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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IAEA 사무총장, “국제사회 북 핵 대응 위험한 선례 남겨”


북한의 핵 개발과 핵확산금지조약, NPT 탈퇴 등에 대해 국제사회가 한 목소리로 대응하지 못한 것은 위험한 선례를 남겼다고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밝혔습니다. 유미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 사무총장이 최근 `기만의 시대: 믿을 수 없는 시대의 핵 외교 (The Age of Deception: Nuclear Diplomacy In the Treacherous Times)”라는 제목의 회고록을 펴냈습니다.

엘바라데이 전 사무총장은 회고록에서, 자신은 북 핵 6자회담을 통한 북한과의 대화 노력을 지지하지만 국제사회는 북한의 도발에 대해 통합되고 일관성 있게 대응하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핵 개발과 관련한 북한의 잇따른 도발적 행동에 대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등 국제사회가 결집해 대응하기 보다는 북한과 협상에 나섰다는 겁니다.

엘바라데이 전 총장은 이와 관련해 지난 2003년 무렵 북한이 플루토늄 보유량과 비밀 핵 시설,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 개발 혐의에 대한 모든 답변을 거부하고, 미국이 약속한 중유 지원이 늦춰지자 국제원자력기구 사찰관을 추방하고 핵확산금지조약 NPT를 탈퇴한 사실을 지적했습니다.

반면 이라크의 경우 국제원자력기구 IAEA 사찰관을 초청해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이 없다는 주장을 확인시켰지만 미국의 침공을 받게됐다고 엘바라데이 전 사무총장은 밝혔습니다.

결국 이라크와 북한 핵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응은 미래의 핵 확산 국가들을 위한 위험한 선례가 될 수 있다고 엘바라데이 전 사무총장은 우려했습니다.

북한 핵 문제는 어떤 나라든 스스로를 보호하려면 핵 개발 계획을 가속화 하라는 잘못된 메시지를 줄 수 있다는 겁니다. 핵 개발을 가속화 하면 강대국들이 자국과 협상을 하려 할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이라크와 같이 선제공격을 받게 될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엘바라데이 전 사무총장은 북한의 2차 핵실험은 1차 때 보다 훨씬 더 좌절스런 일이었다고 밝혔습니다. 북 핵 문제에서 어느 정도 진전이 있었고, 바락 오바마 행정부의 정책으로 전세계적인 핵 폐기 전망이 과거 어느 때보다 밝아진 시점에 북한이 2차 핵실험을 강행했다는 설명입니다.

하지만 그 보다 훨씬 더 큰 좌절은 오랫동안 계속된 북한과 서방 세계와의 관계의 부침을 지켜보는 것이었다고 엘바라데이 전 사무총장은 밝혔습니다.

엘바라데이 전 총장은 회고록에서 북한 핵 문제와 관련해 실용적, 단계적 접근의 중요성 등을 강조했습니다.

엘바라데이 씨는 이집트 출신으로 지난 1997년부터 2009년까지 IAEA 사무총장을 지냈으며, 2005년에는 IAEA와 공동으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했습니다. 노벨상위원회는 당시 IAEA와 엘바라데이 사무총장이 핵 에너지가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되는 것을 막고, 평화적으로 이용되도록 노력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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