 있으므로 임가공비로 받는 금액은 약 5천만~1억 달러에 달합니다.

기자) 의류 임가공으로 벌어들이는 수익은 부풀려진 측면이 크고, 따라서 북한 수출액은 알려진 것보다 훨씬 적다, 그런 설명이군요.

리정호 씨) 그렇습니다.

기자) 20억 수출했는데 그 중에 17억 달러가 막힌 거면 그야말로 대외 무역 봉쇄 수준으로 들리는데요.

리정호 씨) 그렇게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시장의 가격에 따라 그 수출 수량과 금액에 차이가 있고 변동이 있겠지만 2014년부터 2016년 3년간을 분석해보면 북한의 석탄 수출은 연간 약 1500만톤~ 2200 만 톤으로 매해 평균 11억 달러에 달했고 철광석 수출은 연간 약 250 만톤으로 매해 2억 달러에 달했으며 납, 납 광석수출은 1억 달러, 해산물수출은 약 3억 달러에 달 했습니다. 따라서 이번 유엔 안보리 제재로 북한정권은 그야말로 심대한 타격을 받게 될 것 입니다.

기자) 기본적으로 자원을 내다 파는 경제 구조로 돼 있기 때문에 고통을 더 체감하게 되겠죠?

리정호 씨) 북한의 금, 은 수출은 중국 해관 통계에는 잡히지 않지만 약 2억 달러에 달합니다. 기타 농토산물과 마그네시아 광물을 수출하고 있습니다. 현재 북한은 무기 외에는 공산품을 수출하는 지표가 거의 없고, 자원 밖에 수출할 원천이 없는 상황에서 석탄, 철, 철광석, 납, 납 광석, 해산물 수출을 금지하게 한다면 이것은 북한의 자원수출을 전면 중단한 것이고 자금줄을 기본적으로 차단시킨 것입니다.

기자) 러시아와 중국을 의식한 건지, 새 제재가 북한에 대한 원유 공급까지 막진 않았거든요. 혹시 이 부분은 구멍으로 보세요?

리정호 씨)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에 대한 원유 공급을 제재에 포함시키는데 동의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데, 그건 그들이 북한 제재에 대한 카드를 다 써버리고 명분을 잃게 될 걸 우려하지 않았나, 이렇게 보고요. 또 하나는 북한 정권이 붕괴하는 수준까지 갈 수 있단 말이에요. 중국하고 미국은 전략적 이해 관계가 다르잖아요. 그런 우려 때문에 원유 공급 차단까지는 가지 않았다고 봅니다. 하지만 이번 제재로 중국에서 차관으로 주는 원유 외에 다른 원유는 사올 돈이 없게 됩니다. 따라서 자동적으로 원유 제재 효과가 있는 거죠. 중국에서 차관으로 들어오는 원유는 북한이 겨우 생명을 유지하게 할 정도이고, 실제로 북한이 생산, 경제 활동을 벌이는 건 다 외국에서 달러 주고 사오는 원유란 말입니다.

기자) 따라서 이번 제재가 특별히 원유 차단을 명시하진 않고 있습니다만, 실제론 그런 효과가 있다는 말씀이군요.

리정호 씨) 그럼요. 결국은 연료 수입을 중단시키는 효과도 분명히 있는 겁니다.

기자) 물론 북한은 제재에 끄덕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만, 실제로 북한 내부에서 보면 이번 제재로 당장 뭐가 달라질까요?

리정호 씨) 이번 제재로 북한의 경제 전반이 주저 앉게 되고 수많은 피해가 발생하게 될 것 입니다. 실례로 북한은 제철소 들에서 사용하는 코크스를 생산하지 못합니다. 다만 철, 철광석을 수출하고 그 자금으로 코크스를 수입해서 제철소들에서 강철을 생산해 왔는데 그 길이 막혀 강철생산을 못하게 되고 그 기업들이 문을 닫게 됩니다. 그러면 강철을 필요로 하는 수많은 부분들이 연쇄적으로 생산과 건설이 중단되게 될 수 밖에 없습니다.

