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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네갈, 북한이 제작한 논란 많은 거대 조형물 제막


아프리카 서부 국가 세네갈은 3일, 독립 50주년 기념행사의 일환으로 아프리카의 부활을 상징하는 거대한 동상을 제막했습니다. 아프리카 남자와 여자, 어린이의 모습이 조각된 이 거대한 동상은 막대한 제작비와 이슬람 전통에 어긋나는 디자인 때문에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동상 제막식에 앞서 3일, 세네갈의 수도 다카에서는 이 동상과 압둘라예 와드 대통령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좀 더 자세히 전해 드립니다.

세네갈의 압둘라예 와드 대통령은 여러 해 동안 이 동상을 꿈꿔왔다고 말했습니다. 아프리카 인이 화산에서 나타나는 모습의 이 동상은 아프리카 인들이 수세기에 걸친 무지와 편협, 인종차별을 딛고 일어서는 것을 상징한다고 와드 대통령은 설명했습니다.

동상 지지자들은 아프리카 국가들이 독립한 지 반세기가 됐지만, 아직도 많은 나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미래의 희망에 대한 상징물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와드 대통령을 지지하는 세네갈의 아메드 바슈르 쿤타 상원의원은 프랑스 파리의 에펠 탑 또한, 초기에는 보기 싫은 흉물이란 비판을 받았다고 지적했습니다.

아프리카의 부활을 상징하는 이 동상은 높이가 50미터로 미국의 자유의 여신상보다도 더 큽니다. 북한이 제작한 이 동상은 세네갈 보다는 소련의 우상선전물 같은 분위기가 더 많이 느껴집니다.

세네갈 수도 다카에 세워진 이 동상은 아프리카 남자가 한 손으로 연약한 여자를 안고 있고, 다른 한 손으로는 어린 아이를 번쩍 들고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형상화하고 있습니다. 남자의 팔에 안긴 어린이는 손가락으로 서쪽 바다를 가리키고 있습니다.

세네갈 독립 50주년 기념행사의 가장 큰 관심거리였던 이날 동상 제막식에는 아프리카 국가 원수 20여 명과 제시 잭슨 목사 등 미국 민권 운동 지도자들이 대거 참석했습니다.

외국 기부자들은 동상 건립 비용과 관련해 우려를 표시한 바 있습니다. 이 동상 건립에는 2천만 달러 이상이 소요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민간 차원에서 제작됐기 때문에 확실한 비용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세네갈의 와드 대통령은 이 동상이 관광객들을 끌어들일 것으로 희망하고 있습니다. 와드 대통령은 이번 동상 건립이 자신의 생각에서 나왔다며, 수익의 35 퍼센트를 가져갈 계획이어서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와드 대통령은 자신에게 들어오는 수익금은 아프리카 전역에 학교를 세우는데 쓰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아프리카 부활 동상을 둘러싼 논란은 비용 때문만이 아닙니다. 동상의 여자는 매우 연약해 보이고, 남자에게 안겨 간신히 서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세네갈의 여권운동가들은 이 동상이 남녀차별적일 뿐만 아니라, 여성들이 더 많은 일을 하고 있는 아프리카의 현실에 전혀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습니다.

또한 동상의 여자는 얇은 천으로 겨우 한쪽 가슴만 가리고 있고, 다리를 모두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 같은 모습은 국민의 대다수가 이슬람 교도인 세네갈 문화에 맞지 않는다는 비판 역시 받고 있습니다. 이슬람교 지도자들은 또한, 이 동상이 우상 숭배물이라며, 이슬람 교리에 어긋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3일, 동상제막식에 앞서 수천 명의 시위자들이 세네갈 수도 다카에서 시위를 벌였습니다. 시위자들은 새 동상이 와드 대통령 정권의 실책 가운데 하나라며, 와드 대통령의 사임을 요구했습니다.

세네갈 당국은 앞서 항의 시위를 불법으로 금지할 계획이었으나 결국에는 허가했으며, 시위가 벌어지는 동안 전투 경찰이 거리를 정찰했습니다.

아프리카 부활 동상 건립위원회는 이 동상이 프랑스 파리의 에펠 탑, 미국 뉴욕의 자유의 여신상, 브라질 리우 데 자네이루의 예수상과 같은 위대한 기념비 대열에 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세네갈은 4일 독립 50주년 기념일을 맞아 군사행진 등 다양한 행사를 열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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