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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 문제로 다시 마찰 빚는 한-일 관계 - 2005-02-24


한국과 일본이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보다 밀접한 협력을 모색하고 있는 가운데, 독도를 둘러싼 오랜 영토 분쟁이 가열되면서 양국간 갈등이 촉발되고 있습니다.

VOA 서울 특파원이 보내온 소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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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서울에 있는 주한 일본 대사관 앞에서는 다카노 도시유키 주한 일본 대사가 전날인 23일에 독도가 일본 땅이라는 발언을 한데 항의하는 집회가 열렸습니다. 참가자들이 일장기를 불태우고 다카노 대사의 사진을 훼손하면서 집회를 진행하는 동안에 대사관 주변에는 만일에 대비해서 전경이 배치됐습니다.

다카노 대사는 앞서 23일 기자들에게 일본에서는 다케시마라고 불리는, 한국과 일본 사이에 있는 작은 섬, 독도가 역사적으로나 법적으로 일본의 땅이라는 발언을 함으로써 한국 국민들의 분노를 촉발시켰습니다. 한국과 일본은 제2차 세계 대전 종전 이래로 무인도인 독도의 영유권을 놓고 분쟁을 벌여 왔습니다.

한국과 일본 양국은 모두, 독도가 과거에 자국의 영토였음을 증명해 주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역사적인 문헌들을 인용해서 각자의 영유권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다카노 대사의 발언은 일본 시마네현 의회가 “다케시마의 날” 제정 조례안 상정을 추진하면서 한국인들을 분노를 촉발한지 얼마되지 않아 나왔습니다. 한국에서 가장 가까운 위치에 있는 일본 서부의 시마네현은 지난 1905년에 독도를 현의 부속 영토로 편입시키는 고시를 발표한지 100주년이 되는 해를 맞아서 2월 22일을 다케시마의 날로 정하려는 의회 조례안을 통과시키려 하고 있습니다.

다카노 대사의 발언과 관련해서 한국 외교부는 24일, 우라베 도시나오 주한 일본 공사를 외교부로 불러 유감을 표명하고 강력한 항의의 뜻을 전달했습니다. 한국 외교부의 아시아 태평양 담당 부서의 이정일씨는 한국 관리들이 다카노 대사의 발언에 대한 불만을 표시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정일씨는 다카노 주한 일본 대사가 한국인의 국민 감정을 부추길 수 있는 방법으로 일부 미묘한 사안들에 관해 발언한 것은 매우 당혹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나 익명을 요구한 일본 대사관의 한 관리는 24일, 다카노 대사가 그 같은 발언을 한데 대해 후회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관리는 대부분의 일본인들은 독도가 일본의 영유권 하에 있다는 여론을 견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일본의 호소다 히로유키 관방 장관은 24일 도쿄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독도 문제가 감정적인 대립으로 발전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미래지향적인 양국 관계를 위해서 양국이 이번 사태에 침착하게 대응해야 한다며 냉정을 촉구했습니다.

한편, 독도를 둘러싼 한국과 일본간의 분쟁은 양국이 북한의 핵무기 개발 계획을 종식하기 위해서 북한을 다자 회담 무대로 복귀시키려 긴밀한 협력을 모색하고 있는 중대한 시기에 한층 가열되면서 그 심각성이 더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과 일본 당국은 독도 영유권 분쟁의 차분하고 평화로운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양국 정부는 독도 문제는 북핵 회담과는 전적으로 구분된 별도의 사안으로 다뤄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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