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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전단 DVD, 북한 군부 겨냥한 것’


북한은 최근 들어 또다시 한국 내 민간단체들이 보내는 전단에 극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민간단체들은 전단이 북한 정권의 치부를 전략적으로 건드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전단 내용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남북 장성급회담의 북한 측 단장은 지난 10일 한국 내 민간단체들이 날려보내는 대북 전단을 중단할 것을 한국 당국에 요구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 측이 중지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인민 군대가 결정적인 조치를 취하겠다고 위협했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방송’입니다.

“우리의 사상과 체제를 헐뜯는 불순한 내용의 삐라들과 추잡한 록화물, DVD 삐라가 대량 살포되고 있다.”

북한 군 당국이 한국 측에 대북 전단에 대해 항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북한은 과거 여러 차례에 걸쳐 한국 정부가 전단 살포를 중단시키지 않을 경우 “남북관계의 전면 차단과 군부의 단호한 행동이 뒤따를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그러나 민간단체들에 자제를 권고하고 있지만 표현의 자유에 근거한 행동을 강제로 중지시킬 명분이나 법적 근거는 없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런 사이 단체들의 대북 전단은 형식과 내용 면에서 전략화, 다양화, 특성화되고 있다고 관계자들은 밝히고 있습니다.

지난 2월부터 북한에 DVD 영상 즉, 알판을 제작, 살포하고 있는 김승철 북한개혁방송 대표는 이 영상물이 북한 군부를 겨냥한 것이라고 말합니다.

“군인들한테는 북한 군 북한 무기가 세계 최고라고 떠들고 있어요. 그런데 외부 영상들은 편히 제대로 못 본 거죠. 그러니까 북한 군 특히 장교들한테는 상상을 초월하는 엄청난 충격이죠.”

이 단체가 제작하는 알판-DVD는 남북간에 발생한 서해교전의 진실과 북한 정부가 지난 해 인공위성이라고 주장하며 발사한 장거리 로켓의 실패, 군대의 어려움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호화생활 등을 비교하고 있습니다. 이 영상에 담긴 음성입니다.

“서해 해상 군사분계선 남쪽 2.2 km 지점에서 벌어진 북-남 경비정 간 무장충돌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서입니다. 남조선은 모든 정보가 공개되고 또 그런 정보들이 남조선 사회와 국제사회의 검증을 받기 때문에 진실을 왜곡할 수 없다는 점을 먼저 밝혀드립니다.”

김 대표는 북한의 변화를 주도할 수 있는 세력은 일반 주민이 아닌 군 장교들과 젊은 상류층이기 때문에 이들에게 선전선동의 허구성을 알리는 작업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북한에서의 변화 주도세력이란 게 있잖아요. 그 주도세력은 일반 서민이나 배고픈 사람들이 아니라 어느 정도 먹고 살고 어느 정도 권력이 있고 젊음이 있으면서 변화에 대해 의욕이 넘치는 사람들이 북한의 주도 세력으로 볼 수 있잖아요. 그런데 (영상이) 프로파간다 자체를 아예 0으로 만드니까, 그런 시각적 효과가 있으니까 북한 정부가 바빠 난 거죠.”

한국의 민간단체 가운데 대북 전단 살포를 가장 먼저 시작한 이민복 기독북한인연합 대표는 북한 정부를 무작정 비난하기 보다 북한의 선전선동에 담긴 허위들을 객관적으로 설명한 것이 북한 당국자들을 당황하게 한 것 같다고 말합니다.

“세 가지를 중점 내용으로 다 확인시켜 놓은 거예요. 기본적인 내용들. 그러니까 수령숭배 사상, 혁명주의, 선군 사상 이 세 가지에 대한 삐라 내용은 절대 변경시키지 않아요. 그게 정치적 기조이기 때문에.”

북한 주민들이 정부로부터 배운 지식에 기초해서 무엇이 거짓인가를 조목조목 비교하고, 6.25 전쟁을 북침으로 가르쳐 미국과 한국에 끊임없는 증오를 갖게 하는 혁명주의 철학의 부조리를 일깨우고 있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얘기해봤자 그러니까 전쟁 초기 참가자에게 물어봐라. 38선 주민들에게 조용히 물어봐라. 신천에 증오의 박물관을 만들어놨어요. 거기에 미군은 거의 들어가지도 않은 곳인데. 그 것도 안 믿으니까 그럼 신천 주민들에게 조용히 물어봐라. 이렇게 쓰는 거예요. 그게 무서운 거예요.”

북한 정부는 6.25 전쟁 당시 미군이 52일 동안 신천 군 주민 3만 5천 명을 잔인하게 살해했다고 주장하며, 신천박물관을 세워 반미 교육의 선전장으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과 국제사회의 많은 학자들은 ‘신천대학살’이 미군의 주도가 아닌 당시 좌우파 대립의 산물이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공산당에 반대하는 반공청년단이 학살을 주도했을 가능성이 높으며, 미군은 당시 평양을 점령하기 위해 신천에 오래 머물지 않았기 때문에 미군이 학살을 주도했다는 주장은 증거가 거의 없고 설득력도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탈북자 출신인 이민복 대표와 김승철 대표는 최근 한국에 입국한 북한 고위층 탈북자들을 통해 전단의 위력을 실감하고 있다며, 앞으로 USB 등을 통해 정보 제공 방법을 더욱 다양화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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