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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새 이민법 개정안 둘러싸고 찬반 논란 고조 - 2004-01-08


조지 부쉬 미국 대통령의 이민법 개정 제안에 대해 미국과 멕시코의 이민법 개혁 주창자들은 즉각적인 반응을 나타냈습니다. 그러나, 이같은 반응들에는 이 문제가 야기하고 있는 심각한 견해 차이가 반영돼 있습니다.

미국의 조지 부쉬 대통령은 지난 7일 이민법 개정안을 제시하기에 앞서 빈센테 팍스 멕시코 대통령과 전화로 대화를 나눴습니다. 팍스 대통령은 3년여 전에 취임한 이후 계속해서 그같은 조치를 촉구해 왔습니다.

두 지도자는 이 주제에 관해 여러 차례 논의했고, 다음 주 초 멕시코 몬테레이에서 열리는 미주 정상회의에서도 개인적으로 만나게 되면 다시 이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팍스 대통령은 부쉬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를 마친 직후 두 지도자 사이에 수 년동안 지속돼 온 협동 정신을 강조했습니다.

팍스 대통령은 자신과 부쉬 대통령은 자신이 멕시코 과나화토 주지사를 맡고 부쉬 대통령이 텍사스 주지사로 재임했을 당시부터 이민 문제를 논의하기 시작했다면서, 앞으로도 양국에 모두 이익이 될 수 있도록 이민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팍스 대통령과 부쉬 대통령은 지난 2001년 9월에 거의 합의에 도달한 것으로 보였습니다. 그러나, 두 사람이 회동한 지 불과 며칠 만에 뉴욕과 워싱턴에 대한 테러 공격으로 부쉬 행정부의 관심이 국경 보안으로 전환됐습니다. 멕시코는 미국의 안보 노력에 협력하고 있지만, 이민 문제에 대한 후퇴로 양국 관계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멕시코 국민들과 멕시코 계 미국인들은 대체적으로 부쉬 대통령의 제안에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이민법의 엄격한 시행을 주장하는 단체들은 분노를 표출했습니다.

[미국 이민 개혁 연맹]의 데이빗 레이 대변인은 부쉬 대통령의 제안은 불법 체류자에 대한 사면에 해당하는 것으로 앞으로 법 집행을 어렵게 만들고 훨씬 더 많은 불법 이민자들을 끌어들이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레이 대변인은 불법 체류 외국인 사면조치와 함께, 대규모 한시적 노동 허용 계획은 실질 임금을 감소시키고 노동 여건을 악화시킴으로써 미국인 노동자들에게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또한 그같은 계획은 이민법 시행에도 타격을 가할 것이기 때문에 국토 안보에도 좋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레이 대변인은 수 많은 사람들이 처벌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이는 미국에 불법 입국하려고 생각했던 사람들에게 그렇게 하라고 허락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나, 이민자 옹호자들, 특히 멕시코 출신 이민자들을 대변하는 자들은 전혀 다른 견해를 갖고 있습니다. 그들은 조심스럽게 부쉬 대통령의 제안에 지지를 표명하고 있습니다. [연합 남미 시민 연맹] 텍사스 지부의 아나 야네스 보레아 지부장은 불법 체류 노동자들에게 3년간 합법 신분을 부여한다는 부쉬 대통령의 구상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조치라고 말하면서, 그러나 필요한 것보다 기간이 너무 짧다고 덧붙였습니다.

보레아 지부장은 진정한 이민 개혁을 원한다고 강조하면서, 노동자들에게 합법적 거주와 시민권 획득의 길을 열어줄 수 있는 이민법 개혁을 바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보레아 지부장은 많은 불법 체류 노동자들이 고용주들에게 학대를 당하고 있지만 자신의 신분 때문에 밝히기를 두려워하고 있다면서, 한시적인 체류 허가는 그들에게 별로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보레아 지부장은 기본적으로 합법적 신분을 취득해서 영구히 거주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법이 마련되지 않은 채, 단지 3년 간의 합법 체류 기간을 부여한다면 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신분상의 위협을 두려워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다른 이민자 옹호자들은 일괄 개혁의 일환으로 노동법의 강력한 시행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일부 인사들은 현재 미국에 불법 체류하고 있는 8백만 내지 천 만명에게 합법적인 체류 허가를 발급할 때에만 개혁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또한 대통령 선거가 열리는 해의 연초에 나온 부쉬 대통령의 제안은 단지 히스패닉 계 유권자들의 지지를 끌어내기 위한 것이라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멕시코 계 미국인 옹호 단체인 [라 라자]의 공공 정책 국장인 세실리아 무노스 씨는 부쉬 대통령이 국회에서 그같은 개혁안을 얼마나 강력히 추진하는지에 따라 많은 것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무노스 씨는 행정부가 이 제안의 결점들을 보완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펼치는지, 그리고 법안 통과를 위해 의회에서 초당파적인 지도력을 발휘할 수 있는지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면서, 개혁 이행을 위해서는 양측 모두의 동의를 얻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정치적 자산을 투자해야만 한다고 말하는 무노스 씨는 만일 부쉬 행정부가 그렇게 하지 않을 경우, 이는 모두 정치적 움직임에 불과하다는 것을 의미하게 될 것이고, 그럴 경우 그에 따른 댓가를 치루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부쉬 대통령의 제안이 법안 형태로 제시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 제안을 다듬어 법안으로 만드는 것은 의회의 몫이 될 것입니다. 그 후 의회는 그 법안에 대한 토론을 벌이고 궁극적으로는 법안을 승인하든지 폐기하게 될 것입니다.

미 의회는 오는 20일에 다시 회기가 시작되지만, 이민 개혁은 커다란 논란을 불러 일으키는 현안이기 때문에 의원들은 오는 11월의 총 선거가 끝날 때까지 이 문제를 다루지 않기로 결정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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