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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명설 나돌던 김정일 측근 길재경, 이미 사망 - 2003-05-19


지난 주말 북한의 김정일 총비서 서기실의 길 재경 부부장이 제 3국에서 미국으로 망명했다는 설들이 나돌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고 한국 언론들이 보도했습니다. 또한 북한은 19일 길 부부장이 이미 사망했음을 공식 확인했습니다. 좀 더 자세히 전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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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연합 뉴스는 지난 17일 서울의 한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 김정일 국방 위원장의 가장 가까운 측근인 총비서 서기실 길재경 부부장이 최근 마카오 소재 조광무역 공사 한명철 부사장 및 안 모씨등 다른 북한인 2명과 함께 미국으로 망명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었습니다.

이 외교 소식통은 길 부부장 일행이 지난 달 호주 당국이 나포한 북한 선박 ‘봉수호’의 마약 밀수를 지휘했고, 이 선박이 나포되자 김정일 국방 위원장의 처벌을 피해 망명한 것으로 알고 있으며 이와 별도로 노동당 조직 지도부 염기순 제1부부장의 차남인 염진철도 얼마전 제 3국 출장중 망명해 보호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길 부부장과 함께 망명한 것으로 보도됐던 한명철 부사장은 18일 한국 언론과의 통화에서 자신의 망명 사실을 부인하고 길 부부장이 이미 사망해 애국 열사릉에 묻혀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 부사장은 보도를 하려면 북한 사정을 제대로 알고 해야 한다면서 이번 망명설은 남한의 정보기관이 자행한 대북 모략 소동으로 보인다고 말한 것으로 연합 뉴스가 보도했습니다.

또한 중앙일보는 자사 기자가 지난 2월 17일 남북 역사학자 공동 학술 토론회 취재차 북한을 방문해 평양 형제산 구역 신미동 애국 열사릉을 방문했을때 찍은 2백여장의 묘비 사진 속에 길 부부장의 묘비가 찍힌 사진이 들어있다며 길 부부장이 1990년대 후반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 요양중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습니다.

길 재경 부부장은 1980년대 들어 김 정일 국방위원장의 측근으로 부상한 정통 외교 관료며 여러 차례 마약 밀매 및 위조 달러 유통에도 관련된 인물로 알려졌습니다.

그는 스웨덴 대사로 재직하던 1976년 외교관의 신분을 이용한 마약 밀매 혐의로 스웨덴 당국으로부터 국외 퇴거 처분을 받았으며 1998년 4월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위조된 미화 3만 달러를 바꾸려다 러시아 당국으로부터 추방됨으로써 국내외 정보 기관의 요주의 인물이 됐었습니다.

한편 한국 정부는 지난해 길 부부장이 암으로 사망했다는 첩보를 입수했으나 확실한 물증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길 부부장의 미국 망명설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짐에 따라 한국 언론이 보도한 북한 노동당 조직 지도부 염기순 제 1부부장의 아들 염 진철의 망명사실도 불투명해진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북한은 길 재경 부부장이 미국으로 망명했다고 한국 언론들이 보도한데 대해 일종의 조직적인 중상 모략이라며 길 부부장의 망명설을 일축하고 그에 대한 사과를 요구했습니다.

북한의 관영 조선 중앙 통신은 길 부부장이 3년전에 병으로 사망해 평양 신미리 애국 열사릉에 안치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통신은 또한 망명설이 나돈 마카오 소재 북한 조광 무역 공사의 한 명철 부사장을 포함한 다른 북한인 두명의 망명설도 일축했습니다. 조선 중앙 통신은 남한에 대해 북한과 관련, 서투른 중상 모략 활동을 벌이지 말도록 경고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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