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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 `신변안전 보장돼야 북한 관광 재개’


한국 정부 `신변안전 보장돼야 북한 관광 재개’
한국 정부 `신변안전 보장돼야 북한 관광 재개’

한국 정부는 북한이 어제(18일) 금강산 관광지구 내 한국 측 부동산을 조사한다며 부동산 소유자들을 소집하고,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해당 부동산을 몰수하겠다고 위협하는 내용의 통지문을 보내온 데 대해 강한 유감을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의 한 여행사가 금강산과 개성 관광 코스가 포함된 북한 여행상품을 내놓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한국 통일부는 북한이 18일 금강산 관광지구 내 남측 부동산을 조사하겠다고 통보해 온 데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했습니다.

통일부 천해성 대변인은 19일 브리핑에서 “북한의 이번 통보는 남북 간 합의 위반은 물론 국제관례에도 어긋난다”며 “신변안전 문제가 해결된 이후에 관광을 재개한다는 한국 정부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아태의 이번 통지는 남북 사업자 간 합의와 남북 당국간 합의를 위반하는 것은 물론이고, 국제관례에도 어긋나는 것으로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금강산과 개성 관광은 우리 국민의 신변안전과 직결된 문제인 만큼, 신변안전 문제가 해결된 이후에 재개한다는 정부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천 대변인은 그러나 북한이 오는 25일까지 부동산 소유자를 소집한 데 대해서는 각 사업자들의 입장이 다른 만큼 개별 판단을 존중하겠다면서도 한국 정부나 대한적십자사 관계자가 금강산에 갈 계획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측의 이런 조치라든가 조사에 대해서 사업자 차원의 입장을 또 개진하거나 협의를 해야 될 사항도 있을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다만 금강산 면회소는 적십자 간 합의를 통해서 지어진 면회시설이고, 관광시설이 아니기 때문에 현재 한국 정부 당국이나 한적이 올라갈 계획을 가지고 있지는 않습니다”

금강산 관광지구에는 현재 한국 정부가 6백억원을 들여 지은 이산가족 면회소와 골프장, 호텔 등 민간 소유 부동산이 있습니다. 이 가운데 민간이 투자한 규모는 모두 3천6백억원에 이릅니다.

북한은 또 18일 보낸 통지문에서 금강산 관광지구 남측 부동산 조사에 북한 군 당국자를 참여시키겠다는 입장을 통일부에 통보해 온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북한은 통지문에서 ‘아태위와 내각, 군대 등의 당국과 전문가들로 조사단을 꾸려 금강산 내 부동산 소유자와 관계자의 입회 하에 모든 남측 부동산을 조사할 것’이라고 통보했습니다.

북한이 조사단에 북한 군부를 포함시킨 것은 앞으로 강경 행보를 염두에 둔 조치라는 관측이 많습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그러나 “금강산 관광을 담당하는 북측 당국에 아태평화위원회와 내각, 군부가 포함된다는 점에서 특별히 이례적이라고 볼 만한 근거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지난 2008년 11월 김영철 당시 국방위원회 정책실장 등 군부 조사단을 앞세워 개성공단 현지 실태를 조사한 지 엿새 뒤 육로 통행 제한 등을 담은 이른바 `12.1' 조치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1년 8개월 동안 금강산 관광이 중단돼 어려움을 겪어 온 현대아산도 북한의 이번 조치에 대해 “10년 이상 추진돼 온 남북 경협사업과 남북관계 전반의 퇴보를 초래하는 문제”라며 깊은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현대아산 김한수 홍보부장입니다.

남북경협 사업과 남북관계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므로 더 이상 상황이 악화되지 않고 조속히 관광이 재개되기를 바랍니다.

현대아산은 금강산 관광지구 내에 2천3백억원을 투자해 온정각과 부두, 도로 등을 건설했으며 50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있습니다.

한국 내 관측통들은 북한 당국이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해 초강수 압박 카드를 던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최고 지도자의 결단으로 시작된 관광 사업이 장기간 중단된 데다 화폐개혁 이후 경제난에 시달리고 있는 북한으로선 현금 수입원인 관광사업을 재개하는 것이 절실하기 때문입니다. 서울의 민간단체인 기은경제연구소 조봉현 박사입니다.

경제 문제가 심각하다보니 이 문제를 풀기 위해선 달러 확보가 절박합니다. 이를 위해 사업자를 바꿔서라도 부족한 만큼 남측을 통해 압박하려는 목적도 있는 것 같습니다.

중국 내 한 여행사가 금강산과 개성 관광 코스가 포함된 북한 여행상품을 내놓은 것도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중국 광둥성의 중국청년여행사는 자사 홈페이지에 평양-개성-휴전선-금강산 등을 관광하는 6일짜리 북한관광 프로그램을 소개했습니다. 비용은 1인당 6천3백 위안으로 한국 돈으론 약 1백4만원입니다.

이에 따라 북한의 이번 조치가 금강산 개성 관광 사업 계약자를 현대아산에서 중국 업체로 바꾸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중국인들의 북한 단체관광이 다음 달 12일부터 허용된다는 사실은 파악하고 있으나 개성과 금강산이 포함되는지 여부는 확인 중에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정부 당국자는 “만일 현대아산이 독점적인 사용권을 얻은 지역을 중국 관광객에게 개방할 경우 이는 명백한 계약위반이자 부당한 처사”라고 말했습니다.

남북관계에 정통한 한 전직 고위 당국자는 “해외 사업자로 바꾼다 해도 금강산 관광객을 많이 유치하리란 보장이 없는 만큼 북한으로서도 이득이 되지 않는다”며 “관광 재개 의지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는 한국 정부의 태도 변화를 촉구하기 위한 압박”이라고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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