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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24시] 백악관, “파키스탄에 사과 없다”


미국 사회의 이모저모를 알아보는 ‘워싱턴 24시’입니다. 백악관이 빈 라덴 기습 작전과 관련해 파키스탄 정부에 사과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습니다. 백악관은 아울러 빈 라덴 지원 세력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습니다. 제3차 미-중 전략경제대화가 워싱턴에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번 회의에서는 경제문제뿐 아니라 인권 문제가 주요 의제로 떠 올랐습니다. 이밖에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이민개혁 문제에 관심을 집중하기로 했다는 소식 등을 천일교 기자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문) 빈 라덴 기습작전과 관련해서 파키스탄 정부가 불만에 찬 반응을 보이는 가운데 백악관이 9일 사과하지 않겠다고 단언했죠?

답) 그렇습니다. 파키스탄의 유수프 라자 길라니 총리가 9일 자국 의회 연설에서 또 다시 앞으로 미국이 사전 통보 없이 군사 작전을 감행한다면 반드시 보복 공격하겠다고 경고했음에도 불구하고 백악관은 이에 사과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습니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의 말을 먼저 들어보시겠습니다.

카니 대변인은 파키스탄 정부가 우려하는 것이 무엇인지 충분히 알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빈 라덴 작전과 관련해 사과할 뜻이 없다는 것이 대통령의 입장이라고 전했습니다.

문) 파키스탄과의 또 다른 쟁점 가운데 하나가 빈 라덴을 지원한 세력이 과연 있는지, 또 누구인지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답) 그렇습니다. 길라니 파키스탄 총리는 9일 이례적으로 영어로 연설을 했는데요. 자국 의회에서 국민들도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영어로 연설한 것 자체가 미국에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해석인데요. 길라니 총리는 일단 빈 라덴에 대한 파키스탄 정부의 비호 의혹을 일축한 뒤 현재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백악관은 이에 따라 철저하고 투명한 조사가 이뤄지길 기대한다는 입장을 나타냈습니다. 카니 백악관 대변인의 말을 다시 들어보시죠.

파키스탄 정부가 철저히 조사에 임해주길 희망한다. 하지만 분명 미국도 자체적으로 조사에 착수할 것이고 이는 양국의 협력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카니 대변인은 언급했습니다.

문) 그래서 미국은 현재 파키스탄에 연금돼 있는 빈 라덴의 부인 세 명을 직접 조사하겠다고 요청했는데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답) 네. 파키스탄 정부가 결국 허용할 전망입니다. 아직 미국 정부 당국이 공식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한 당국자에 따르면 미 수사관들이 조만간 빈 라덴의 부인 세 명을 신문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이들 부인들은 파키스탄 아보타바드 은신처에 연금이 돼 있는 상태인데요. 알카에다 테러조직에 대한 수사를 위해 이 부인들을 미국이 직접 조사하겠다는 뜻을 파키스탄 정부에 전했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양국 관계가 불편해지면서 자칫 갈등의 불씨를 더 키울 뻔 했는데요. 파키스탄 정부 역시 테러범 조사에 비협조적이라는 비난과 미국과 지나친 대립 각을 세우게 될까 우려한 듯 허용하기로 방침을 정리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문) 그런데 파키스탄 정부가 현지에 파견된 미 중앙정보국 지부장의 신원을 공개해서 물의를 빚지 않았습니까?

답) 그렇습니다. 정보 요원이라면 업무 특성상 철저히 신원을 감추는 것이 관례인데 파키스탄 언론들이 최근 미 중앙정보국에서 파견된 지부장의 이름을 공개한 것입니다. 아무래도 빈 라덴 작전을 감행하면서 미국이 사전에 통보하지 않았던데 대한 파키스탄의 보복성 반격으로 보인다고 미국 언론들이 지적합니다. 이에 따라 이 지부장의 인사 문제가 도마위에 올랐었습니다. 하지만 미 정보당국은 파키스탄 지부장을 교체하지 않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유는 중앙정보국 요원들은 가명으로 활동하고 있고 파키스탄 정부가 이번에 공개한 지부장의 이름 역시 실명이 아니기 때문에 업무 수행에 차질은 없을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문) 최근 빈 라덴과 관련해 미국에서 관심을 끈 것 중에 하나가 바로 그의 현상금을 테러 희생자들에게 지급해줘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 것 아니겠습니까?

