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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아프간과의 관계 복원위해 안간힘 - 2004-08-06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정권이 지난 2001년에 붕괴된 이후, 남 아시아와 중앙 아시아의 지정학적 양상이 새롭게 변모했습니다. 그 가운데 가장 큰 영향을 받은 나라로는 아프간에 경제적, 전략적으로 깊은 이해 관계가 있는 파키스탄을 꼽을 수 있습니다. 과거에 아프간과 강력한 관계를 유지했던 파키스탄이 아프간과의 관계를 복원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펼치고 있는지 진단하는 심층보도입니다.

탈레반 정권은 아프가니스탄을 통치하는 동안, 외부 세계와의 연결을 파키스탄에 의존했습니다. 오래 전부터 인도와의 전쟁 위협에 시달리고 있던 파키스탄으로서는 서부 지방의 안전을 유지하기 위해 아프간과의 긴밀한 관계가 필요했습니다. 그러나 3년 전에 미국은 아프간 반군 단체들과 함께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의 신병 인도를 거부하는 탈레반 정권을 축출했습니다.

그 이후 파키스탄은 아프간과의 관계를 다시 구축하고 하미드 카르자이 대통령의 새 정부와 협력해야만 하는 상황에 처했습니다. 파키스탄의 탈라트 마수드 예비역 장군은 두 나라 관계가 개선된 부분적 이유는 파키스탄이 새로운 아프간 정부를 상대로 무장 저항을 벌이는 전 탈레반 잔당들에 대한 추적을 지원할 것이라는 의지를 보였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테러와의 전쟁에 대한 파키스탄의 지원과 부족 자치지역에서의 군사 활동과 함께 파키스탄이 정책을 변경해 카불 새 정부를 전적으로 지원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그 이후부터 두 나라 관계가 복원된 것으로 생각한다고, 마수드 장군은 말했습니다. 파키스탄을 비판하던 카르자이 대통령이 이제는 파키스탄에 찬사를 보내는 것을 볼 때 그같은 전략이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원조를 통해 이웃 나라 아프간을 자신들의 편으로 끌여들이려고 노력하고 있는 파키스탄 정부는 1억 달러 이상을 지원할 것이라고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파키스탄은 인도와의 전쟁 우려 때문에 아프간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야만 하던 전략이 이제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인도는 탈레반 정권과의 관계에서 대체로 배제됐었지만 이제는 새로운 아프간 정부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파키스탄 당국자들은 아프간 내 여러 도시들에 외교 활동을 벌이는 인도에 관해 우려를 표명하고 있습니다. 파키스탄 당국자들은 아프간에 주재하는 인도인들이 파키스탄에 관한 첩보 수집에 이용될 수도 있고 또한 인도와 아프간의 밀접한 관계로 인해 파키스탄이 고립될 수도 있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습니다. 파키스탄 외무부의 마수드 칸 대변인은 인도의 파키스탄 주재가 파키스탄에 혜택을 주도록 하기 위한 대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현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는 칸 대변인은 파키스탄과 아프간 국경지대에서 그 어떤 파키스탄반대 활동이 벌어져도 안된다는 우려를 전달했다면서, 파키스탄의 그런 관점에 대해 양해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파키스탄 입장에서 볼 때, 인도와 파키스탄 간 평화 회담이 무르익고 있는 것과 때를 같이해 아프간 내에서 인도의 영향력이 증대되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그러나 파키스탄이 아프간에 관심을 갖는 다른 이유들도 있습니다. 아프간은 지난 해 전체 수입량 가운데 대략 4분의 1을 파키스탄으로부터 수입했습니다. 일부 파키스탄 인들은 아프간이 20여년 간의 전쟁에서 회복되고 나면 교역량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파키스탄 측이 더욱 큰 관심을 갖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중앙 아시아의 천연 자원이 풍부한 나라들과 연결되는 원유 및 가스 파이프라인 구축 계획 때문입니다. 그러나 마수드 장군이 지적하는 것처럼, 그같은 경제적 이해 관계는 파키스탄을 또 다른 지역의 강대국인 이란과 충돌하도록 만들고 있습니다.

마수드 장군은 이란과의 경쟁 관계를 지적하면서 두 나라 모두 아프간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고, 또한 두 나라 모두 에너지 파이프라인이 자국을 통과하기를 원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란 또한 점차 확대되고 있는 아프간 시장을 놓고 파키스탄과 강력한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파키스탄 외무부의 칸 대변인은 파키스탄 정부는 그같은 경쟁적인 관계가 한계를 벗어나지 않도록 상당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배타적인 경쟁 대신 협력을 위한 경쟁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칸 대변인은 말했습니다. 그러나 외교적인 선의에도 불구하고 탈레반 시대의 경직된 동맹관계가 사라지고 문호가 폭넓게 개방된 새로운 아프간이 등장한 지금, 아프간에 이해 관계를 가진 모든 나라들 사이의 강력한 경쟁이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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