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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오늘] 리비아 사태 새로운 국면, 일본 원전 위기 여전


대공포를 겨냥하고 있는 리비아 반군
대공포를 겨냥하고 있는 리비아 반군

세계 각국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소식들을 알아보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리비아 사태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고 일본의 원전 위기는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그 외 지구촌에 오늘 어떤 일이 일어 났는지 백성원 기자와 함께 알아 보겠습니다.

문) 리비아 상공에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하느냐, 이 문제 가지고 참 논란이 많았는데 유엔이 드디어 결단을 내렸군요.

답) 그렇습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리비아 상공에 대한 비행금지 등에 관한 결의안을 17일 채택했습니다. 찬성 10표, 기권 5표가 나왔습니다.

문) 5개 나라가 기권하긴 했지만 반대는 없었나 보네요.

답) 예. 중국과 러시아가 기권하긴 했습니다만, 거부권을 행사하진 않았습니다. 그 외에 독일, 인도, 브라질이 기권했구요. 미국은 그 동안 다소 미온적 태도를 보이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결의안 통과를 적극 지지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문) 리비아 상공에서의 모든 비행을 금지한다, 물론 이게 결의안의 핵심 사안이긴 합니다만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 보니까 더 강한 조치들이 포함돼 있는 것 같군요.

답) 예, 그 이상입니다. 한 마디로 리비아 내전에 유엔의 군사 개입을 승인하는 내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 공격도 가능하다는 거군요) 그렇습니다. 결의안에 따라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 군이 전투기를 동원해서 가다피군에 공습을 가할 수 있게 됐습니다. 다만 리비아 영토의 외국군 점령은 배제하고 있습니다.

문) 지상군 파견은 불가능 하다는 얘기군요. (그렇습니다) 유엔이 그럼 언제 행동에 들어가게 되나요?

답)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0일이나 21일까진 전투기를 띄울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길 했구요. 데이비드 카메론 영국 총리는 몇 시간 내라도 전투기를 보내겠다, 아주 확고한 입장입니다. 프랑스 정부도 그렇구요.

문) 가다피로선 바짝 긴장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군요.

답) 예. 가다피 정부군의 무차별 공격으로 시민군이 급격히 위축되고 있는 상황 아니었습니까? 이런 와중에 국제사회가 무력개입 의사를 밝혔으니 가다피도 다급할 겁니다. 그래서 바로 몇 시간 전 리비아의 무사 쿠사 외무장관이 긴급 결정을 발표했습니다. 자국 내 민간인을 보호하고 유엔의 결의를 준수하기 위해 정전을 결정했다는 내용입니다.

문) 리비아 정부의 기가 한풀 꺾이는 건가요? 바로 직전까지만 해도 벵가지 쪽에 상당히 엄중한 경고도 하고 그랬잖아요.

답) 그랬었죠. 저항하면 더 이상 자비를 베풀지 않겠다, 벵가지에 집결한 반군 측에 이렇게 선포했으니까요. 벵가지 초토화 의지를 보였던 겁니다. 그러다가 리비아 정부가 모든 군사작전을 중단하겠다며 태도를 바꾼 겁니다. 상황이 완전히 바뀔 수도 있어 보입니다. 하지만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리비아 정부가 말이 아니라 행동을 보여라, 이런 입장입니다.

진행자) 예. 리비아 상황, 국제사회가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새 국면을 맞고 있습니다.

문) 자, 국제사회의 관심이 집중돼 있는 곳이 또 있죠? 대지진 여파로 원전 사고 위기를 겪고 있는 일본, 지금 어떤 상황인가요?

답) 별로 좋지 않습니다. 일본 원자력안전보안원이 오늘 (18일)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국제원자력사고등급 잠정 분류를 5등급으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이는 1979년 미국 스리마일섬 원자력 발전소 사고와 동일한 등급입니다.

문) 심각하군요. 일본 당국이 이번에 사고 등급을 1단계 올리긴 했습니다만, 외부에선 진작에 그 보다 높은 단계를 매기지 않았습니까?

답) 그렇습니다. 일본 당국의 이번 등급 분류는 원자로 1~3호기 사고와 관련해 이뤄진 것인데요. 여기선 이미 노심이 부분적으로 용해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프랑스 원자력안전위원회에선 말씀하신 대로 진작 6등급을 매겼었는데요. 이번 일본 당국의 평가는 여전히 그 보다는 낮은 수준입니다.

문) 늑장 대응이다, 그런 비난이 나올 만 상황이군요.

답) 일본 국내외에서 비난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원래 오늘부터 국제원자력기구가 일본에서 독자적으로 방사능 수치를 측정하기로 했는데요. 일본 정부가 이 때문에 서둘러 위기등급을 상향한 게 아니냐, 이런 의혹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문) 대지진 피해와 공포 속에서도 침착함을 잃지 않았던 일본인들이지만 정부의 대처 방식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있는 것 같네요. 규탄 시위까지 벌어졌다면서요?

