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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 미군 재배치는 美국방부의 세계적 전략' - 빅터 차  - 2004-06-20


이달 초 미국은 주한 미군을 3분의 1 정도 감축하겠다고 한국측에 통보했습니다. 이같은 통보가 예기치 않았던 일은 아니었지만 이번 주한 미군 감축안은 한국에서 미국의 한반도 방위 공약에 대한 많은 의문을 야기시키고 있습니다. 이에 관해 좀더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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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 6 월 25일, 북한이 한반도를 무력으로 통일하기 위해 남한을 침공한지 수일 후에 미국이 한국 방위를 위해 서둘러 군 병력을 한반도에 파견하면서 공식적인 한미 동맹 관계는 시작됐으며 지금까지 이 동맹 관계는 계속 강화돼 왔습니다. 오늘날 한미 양국은 군사동맹 관계 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동반자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지역 문제에 관해서도 긴밀히 협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내 대부분의 노년층에게 있어서 이같은 쌍무 관계는 오늘날까지 3만 7천명의 주한 미군에 의해 정의되어 왔기 때문에 일부 미군 병력 감축은 미국이 한국을 완전히 저버리는 상황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습니다. 반면에 한국의 젊은 세대들은 미국의 일부 주한 미군 감축안을 환영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도날드 럼스펠드 국방장관은 지난 해 11월 서울을 방문해 미국이 동맹국으로 남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럼스펠드 국방장관은 앞으로 어떠한 주한 미군 규모의 조정이 이루어진다 할지라도 이용 가능한 새로운 첨단 기술과 새로운 능력이 반영될 것이라면서 이는 전쟁 억지력을 강화시켜줄 뿐만 아니라 필요할 경우 한국과 같은 동맹국들에 대한 공격도 격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 헤리티지 재단에서 한반도 문제를 연구하고 있는 발비나 황 씨는 실제로 3만 7천명 정도의 주한 미군 병력으로는 백만명의 북한군의 공격을 저지하는데 충분치 못하다고 지적합니다. 발비나 황 씨는 하지만 주한 미군이 갖는 상징적인 비중은 북한에 대한 억지력의 역할을 지속해 왔고 또 앞으로도 실질적인 역할을 계속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남북한 문제 전문가인 조지타운대학교의 빅터 차 교수는 이같은 주한 미군의 재배치는 경량화하고 기동성 높은 군대로 재편하려는 미국방부의 세계적 전략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빅터 차 교수는 지금까지 남한은 어떤 의미에서 오로지 북한과의 한가지 우발 사태에 대처하는 데만 유용한 중무장의 지상군에 초점을 맞추어왔다는 점에서 왜곡돼 있었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재래식 공격에 대해 갖고 있던 오랜 공포가 이제는 북한의 핵무기 보유라는 현실로 바뀌고 있습니다. 미국과 한국은 모두 한반도의 비핵화가 유일한 선택 방안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핵개발 계획을 폐기시키기 위한 한미 양국간의 서로 다른 접근 방식은 한미 동맹 관계에 새로운 긴장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부쉬행정부는 북한에 대해 원조 제공에 관한 회담의 전제 조건으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방식으로 무조건 핵개발 계획을 폐기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북한은 이를 용납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차 교수에 따르면, 남한은 보다 덜 공격적인 전략을 선호하고 있습니다. 빅터 차 교수는 한국측으로서는 그들의 독특한 대북한 전략인 햇볕 정책이 북한으로 하여금 핵무기를 포기할 수 있도록 만드는 유일한 방안인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한미 양국은 서로 간의 입장 차이를 줄이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미국에 대한 일종의 화해 제스쳐인 것으로 많은 사람들이 간주하는 조치 속에 한국의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주 미국 주도의 이라크 주둔 연합군을 지원하기 위해 3천명 규모의 한국군을 이라크에 파병하기로 동의했습니다. 한국 국방부의 남대연 대변인은 이같은 파병 결정이 한미 동맹 관계를 강화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남대연 대변인은 한국의 이라크 파병은 이라크의 평화와 재건이 신속히 이루어지는 것을 돕고 한미 동맹 관계를 더욱 발전시키며 한국의 국가 이익 뿐만 아니라 세계의 평화와 안정에도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주한 미군 감축 문제와 마찬가지로 한국군의 이라크 파병 결정 역시 노무현 정부에 반대하는 보수 야당인 한나라당으로부터 논란을 야기시키고 있습니다. 이는 또한 한미 관계를 풀어줄 방정식의 또하나의 요인으로도 작용하고 있습니다. 차 교수는 한국에서의 그같은 정치적 논쟁은 근시안적인 것이라고 말합니다.

문제는 너무나도 정치 쟁점화될 경우, 한쪽이 상대방을 공격하면 상대방은 그 공격에서 벗어나려 하는 상황이 계속됨으로써 장기적인 양국 동맹 관계 비전에 대해서는 아무도 주의를 기울이지 않게 된다고 차교수는 지적했습니다.

차 교수를 비롯한 다른 관측통들은 한국이 개발도상국의 그늘에서 지역내 일개 강대국으로 성장하도록 만들었던 지난 50년 동안에 이룬 성공을 계속 쌓아가는 가운데 두 나라가 보다 대등한 동반자로서 일을 추진해 나가는 것이 최상의 장기 비전이 될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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