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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고유의 어머니 날이 있었답니다---박 세경 - 2002-05-11


VOA한국어 방송 여러분께 매일 전해주시는 방송 잘 듣고 있습니다만 자주 소식 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어제 5월 8일을 한국에서는 어버이날로 지켰는데요 모두들 바쁜 생활 속에서 그동안소홀했던 '효'를 실천하는 하루를 보냈던 것 같습니다. 저는 전날 시간이 나서 부모님을 찾아 뵈었구요. 어제는 처 부모님께서 마침 내려 오셔서 오랜만에 뜻 깊은 시간을 보낼 수가 있었습니다.

미국에서는 5월 두번째 일요일을 어머니날로 지키며 또한 한국과는 달리 아버지날이 별도로 구분되어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런데 현재의 5월 8일 어버이날은 미국 어머니날을 본뜬 것이고 한국 고유의 어머니날이 있었다고 아버지께서 이번에 말씀하시더군요. 바로 12월 동짓날인데요? 이날 자녀들은 카네이션 대신 버선 한 켤레를 정성스럽게 지어 어머니에게 드렸다고 합니다. 이것을 동지헌말(冬至獻襪) 이라고 하며 그 버선을 신고 이날부터 길어지는 햇살을 밟으며 그처럼 오래 사시길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다고 합니다.

한국에서는 1956년부터 5월 8일을 어머니날로 지정해 지켜오다가 왜 아버지날은 없냐? 는 아버지들의 섭섭한 마음을 위로하는 뜻에서 1974년부터 '어버이날'로 변경되었다고 하는데요, 요즈음은 외국산 카네이션 대신 우리 꽃에 감사의 마음을 담아 드리는 경우를 주변에서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이 한국 토종 카네이션은 같은 석죽(石竹)과의 '패랭이꽃'으로 이 꽃을 어버이날 부모님께 드리는 이유는 척박한 땅에서도 각고의 인내 끝에 고운 꽃을 피우는 패랭이의 성질이 자애로우면서 강한 어머니의 모습을 닮았다는 이유에서라고 합니다.

또한 '효(孝)'라는 글자는 늙을 '노(老)'자에 지팡이를 자식이 대신한다는 뜻이 담겨져 있다고 하는데요, 이제 한국에서는 동짓날 버선을 해드리는 전통 풍습은 사라졌지만 이처럼 새로운 어버이날이 매년 지켜지고 있어서 '효'의 의미와 '어머니의 사랑'을 마음 속으로 생각해 볼 수 있어 참 다행스러운 일이지 않나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런데 미국에서 아버지날은 언제인지 궁금하군요? 또한 어머니날과 아버지날은 어떻게들 보내고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시간이 나시면 답변을 부탁드리면서 또 다음에 좋은 소식 드리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애청자 박세경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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