답) 예. 일본 여기저기서 성토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괜찮다’, ‘안전하다’는 정부의 말을 더 이상 믿지 못하겠다는 분위기입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시위도 벌어졌는데요. 도쿄 시부야 거리에서 1백 명이 넘는 시민단체 회원이 도로를 점거한 채 정부 규탄 시위에 나섰습니다.

문) 비교적 정부 지침을 잘 따르는 일본인들로서는 좀 의외의 행동이네요.

답) 그만큼 불만이 쌓였다는 겁니다. 원전 사태와 관련해서 일본 정부가 어설픈 대응으로 국민들을 위험에 몰아넣었다, 이들은 이렇게 주장하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간 나오토 총리의 사퇴까지 요구하고 있습니다.

문) 일본 정부의 대응 방식에 대한 비난은 국제사회에서도 나오고 있는 것 같은데 비난만 하고 있을 수는 없죠? 일본에 거주하는 자국민 철수가 급한 상황 아닙니까?

답) 예. 각국 정부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는 그 동안 일본에 거주하는 미국인들에게 일본 정부의 방침을 따를 것을 권해 왔는데요. 원자력 발전소 상황이 심각해지자 자발적인 대피를 권고하고 있습니다.

문) 지금 여러 나라가 전세기까지 띄워가며 자국민 철수에 나서고 있는 걸로 아는데요.

답) 예. 미국이 어제(17일) 첫 전세기를 투입했습니다. 일본에 거주하는 공관원 가족 1백여 명을 도쿄에서 타이베이로 대피시켰습니다. 또 주일미군 군무원 가족들은 공군 수송기를 이용해 대피시키는 계획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 그런 움직임을 보이는 나라가 미국뿐이 아니죠?

답) 그렇습니다. 프랑스, 독일, 호주 등 상당수 국가들도 일본여행 주의경보를 내렸구요. 또 자국민 철수와 대피지원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프랑스의 경우에는 전세기 2대를 운용 중입니다. 중국도 전세버스를 이용해서 자국민을 가까운 공항으로 이동시킨 뒤 4천 명 이상을 철수시켰습니다. 영국은 더 이상 생존자를 찾지 못했다면 70명 구조대원까지 귀국시키기로 했습니다.

문) 그야말로 일본 탈출 행렬이 이어지고 있네요. 지금까지 지진 피해자에 대한 집계는 좀 되고 있나요?

답)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기 때문에 아직 정확한 수치를 말씀 드리긴 이릅니다만, 오늘 (18일) 일본 경찰청이 발표한 통계가 있습니다. 역시 암울합니다. 사망자 6천5백48명, 실종자 1만 3백54명입니다. 여기다 38만 명이 집을 잃고 피신 중이라고 하구요.

진행자) 예. 이게 다가 아니라고 하니까 더 우려가 되네요.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외국인들을 바라봐야 하는 일본인들 심정이 막막할 것 같습니다.

문) 굵직굵직한 리비아, 일본 소식을 차례로 알아 봤는데요. 일본처럼 대지진 참사를 겪었던 곳이죠? 아이티, 이곳 상황도 지금 부글부글 끓고 있다고 하는군요. 왜 그렇습니까?

답) 예. 지금 혼란이 극심한데요. 이번엔 지진 때문이 아닙니다. 지난해 치러진 대선 결과를 두고 부정 시비가 계속되고 있는데다 독재와 부패로 축출된 전직 대통령이 귀국하면서 정국 혼란이 커지고 있는 겁니다.

문) 아리스티드 전 대통령 얘기죠?

답) 맞습니다. 장-베르트랑-아리스티드 전 아이티 대통령, 7년 전 부패와 실정으로 국외로 쫓겨난 인물입니다. 그 동안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망명생활을 해 왔구요. 그런데 18일 오전 아이티에 귀국했습니다.

문) 아리스티드의 귀국이 아이티 정국에 어떤 영향을 주게 될까요?

답) 당장 대통령 선거가 코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아리스티드가 아직 상당수 지지자들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대선과 차기 정부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물론 건강악화를 귀국 명분으로 들고 있지만 말이죠.

문) 미국 정부 시각도 상당히 곱지 않은 것 같더군요.

답) 7년간 남아공에서 꿈쩍도 하지 않던 아리스티드가 왜 돌아왔겠는가? 모종의 정치적 의도다, 미국 정부는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문) 예. 다른 곳으로 눈을 좀 돌려보죠. 다음은 중국 관련 소식이 들어와 있군요.

답) 중국에서 벌어진 일이긴 하지만 티베트인들과 더 관계 깊은 사건입니다. 중국 쓰촨성 티베트-장족 자치지역인 아바현에서 티베트 승려가 분신 자살한 건데요. 푼초그라는 이름의 24살 젊은 승려입니다. 중국에 대항한 티베트 유혈시위 3주년 기념식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문) 티베트의 봉기를 늘 강경진압 해온 중국 정부가 긴장했겠군요.

답) 그렇지 않아도 이 승려의 분신으로 아바현에서 수백 명 이상이 참가한 시위가 벌어졌는데요. 현지 공안이 강제 진압에 나섰고 사원의 출입을 봉쇄했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티베트 지역에선 긴장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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