답) 그렇습니다. 미 의회에서 일부 정치인들이 그 같은 주장과 함께 관련 법안을 발의할 예정인데요. 빈 라덴에게는 그간 5천만 달러라는 거액의 현상금이 걸려 있었습니다. 사실 이 현상금은 빈 라덴을 붙잡거나 그를 잡도록 하는데 결정적 제보를 한 사람에게 지급되는 것인데요. 이번 작전은 미 정보당국의 노력으로 얻어진 성과인 만큼 그 수혜자는 없는 상탭니다. 뉴욕 주 출신의 민주당 소속 앤서니 와이너와 제럴드 내들러 이들 두명의 연방 하원의원들은 이 현상금을 9.11 테러 당시 구조대나 생존자, 유가족 등을 돕는 기구에 주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할 예정입니다.

문) 다음 소식으로 넘어가 보죠. 미-중 전략경제대화가 10일까지 워싱턴에서 열리고 있는데, 첫날 회의는 어떻게 진행됐습니까?

답) 미국과 중국은 그간 통화 정책과 지적 재산권 문제, 인권 문제 등에서 미국과 적잖이 부딪혀 왔는데요. 다행히 첫날 회의는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이 됐습니다. 다만 9일 미국측 참석자들은 중국의 인권 문제를 집중 거론했습니다. 우선 개막식에 참석한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의 연설 내용부터 들어보시죠.

클린턴 장관은 미국은 그간 공적으로나 사적으로나 인권 문제를 직접적으로 거론해 왔다며 이로 인해 중국의 정치와 안정화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한다고 말했습니다.

문) 그 같은 미국의 우려에 대한 중국 측 반응은 어땠습니까?

답) 네. 이번 미-중 대화에 중국에서 참석한 고위급 인사들로는 왕치산 부총리와 다이빙궈 외교담당 국무위원을 들 수 있는데요. 이들은 물론 인권 문제에 대해 반박하고 나섰습니다. 다이빙궈 국무위원의 말을 직접 들어보시죠.

다이빙궈 국무위원은 “중국에 한번 와 보라”면서 “중국은 이제 인권을 포함해 모든 분야에서 큰 변혁을 이뤘다”고 말했습니다. 다이빙궈 외교부장은 아울러 과거 미-중 양국 관계는 그리 순탄치는 않았지만 이제는 양국 모두 호혜적인 관계를 재정립해 나갈 수 있는 슬기로움과 능력을 갖추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문) 중국의 고위급 인사들을 언급하셨는데, 오바마 대통령도 이들과 만나지 않았습니까?

답) 네. 오바마 대통령은 9일 왕치산, 다이빙궈 이 두명의 중국 고위급 인사들과 만났는데요. 중국이 되풀이 지적당하는 인권 문제를 거론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들에게 중국은 이제 표현과 종교의 자유, 정보 접근성, 정치 참여 등을 보장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중국 외교부는 10일 중국은 서로를 존중하는 분위기에서는 인권 문제를 둘러싼 견해차를 논의할 자세가 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문) 그런데 미국 행정 관료들이 이번 미중대화에서 중국의 고사성어를 잇달아 인용해 화제가 되고 있죠?

답) 네.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9일 개막식에서 ‘동주공제(同住共濟)’와 ‘봉산개도 우수가교(蓬山開道 遇水架橋)’라는 두개의 중국 성어를 언급하며 양국의 협력을 다짐했습니다. ‘동주공제’는 한 배를 같이 타고 강을 건넌다는 의미고, ‘봉산개도 우수가교’는 산을 만나면 길을 만들고 물을 만나면 다리를 놓는다는 뜻입니다. 이와 함께 티머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도 ‘유복동향 유난동당(有福同享 有難同當)’이라는 중국 성어로 복을 함께 나누고 어려움을 함께 풀어가자는 뜻을 강조했습니다.

문) 미-중 경제대화가 열리는 와중에 중국이 지난달 역대 최대의 무역 흑자를 기록했다는 발표가 나왔죠?

답) 그렇습니다. 중국은 이제 세계에서 가장 경제가 호전되고 있는 국가가 아닌가 생각되는데요. 지난 4월 중국의 대외 무역 수지가 114억 달러의 초대형 흑자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모든 경제 전문가들의 예상을 뛰어넘는 수치로, 바로 한달 전인 3월의 1억4천 달러 흑자에 비해 무려 100배 가까이 뛰어 오른 셈입니다. 이 같은 결과는 역시 수출량이 크게 늘었기 때문인데요. 중국은 지난달 1천560억 달러 어치를 수출해 작년 같은 기간보다 30%가 늘었습니다. 한편 10일로 이틀째, 마지막 날을 맞은 미-중대화에서는 중국의 통화 정책과 그에 따른 무역 불균형 문제 등에서 양국은 이견을 좁히지 못했습니다.

문) 다음 소식 살펴보죠. 오바마 대통령이 이제 이민개혁에 본격 시동을 걸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죠?

