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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안먼사태 15주년, 묻혀져버린 중국 젊은이들의 민주화열정 - 2004-06-03


중국 학생들은 지난 1989년, 독재정치 종식과 부정부패, 그리고 정실주의 철폐라는 공신주의 체제하에서는 실로 보기드문 대담한 요구조건들을 내걸고 시위를 벌였습니다. 그러나 중국 공산당 정부는 총과 탱크를 동원해 학생들의 시위를 무력 진압해 수 백명이 사망하는 비극적 사태가 벌어지면서 중국학생들의 그같은 열정은 침묵 속에 묻혀 버렸습니다.그로부터 15년이 지난 오늘날의 중국 학생들은 정치보다는 돈 버는 일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비취지고 있습니다.

중국 지도자들은 1989년 6월4일의 민주화 시위를 무력으로 강권 진압한 이후에 경제 개혁과 생활 여건 개선을 촉진하기 위한 대대적인 운동에 착수했습니다. 현재 연간 경제 성장율이 약 9퍼센트에 달하는 가운데, 중국 정부는 그같은 목표를 달성했을 뿐 아니라, 어떤 면에서는 국민들, 특히 젊은 사람들로 하여금 정치 보다는 경제적 번영에 관심을 기울이도록 하는데 성공을 거뒀다고, 분석가들은 지적합니다.

지난 1989년의 민주화 운동은 대학 구내에서 태동했습니다. 안휘성 중부의 천체 물리학자 팡리지 교수는 1980년대 말에 학생들의 민주적 개혁에 대한 꿈을 고취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1989년의 유혈 진압 이후 미국으로 망명한 팡 교수는 중국 정부가 중국의 젊은이들을 돈으로 매수하려 시도하는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습니다.

정부는 학생들에게 정치 활동에 참여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하다고 경고하면서 그 대신 사업을 해 돈을 벌고, 가난한 사람들이나 정치적인 문제, 특히 6월4일의 대학살은 잊어버리도록 종용한다고 팡교수는 설명합니다.

올해의 텐안먼 사태 15주년을 맞아, 중국 정부는 예전과 마찬가지로, 모든 공식 기념 행사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1989년에 많은 민주화 시위자들이 배출됐던 베이징의 칭화 대학교에서 지금 학생들은 6월4일에 관한 논의를 꺼리고 있습니다.

졸업을 앞둔 올해 26살의 한 공과대학생은 당시에 자신이 11살 이었다고 말하고, 그 사건에 대해 별로 기억나는 것이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름을 밝히기를 원치 않는 이 학생은 자신의 현재 가장 큰 목표는 취직과 자동차를 사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더 잘살고 삶의 질이 높아지기를 모두가 원하고 있고 실제로, 지금 중국에는 많은 기회가 널려있다면서 이 젊은이는 졸업후 이미 한 벤처 기업에서 일하기로 계약을 맺었다고 말했습니다. 이 칭화대학교 학생은 재학 중에 정치 활동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덧붙였습니다.

1989년의 민주화 시위를 이끌었던 학생들 가운데 한 명이었던 통이씨는 이른바 재교육 노동 수용소에 수감됐다 풀려난 후 미국으로 건너와 변호사가 됐습니다. 통이 씨는 공익을 위한 의무감이 자신과 동료 학생들을 거리로 나가도록 만들었다고 말했습니다.

학교에 다닐 당시 대부분의 동급생들은 상당히 고결한 꿈을 갖고 나라의 장래를 걱정했다면서 실제로 사욕을 멀리하도록 교육받았다고 통이씨는 말합니다. 어떤 면에서 보면, 공산주의의 모든 가르침이 학생들로 하여금 자기 자신보다는 다른 사람들의 삶에 더욱 진지한 관심을 기울이도록 이끄는데 도움이 되었다고 통이씨는 지적합니다.

중국군이 무장 하지 않은 일반 시민들에게 발포하는 광경이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공산당 이념에 대한 신뢰를 상실하게 만들었고 일부 분석가들은 6월4일을 가리켜, 중국에서 마르크스주의가 사망한 날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오늘날 중국에서는 사회주의의 징후를 별로 찾아볼 수 없고, 공산당의 구호들은 미국의 즉석 식품과 커피, 스포츠 의류 등을 선전하는 광고판에 자리를 내줬습니다.

1989년의 유혈 진압 이후 중국은 눈부신 경제 성장을 이룩했고, 그 결실을 누리는 사람들은 대부분 당시 시위에 참가했던, 교육 수준이 높은 도시 거주자들입니다. 중국 시골 주민들의 대다수가 빈곤 속에 살고 있는 가운데, 불안정의 새로운 원천은 그같은 시골 지방에 있을 수도 있다고, 분석가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팡리지 교수는 시골지방의 빈곤과 재정적 붕괴, 심지어는 경기 후퇴가 공산당의 권력 독점에 새로운 위험을 제기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텐안먼 민주화 시위에 많은 사람들이 참여한 것은 부정부패를 싫어했기 때문이었고 이는 지금도 마찬가지라고 팡교수는 말합니다. 중국인들은 경제 제도의 불공정을 달가와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올해 26살의 칭화대학교 공과대학생은 현재 자신과 동급생들의 주된 관심은 경제 상황의 개선이지만, 중국인들이 정치 개혁을 요구하는 것은 이제 시간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현재 중국에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라고 이 학생은 강조합니다. 정부가 우선 경제 발전에 촛점을 맞추려 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조만간 정치 상황도 개선해야만 한다고 이 학생은 말합니다.

일부 반체제 인사들은 지난 1989년에 민주 개혁에 대한 기대감이 좌절됐기 때문에 중국국민에게 남은 것은 계속적인 경제 번영의 약속 뿐이었다고 지적하면서, 이같은 약속이 실현되지 않을 경우, 새로운 소요 사태가 일어날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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