기자) 무엇보다 석탄 수출의 타격이 가장 클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리정호 씨) 석탄수출이 중단되게 되면 그 수출자금으로 석탄생산에 필요한 설비, 자재들을 보장하고 노동자들의 식량을 보장하도록 계획화 됐는데 그 길이 막히면 탄광들이 문을 닫게 되거나 그 생산이 줄어들 수 밖에 없습니다.

기자) 일각에선 석탄 수출이 막히면 내수로 돌리면 되고 그럼 단기적으로라도 북한 경제에 도움이 되는 거 아니냐, 그런 분석도 있거든요. 현실성이 없는 건가요?

리정호 씨) 북한 내수 시장에서 석탄을 판매해서 북한경제가 오히려 좋아질 수 있다고 말하는 일부 사람들은 북한의 경제구조와 상황을 모르고 하는 말입니다. 북한 탄광들은 국영기업들이기 때문에 국내화력발전소들에 보내는 석탄을 무상으로 공급하도록 계획화 돼 있고 탄광 생산에 필요한 자금과 물자들은 수출을 통해 해결하도록 돼 있습니다. 그러므로 석탄수출이 막히면 생산이 줄어들고 석탄에너지를 사용하는 발전소들과 공장들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게 되며 주민들의 석탄공급도 어렵게 됩니다.

기자) 남는 석탄은 무조건 화력발전소로 들어가지, 시장에 나오는 게 아니다, 그런 말씀이시군요. 수산물 수출 금지도 비슷한 맥락에서 이해하면 될까요?

리정호 씨) 해산물을 생산해 수출하는 회사들과 기업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들은 해산물 수출을 통해 그 생산에 필요한 어구 자재와 연료를 구입하여 이용해 왔는데 그 길이 막히게 돼 해산물 생산을 중단할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수산기업들도 국가가 보장하는 체계가 붕괴돼 수산물 수출을 통해 필요한 자금과 물자들을 확보하고 있고 납 광석을 생산하여 수출하는 기업들과 회사들, 납을 생산하는 제련소들도 그 수출이 중단 되면 당연히 문을 닫을 수 밖에 없게 됩니다.

기자) 광물이든 수산물이든 기본적으로 외화 유입이 안 되니까 필요한 걸 사들일 수가 없는 것이고, 결국 그런 피해는 무기 프로그램에까지도 미치는 거 아닙니까?

리정호 씨) 북한의 자원수출이 차단돼 국가경제가 주저앉고 외화자금이 바닥나게 된다면 연료와 식량, 비료를 비롯한 전략물자들과 일반 생산원자재들, 설비들과 생활용품들의 수입이 몇 개월 내에 대폭 줄어 들게 될 것 입니다. 또한 북한 지도부가 추진하는 대상 건설들과 핵, 미사일 프로그램도 자금난으로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기자) 식량, 비료, 이런 걸 사오지 못하는 문제는 결국 제재가 주민들 실생활에도 큰 타격을 줄 수 밖에 없을 것 같은데요.

리정호 씨) 물론 그렇습니다. 10년~ 20년간 자원 생산과 그 수출 업종에 종사하던 사람들과 먹이사슬로 연관되어 삶의 방식을 추구하던 수백만명의 북한 근로자들과 주민들이 한지에 나 앉게 돼 굶주림과 병마에 시달려 죽어가게 될 것이 뻔합니다. 이렇게 되면 북-중 국경에서 밀수행위가 늘어나게 되고 국내에서 생존을 위한 치열한 삶의 투쟁이 벌어지게 될 것 입니다. 그러나 북한 지도자가 고통 받게 될 수백만 주민들을 얼마나 가슴 아파하고 그들의 아픔을 위해 핵, 미사일 개발을 포기하고 국제사회와 합류할지, 아니면 자신의 체제 안정을 우선 순위에 놓을 지가 관건입니다. 또한 미국정부도 북한의 수백만 주민들이 제재로 인해 굶주림에 허덕이며 죽어가게 내버려 두어서는 절대로 안됩니다.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해 기다리지 말고 주동적으로 대책을 세워야 합니다.

전 북한 39호실 고위관리 리정호 씨로부터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2371호의 파급 효과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대담에 백성원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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