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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단, 20여 년 만에 민주 선거 실시


아프리카 수단에서 2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오늘 (11일) 민주 선거가 실시됐습니다. 이번 선거는 지난 2005년 체결된 평화협정에 따라 실시된 것으로 남부 수단의 독립을 묻는 투표를 실시하기에 앞서 마지막으로 치러지는 주요 정치행사입니다. 자세한 소식입니다.

2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치러지는 대통령 선거와 총선거를 하루 앞두고 반 자치지역인 남부 수단은 어제 상대적으로 평온한 하루가 이어졌습니다. 각 후보들은 그 동안의 선거운동을 마무리했습니다.

남부 수단의 살바 키이르는 대통령은 지난 9일 기자회견에서 어렵게 이룩한 수단의 평화를 자신이 이끄는 전 반군 정당이 지켜낼 것인 만큼 남부 수단 주민들이 자신에게 표를 모아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선거운동기간 동안 수단의 평화와 안정 유지를 공약으로 내세웠다는 겁니다.

키이르 대통령은 반군단체 수단인민해방운동의 창설자이자 자신이 존경하는 존 가랑의 묘지를 마지막 선거운동 집회 장소로 택했습니다. 가랑은 평화협정이 체결된 후 몇 달 만에 갑자기 숨졌고 그 뒤를 이어 키이르가 남부 수단의 대통령직을 맡았습니다.

지난 2005년 가랑이 이끌던 반군세력과 알-바시르 수단 대통령 간에 체결된 포괄적 평화협정의 핵심은 남부 수단 주민들에게 수단으로부터 정치적으로 분리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국민투표를 내년에 허용한다는 겁니다. 오늘 선거는 분리독립 투표 이전에 실시되도록 협정에 규정됐습니다. 그러나 야권이 선거참여를 거부하고 북부지역에서 선거조작 시비가 일고 있는데다 남부지역에서 강력한 야당세력이 없어 이번 선거에서는 남북의 집권 여당들이 모두 권력을 유지할 전망입니다.

키이르 대통령은 북부 지역에서 알-바시르 대통령이 재집권하더라도 평화과정에는 별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난 해 국제형사재판소는 수단 다르푸르 내전과 관련해 알-바시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한 바 있습니다. 알-바시르 대통령이 이번 선거에서 승리해도 남북 수단의 관계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고 평화협정도 차질 없이 이행될 것이라는 겁니다.

야권은 선거참여를 거부했다가 이를 철회한 뒤에 다시 거부하겠다고 선언해 이번 선거 막판까지 혼선이 빚어졌습니다. 북부 지역의 몇 안 되는 야당들 가운데 두 정당이 이번 선거에 참여했고 나머지는 거부했습니다. 북부 지역에서 출마할 예정이던 수단인민해방운동 소속의 후보들도 대부분 선거참여를 거부했습니다. 키이르 대통령과 수단인민해방운동 관계자들은 북부지역 선거참여 거부는 당의 최고의사결정기구의 동의를 얻은 것이 아니라며 이를 승인하지 않았습니다. 수단인민해방운동은 공식적으로 다르푸르 지역에서의 선거만 참여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알-바시르 대통령은 수단인민해방운동이 선거참여를 거부할 경우 남부지역의 분리독립 투표를 거부할 것이라고 위협한 바 있습니다. 남북 양측은 분리 독립이 이뤄질 경우 국경을 어떻게 설정할지 그리고 남부 수단에서 생산된 원유의 수입을 어떻게 분배할지에 대해 아직 합의하지 않았습니다. 수단의 원유 생산은 대부분 남부지역에 집중돼 있습니다. 지난 20여 년 간 이어진 남북간의 분쟁으로 수단에서는 2백만 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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