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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식량 배급제 포기'-국제 언론, 외교 소식통 인용보도 - 2002-07-19


공산체제의 북한이 수 십년 동안 지속해 온 식량 배급제를 포기하고, 주민들에 대한 식량 공급을 민간 시장에 의존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를 위해 북한 당국은 노동자와 농민, 군인등의 급여를 이달 들어 대폭 인상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프랑스의 AFP 통신은 일본과 북한과의 관계에 관여하고 있는 일본의 한 외교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서, 북한이 식량 배급 제도를 포기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이번 달 부터 북한에서 새로운 경제 제도가 시행되고 있음을 개인적으로 알게 됐다고 밝히면서, 아직 구체적인 정보를 얻지는 못했지만, 임금이 10배이상 인상되면서 식량 배급 제도가 다른 제도로 대체됐음을 알게 됐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이 소식통은 지금까지는 쌀이나 김치 등의 기본적인 식품들이 배급됐지만, 이제는 그같은 물품들을 북한 화폐인 원화를 지불하고 구매해야 한다면서, 노동자와 농민, 정부 관리 등 모든 사회 계층에 이같은 변화가 적용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식량 배급제를 포기하고 시장 경제 방식을 도입한 것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이는 북한의 중앙 집중적인 경제 체제에 커다란 변화가 있을 것임을 의미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 1948년 공산당 정권을 수립한 이래, 어떤 종류의 시장 경제도 거부한 채, 식량 배급 체제를 고수해 왔습니다. 북한은 그러나 잇단 중앙 계획 경제의 실패와 자연 재해로 만성적인 식량 부족 사태를 겪어 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일본 외교 소식통은 북한의 그같은 변화가 시장 경제로의 전환을 위한 시도로 여기지는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이 소식통은 몇 년전 북한의 식량 부족 사태가 최고조에 달했을 때 북한에서는 식량배급 제도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해, 북한 주민들이 개인이나 직장 단위로 스스로 먹을 것을 구해야 했던 일을 떠올리면서, 그 과정을 통해 북한의 개개인들이 힘을 얻게 돼서 이 시점에서 그같은 새로운 제도가 도입될 수 있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미국의 로이터 통신도 일본의 한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이 식량 배급 제도를 포기하고 시장 경제를 향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북한의 식량 배급 제도가 새로운 경제 제도로 대체돼서, 모든 거래와 경제적 활동이 북한 원화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북한 국영 기업체들이 이달 초 전직원들이 모인 자리에서, 이제부터 국가 보조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생존해야 하게 됐음을 고지했다면서, 예를 들어 국영기업들 중에서 이익을 내지 못하거나 직원들에게 급여를 지급하지 못하는 회사들은 살아남지 못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 소식통은 새로운 제도 하에서 북한 사회에 경쟁이 도입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대부분의 북한 주민들은 급격한 변화속에서 수십년 동안 이어져온 국가 보조가 중단된 채, 벌어들인 돈을 집값과 전기,수도요금 등에 지불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한국의 연합 뉴스는 익명의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서 북한에서는 이달 들어 구매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동자들의 급여가 인상됐다고, 베이징 발로 보도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식량 배급제 폐지와 등급에 따른 차등 급여 지급이 이번 달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밝히면서, 이같은 변화는 시장 경제의 특징 일부가 북한의 계획 경제속으로 점차 퍼져 나가게 될 것임을 분명하게 시사하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일본의 교토 통신은 식량 배급제 하에서는 쌀 등 다른 생필품의 가격이 킬로그람 당 0.8원이었지만, 현재는 쌀이 킬로그람 당 53원으로 폭등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한국 통일부의 한 대변인은 아직 그같은 사실을 공식 확인할 수 없다면서, 그러나, 만일 사실이라면 그것은 커다란 변화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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