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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지금] 부시 대통령의  재선 성공 배경,  집권 2기에 당면한 새로운 과제 - 2004-11-04


미국내 시사 동향을 알아보는 ‘미국은 지금’ 시간입니다. 오늘도 김영권 기자와 함께 하겠습니다.

문: 부시 대통령이 이번 대선에서 상당한 차이로 승리를 거둔 결과를 놓고 미 언론들의 분석이 한창인데요. 전문가들은 가장 큰 원인을 어디에서 찾고 있습니까?

답:어제도 잠시 말씀을 드렸습니다만, 도덕적 가치에 우선을 둔 보수적 기독교인들이 대거 투표장으로 나왔기 때문이라고 미 언론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대통령 역사학자인 마이클 베슐로스씨의 말을 잠시 들어보시죠

베슐로스씨를 비롯한 많은 전문가들은 이번 대선을, 가치와 안보를 앞세운 부시 대통령과 경제와 이라크를 앞세운 케리 후보의 대결이었다고 지적하고 결국 가치와 안보의 승리로 종결됐다고 평가했습니다. 워싱턴의 정치분석가인 챨스 쿡씨는 민주당이 선거를 잘했지만 위대할 만큼 잘하지는 못했기 때문에 패배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쿡씨는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 등 수 많은 약점이 있었음에도 재선에 성공한 것은 공화당이 중도 보수층의 성향에 촛점을 맞춰 선거 전략을 상당히 잘 세웠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반면 민주당은 이들 중도보수층의 마음을 움직이는데 실패한것이 패배의 원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문:도덕적 가치가 결국 결정적인 승부를 가른 셈이군요. 케리 후보도 선거 막판에 적지 않은 교회들을 방문하고 연설에서 성경구절을 자주 인용하는 등 보수적인 기독교인들에게 지지를 호소하지 않았습니까?

답:전문가들은 4일 내지 40일을 가지고 4년을 따라잡을 수 없었다고 지적합니다. 지난 4년여동안 동성연애자들의 결혼을 반대하고 결혼을 남녀간의 신성한 결합으로만 인정하는 개헌까지 추진했던 부시 대통령의 노력에 비해서 케리 후보는 그 만한 입지를 다지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이 동성결혼 반대이슈는 이번 선거에서 11개주의 주민 투표에 붙여졌는데 모두 통과됐습니다. 부시 선거본부가 그 만큼 중도 보수 세력의 표심을 잘 읽었다는 얘깁니다. 게다가 이라크와 경제, 테러로 잠시 잊혀졌던 연방 대법관 지명 이슈가 선거 막판에 랜퀴스트 연방 대법원장의 건강 문제로 다시 불거진것도 부시 대통령의 재선에 한 몫을 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즉 케리 후보가 당선될 경우 진보적 성향의 대법관이 임명돼 동성결혼 등 다수의 진보적 판결이 양산될 수 있다는 공화당의 홍보전략이 적중했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습니다.

문:선거 운동 방식에 있어서도 공화당의 전략이 효과적이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데요. 어떻습니까?

답: 부시 대통령의 자원봉사자들은 대부분이 독실한 백인계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이었습니다. 이들은 낯선 집들을 방문하기 보다는 이미 친숙해져 있는 교회의 성도들과 학부모 모임등을 통해 부시의 장점을 적극 홍보하는데 주력했습니다.

반면 케리 후보측도 이러한 노력을 기울였지만 기독교인들의 지원이 상대적으로 매우 취약했고 일부 민간단체들을 돈을 주고 고용했기 때문에 공화당 자원봉사자들에 비해 열성적이지 못했다는 분석입니다. 선거 전문가들은 평소 알고 지내던 이웃이 친숙한 자리에서 깊이 대화하는 것과 낮선 사람이 문 앞에서 갑자기 얘기하는 말은 질적으로 차이가 있기 때문이라고 그 원인을 지적했습니다. 또한 이웃과의 관계가 삭막한 도시층에서 인기가 높았던 케리 후보에 비해, 이웃-커뮤니티의 관계를 중시하는 시골과 도시근교 주민들에 촛점을 맞춘 부시 대통령의 전략이 유권자 설득에도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분석도 있었습니다.

문:이제 촛점은 부시 행정부의 새로운 집권 2기 내각과 해결해야할 산적한 과제들이 아니겠습니까? 오늘 각료들이 백악관에 모두 모였다죠?

답:석 달만에 부시 행정부의 각료들이 오늘 한 자리에 못였습니다. 1기 행정부의 정책들을 점검하고 차기 행정부가 추진하고 해결해야할 과제들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였는데요. 미 언론들의 관심은 그러나 새 내각에 누가 입각할 것인가? 또 어떤 인물이 물러나거나 자리를 바꿀 것인가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현재 각료들이 입을 함구에도 있지만, 언론들은 콜린 파월 국무장관,콘돌리자 라이스 국가 안보 보좌관, 도날드 럼스펠드 국방장관, 그리고 토미 톰슨 보건부 장관 등이 교체되거나 자리를 이동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특히 독감 백신 부족사태를 촉발한 톰슨 보건 장관과 이라크 문제로 곤욕을 치루고 있는 럼스펠드 장관은 교체가 매우 유력한 상태입니다.

또 행정부내 강경파와 마찰이 잦은 파월장관도 교체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파월 장관이 떠나게 된다면 새 국무장관 자리엔 라이스 보좌관과 존 댄포스 유엔대사, 국방장관에는 신보수주의의 대표주자인 폴 월포위츠 국방부장관이 1순위로 꼽히고 있습니다.

문:부시 대통령이 집권 2기에서 해결해야할 주요 과제들은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답:여러가지가 있지만 가장 시급한 외교현안은 물론 이라크입니다. 부시 행정부는 이미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테러와의 전쟁등에 관한 추가 예산으로 750억 달러를 책정해 놓고 이를 의회에 제출할 계획입니다. 그러나 통과 가능성은 아직 불투명합니다.

갑상선암 수술을 받고 퇴원한 80세의 렌퀴스트 연방 대법원장이 은퇴할 경우 후임 대법관을 지명하는 문제도 화두에 오를 것으로 보입니다. 너무 보수적인 인물을 지명할 경우 민주당의 거센 반발이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그 밖에 부시 대통령은 3일 당선 수락 연설에서 공립학교의 표준 성적을 향상시키는 ‘No child left Behind’ 프로그램의 지속적인 추진과 4천억 달러가 넘는 재정 적자의 해결, 의료 보험 수혜자 확대, 동성간의 결혼을 금지하는 내용의 헌법 개정 추진, 그리고 미국의 전통적인 가치와 가정. 신앙의 중요성을 계속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라크 불안정과 분열된 미국을 다시 치유하는 일 등 많은 장애물들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부시 대통령의 집권 2기가 그렇게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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