답) 네. 오바마 대통령은 10일 오후 미 서부 텍사스 주의 엘 파소라는 지역을 방문했습니다. 이곳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현재 연설을 통해 자신의 남은 임기 중 중점적으로 추진하게 될 이민 개혁에 관한 의지를 표명하고 있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은 그간 미국의 이민자들과 이민 옹호단체들로부터 그의 최대 대선 공약이었던 이민개혁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했다는 비난을 받아왔던 것이 사실입니다. 실제로 오바마 대통령 집권 후 2년간 미국에서 추방된 불체자 수가 40만명에 달할 정도로 오히려 강경 정책이 이어졌습니다.

문) 미국 국정과 관련해 한가지 소식 더 살펴보죠. 오바마 대통령이 곧 요르단 국왕을 초청해 회담을 가질 예정이라는데 어떤 이유입니까?

답) 네. 백악관은 오바마 대통령이 오는 17일 요르단 압둘라 국왕을 초청해 정상 회담을 갖는다고 밝혔습니다. 두 정상은 중동에서 불고 있는 민주화 열망과 반정부 시위 등 현 중동사태를 논의하고 또 또 평화 협상에 관해 요르단 국왕이 열쇠를 쥐고 있다고 보고 이 문제를 중점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동 평화 문제는 역시 이스라엘과 아랍 국가들과의 긴장 완화에 관한 것인데요. 요르단과 이집트는 아랍국가들 중 유일하게 이스라엘과 평화 협정을 체결한 나라들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요르단 국왕을 만난 뒤 오는 20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도 만날 예정입니다.

문) 오늘 마지막 소식이 되겠는데요. 미 남동부 내륙을 지나는 미시시피강의 범람 위기로 많은 지역들이 불안에 떨고 있죠?

답) 그렇습니다. 미시시피강은 북미주 대륙에서 가장 긴 강이고요. 세계에서도 네번째로 긴 만큼 그 길이와 폭을 자랑합니다. 미 남동부지역을 남북으로 가로지르며 10개 주를 지나는데요. 이 미시시피강의 범람으로 남동부 지역에 대홍수가 우려되고 있습니다.

문) 수위가 어느 정도까지 오른 겁니까?

답) 네. 테네시주 멤피스 지역 미시시피강의 수위는 오는 10일 14.6미터로 거의 최고조에 달하고 있습니다. 이는 역대 최고수위인 지난 1937년 대홍수 당시의 14.8미터에 거의 육박하는 수준입니다. 또 미시시피강의 하류인 미시시피주 그린빌 주변 수위도 일주일만 더 지나면 19.6미터에 달할 것으로 예상돼 그간의 기록 17.7미터를 경신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문) 왜 그렇게 강물의 수위가 올라간 겁니까?

답) 미 중서부의 오하이오 밸리와 남동부 미시시피 밸리에는 예년보다 5배가 많은 최고 60센티미터의 집중 호우가 쏟아졌습니다. 이에 따라 미시시피강은 물론 오하이오강 등 지류들의 수위도 역대 최고치를 보이고 있습니다.

문) 자칫 큰 피해로 이어질 수도 있을 텐데, 지방정부들은 어떠한 대비책들을 마련하고 있습니까?

답) 네. 우선 테네시 주정부 당국은 멤피스 인근 지역 1천 가구에 대해 대피령을 내렸습니다. 또 미 적십자사는 멤피스 지역에 수재민들을 위한 임시 대피소를 설치하고 400여명의 직원과 자원봉사자, 또 군부대가 동원돼 홍수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또 지난달말 토네이도가 강타해 30여명이 목숨을 잃은 미시시피주도 제방 붕괴 가능성에 대비해 대책마련에 착수했습니다. 루이지애나주 역시 주도인 배턴루지의 침수피해 예방을 위해 일부 배수로의 문을 열었지만 일부 농토 등의 침수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미 기상청은 다행히 이번주 중반쯤이면 위험 고비는 넘길 것이라는 예보도 있지만 해당 지역들이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문) 미 연방정부도 재산 피해 보험 가입을 의무화하는 내용의 법률 정비 작업에 나설 예정이죠?

답) 그렇습니다. 흔히 재해보험이라고 하는데요. 각종 인재나 천연재해로부터 주택이 파손되는 등 피해를 입었을 때 보상을 받을 수 있는 보험입니다. 지난 1968년 연방의회가 수해지역 주민들을 돕기 위해 국가 홍수대책 보험계획을 신설했습니다. 그 후 연방정부가 수십억 달러를 부담해왔습니다. 지난 한해 동안에만 해도 주택과 사업체 소유주에게 지불된 재해 보험금액이 7억 9천만 달러에 달했습니다. 이 보험에 가입한 미국인들의 수는 560만 명인 것으로 알려졌고 불입금은 일년에 개인당 600달러 정도입니다. 그런데 연방정부는 이 보험계획의 규모를 크게 확충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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