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국적 학생들이 영어를 이해하고 사용하는 능력이 해마다 향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아직 세계 평균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준인데요, 이연철 기자가 자세한 소식 전해 드립니다.
북한 국적 학생들의 영어능력 평가시험, 토플 성적이 꾸준히 올라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토플 시험을 주관하는 미국교육평가원이 지난 2009년 한 해 동안 시험에 응시한 사람들의 성적을 분석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북한 국적 응시자는 1백20점 만점의 인터넷 기반 시험에서 평균 75점을 받았습니다.
지난 2007년 69점, 2008년 72점과 비교할 때 해마다 3점씩 점수가 오르고 있습니다.
각각 30점 만점인 읽기와 듣기, 말하기, 작문 등 영역별 점수도 해마다 오르고 있습니다.
지난 2007년에는 읽기 16점, 듣기 17점, 말하기 17점, 작문 18점을 기록했지만 지난 해에는 읽기 18점, 듣기 18점, 말하기 19점, 작문 20점으로 1점이 오른 듣기를 제외한 다른 세 영역에서 모두 2점씩 올랐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꾸준한 성적 향상에도 불구하고 북한 국적 학생들의 토플 성적은 아직 세계 평균에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 해 세계 평균은 79점이었지만 북한 북적 학생들은 그 보다 4점 뒤진 75점이었습니다. 이에 따라 북한 국적 학생들의 순위도 조사대상국 1백59개국 가운데 1백7위에 그쳤습니다.
북한 국적 학생들은 영역별 점수에서도 세계 평균에 미치지 못한 가운데, 특히 읽기 영역에서 가장 큰 격차를 보였습니다.
토플은 대학생 수준의 표준 미국식 영어를 이해하고 사용하는 능력을 측정하는 시험으로, 주로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나라의 학생들이 영어권 나라의 대학을 지원하는데 사용됩니다.
토플 시험을 주관하는 미국교육평가원이 2006년 이후 국적별 응시자 수 공개를 중단했기 때문에 지난 해 얼마나 많은 북한 국적 응시자가 토플시험을 봤는지는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과거 기록을 보면, 1990년대에 1천 명 대에 머물던 북한 국적 토플 응시자 수는 2천 년대 들어 4천 명 이상으로 급증하면서 2003년 7월부터 2004년 6월 사이에는 4천7백83명으로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탈북자 출신으로 현재 미국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미국북한인권위원회 방문연구원인 김광진 씨는 토플에 응시한 북한 국적자 대부분이 일본에 있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 조총련계 학생들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아마 조총련 사람들일 겁니다. 외국에 나와 있는 대사관이나 대표부 사람들 가족들인데, 학생들이 현지학교에 다니면서 학교에서 장려하는 그런 시험에 응시할 순 있죠. 그런데 그것은 불과 몇 명 안될 거예요.”
한편, 지난 해 토플 평균 성적이 가장 높았던 나라는 11점을 기록한 네덜란드였고, 덴마크와 룩셈부르크 등 유럽 국가들이 상위권에 올랐습니다.
아시아권에서는 싱가포르가 99점으로 가장 높았고, 인도와 필리핀, 말레이시아가 뒤를 이었습니다.
한국은 평균 81점으로 지난 해 보다 18단계 뛰어 오른 세계 71위를 기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