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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르뽀] 일상화된 폭력속에서도 정착촌 고수하는 가자지구 유태인들 - 2004-05-11


이스라엘 군이 가자 지구의 한 유대인 정착촌 인근에 있던 팔레스타인 가옥 십 여 채를 파괴했습니다.

팔레스타인 무장범들이 지난 9일, 팔레스타인 무장대원들에게 지난 주에 살해된 한 가족의 장례식이 열리는 동안 유대인 정착민들을 공격하는 사건이 발생한데 뒤이어 이스라엘 군이 그같은 행동을 취한 것입니다.

끊임없이 계속되는 폭력의 악순환이 일상 생활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 분명하지만, 정착민들은 계속 정착촌에 머물 것이라는 굳은 결의를 보이고 있습니다. 최근 가자 지구의 유대인 정착촌들을 방문한 미국의 소리 기자가 현장에서 보내온 소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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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소년 소녀들이 마을 회관 앞마당에서 야구를 하고 있습니다. 세계 어느 곳에서나 볼 수 있는 친숙한 장면입니다. 그러나, 이들은 가자 지구 한 복판에 살고 있는 이스라엘 소년 소녀들입니다. 올해 15살의 하바쉬 양도 그들 가운데 한 명입니다. 가자지구에서 태어난 하바쉬 양은 자신의 삶이 지극히 정상적이라고 말했습니다.

"가자 지구도 다른 곳과 마찬가지입니다. 나라 전체도 이와 같습니다."

마을 회관 앞마당에서 보내는 하바쉬 양의 오후가 지극히 정상적으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겉모양만 보고 판단했다가는 낭패를 당할 수가 있습니다. 이 곳은 구쉬 카티프 정착촌이고, 이들 10대들은 가자 지구 전역에 살고 있는 약 8천명의 유대인 정착민들 가운데 일부입니다. 그리고 그들은 그들을 원치 않는 130만명의 팔레스타인 인들에게 둘러싸여 있습니다.

모래 언덕 사이에 말끔하게 줄지어 늘어선 붉은 기와 지붕의 집들은 지중해에 있는 어느 마을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상점이 있고, 수출용 야채와 꽃을 재배하는 온실도 있습니다. 학교와 마을 회관이 있고, 심지어는 소형 동물원도 있습니다.

그러나, 또한 아주 어울리지 않는 것들도 있습니다. 철조망과 콘크리트 장애물들이 마을을 둘러싸여 있고, 24시간 내내 이스라엘 군인들이 마을을 지키고 있습니다.

지역 협의회 사무실에는 24시간 내내 운영되는 비상 상황 센터가 있습니다. 에바 씨는 문제가 생겨 전화를 거는 정착민이나 병사들의 전화를 받는 사람 가운데 한 명입니다. 지난 주 팔레스타인 무장범들이 키쑤핌 도로에서 차량에 대한 매복 공격을 가해 올해 34살의 탈리 카투엘 씨와 그의 딸 4명이 살해됐다는 소식이 접수됐을 때에도, 에바 씨가 근무 중이었습니다.

"당시 총격이 있었습니다. 테러범들이 차량에 접근해 차에 타고 있던 사람들을 살해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래서 곧바로 구급차를 현장에 보냈으며, 제 상관과 군인들이 현장에 출동했습니다."

에바 씨는 또한 1년 전에도 근무를 하다가 자신의 남편이 팔레스타인 무장범들에게 총격 살해됐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가자 지구의 유대인 정착민들은 자신들을 팔레스타인 영토를 차지한 불법 침입자로 간주하는 팔레스타인 무장 세력들로부터 박격포 공격이나 저격을 자주 받고 있습니다.

팔레스타인 인들은 그같은 공격을 이스라엘 점령에 대한 투쟁의 일환이라고 정당화하고 있습니다. 유대인 정착민들은 팔레스타인 인들의 공격을 가리켜 단지 테러리즘일 뿐이라고 지적하면서, 어떤 댓가를 치루더라도 싸워 이겨내야만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종종 비싼 댓가를 치룰 때도 있습니다.

탈리 카투엘 씨가 살해된 지 며칠 후에, 조문객들이 카투엘 씨의 집에 모여 지원을 제의했습니다. 카투엘 씨의 자매들과 어머니는 카투엘 씨가 지역 사회를 사랑했다고 언급하면서, 정의의 심판을 요구했습니다.

이스라엘 군인들은 탈리 카투엘 씨의 차량을 매복 공격한 팔레스타인 무장범 2명을 사살했습니다. 그러나, 얼마 후 조문객들이 공격 현장에 다시 모였을 때, 팔레스타인 무장대원들이 그들에게 총격을 가했고, 조문객들은 숨을 곳을 찾아 허둥거렸습니다.

이스라엘 정부는 정착민들을 보호하기 어렵고 예산만 소모하는 부담스런 존재로 보는 경향이 강화되고 있다는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의 여론 조사에서는 이스라엘 국민 대다수가 정착촌 철거를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는 요르단 강 서안 일부와 가자 지구 전체에서 정착민들을 철수시키는 방안을 제의했습니다. 그러나, 그같은 계획은 샤론 총리가 속한 리쿠드 당 당내 투표에서 부결됐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정착민들과 그들의 지지자들이 활발한 반대 운동을 전개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샤론 총리는 완강한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샤론 총리는 어떤 식으로든 철수 계획을 강행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구쉬 카티프의 정착민들도 샤론 총리에 못지 않은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면서 결코 이주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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