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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 직후 미국 동정하던 유럽, 워싱턴의 이라크 공격 주장으로 우려감 고조 - 2002-09-09


9.11 테러 공격이 발생하자 미국에 크게 동정적이었던 유럽인들의 태도가, 테러와의 전쟁이 이라크에까지 연장돼야 한다는 미국의 주장이 나오자 경계심과 함께 노골적인 반대로 바꾸었습니다.

유럽인들은, 이라크에 대한 공격은, 이른바 “반테러 연대”를 와해시키고, 회교 세계에서 반 서방 분노감을 더욱 고조시키며, 새로 테러단에 지원하는 사람들이 나오게 만들 것으로 우려하고 있습니다. 이에 관한 좀 더 자세한 소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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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 사태 직후, 유럽인들은 거리로 뛰쳐나와 공격을 받은 미국에 대한 연대감을 표명했습니다. 미국에 우호적인 태도를 보인적이 없는 프랑스의 “르 몽드” 신문조차도, “이제 우리는 모두 미국인이다”라고 선포했습니다.

또 실질적인 면에서도 수많은 조치들이 있었습니다. 북대서양 조약 기구, 나토는 “한 동맹국에 대한 공격은 전체에 대한 공격”이라고 선언하는 헌장 제5조를 발동시켰습니다. 나토 헌장 제5조는 과거 한번도 원용된 적이 없었습니다. 이에 따라 유럽의 전투 부대와 항공기 그리고 함정들이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공략을 지원하기 위해 동원됐습니다.

더 나아가, 유럽연합 15개국은, 즉각 테러 혐의자들과 그들의 재산을 협력을 통해 단속하고, 미국과의 수사에 공조 체제를 강화했습니다. 이들은 최초로 테러행위에 대한 공통의 정의를 내리고, 테러 용의자들이 허술한 유럽연합 내의 국경들을 넘나들며 체포를 모면하는 행위를 막기로 합의했습니다.

그로부터 일년 뒤 미국과 유럽의 유대감은 소멸됐고, 점점 더 공격적이 돼가는 미국에 대해 수많은 유럽인들이 증오를 느끼고 있습니다.

아메리칸 대학교 브륏셀 센터의 소장인 제롬 셰리단 교수는, 수많은 유럽인들은 부시 행정부의 독단적인 성향과 다른 나라의 우려를 무시하는 경향을 깨닫고 경악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셰리단 교수는, “그것은 유럽인들이 일을 처리하는 방식과 아주 정반대”라고 말합니다. 유럽인들은 훨씬 더 합의를 통한 정치 문화를 가졌다는 것입니다.

셰리단 교수는, 부쉬 행정부가 기후 변화에 관한 교또 의정서를 폐기한 것과, 금년 초에 외국산 철강에 관세를 부과한 것, 그리고 새로운 국제 형사 법정에서 미국인들의 기소 면제를 고집한 것 등이 대서양 사이의 균열을 악화시켰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군사력을 사용해서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을 실각시킬 필요성이 있다는 이야기가 워싱톤에서 끊임없이 나도는 것 보다 유럽인들을 더 경계하게 만드는 문제는 없습니다.

유럽 국가들은, 사담 후세인이 위험하다는 데에는 미국에 동의하지만, 현재로서는 이라크의 그 어떤 야심도 통제되고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들은, 이라크에 대한 선제 공격은, 중동에서 이미 타고 있는 정치적 불길에 기름을 붓는 일이 될까봐 두려워 하고 있습니다.

셰리단 교수는, 유럽 지도자들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이라크를 공격하는 것보다 훨씬 더 시급한 것으로 느끼고 있다고 말합니다.

“유럽인들은, 테러 문제와 회교 원리주의의 뿌리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에 있는 것으로 분명하게 느끼고 있습니다. 그리고 특히 미국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한, 테러 전선에 아무런 변화가 있을 수 없으며, 서방이 직면한 위협들에 대한 아무런 변화가 있을 수 없다고 믿고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또 한 사람의 분석가인 런던 소재 유럽개혁 센터의 스티븐 에버츠씨는, 현명하게만 이용된다면, 미국이 압도적인 군사력을 사용하는 것에 반대할 하등의 이유도 없다고 말합니다.

그는 유럽인들이 부쉬 행정부가 세계문제를 다루는데, 이른바 연성 안보 도구인 외교와 경제 원조를 병합해서 사용하는 대신, 군사력의 사용에 너무 의존하는 것으로 느낀다고 말합니다. “유럽인들은, 어떤 때는 군사력의 사용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라는 점도 지적해야만 합니다. 그리고 유럽인들은 강성 안보에 더 노력해야만 합니다. 그러나 그와 동시에, 그것은 오늘날 세계가 직면하는 대다수 주요 문제들을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강성과 연성의 안보가 현명하게 혼합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지금 현재, 미국은, 그같은 현명한 혼합책을 제시하지 않고 있습니다.”

미국의 이라크 공격에 대해 유럽에는 광범위한 민중의 반대 분위기가 존재하고 있습니다. 유럽의 정치인들은, 이같은 정서에 주의를 기울여야만 합니다. 최근의 여론 조사에서 독일과 프랑스에서는 네명중 세명이 이라크 공격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영국인들의 60%가 역시 반대하고 있습니다.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는, 독일은, 그같은 공격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프랑스는 이락에 대한 공격은 유엔 안전보장 이사회의 승인이 있어야만 정당화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미국 정부의 유럽 동맹국인 영국조차도, 전쟁으로 가지 않는 가능한 대안을 모두 다 써보려는 노력에서, 유엔이 사담 후세인에게 무기 사찰반을 받아들일 시한을 정하게 하려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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