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이 미국과 러시아 간 핵무기 감축을 위한 새로운 협정을 논의하기 위해 모스크바를 방문하고 있습니다.
클린턴 장관은 먼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 장관과 만난뒤 19일에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회담합니다. 미국-러시아간의 이번 회담에서는1991년에 체결된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 를 대체할 새 협정을 매듭짓는 문제가 중점 논의됩니다. 1991년의 START는 지난해 12월말에 효력이 만료되었습니다.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해 정상회담에서 미국과 러시아의 핵탄두 수를 1천5백 내지 1천6백75기 이내로 감축하기로 합의했습니다. 그러나 미국-러시아 간 전략무기 감축협정 대체 협상은 예상보다 심한 난항을 겪어왔습니다. 모스크바 소재, 연구기관인 뉴 유라시아 재단의 안드레이 코르투노프 소장은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예를 들어 검증관련 문제들에서 특정 수치를 놓고 양측의 이견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것입니다. 또한 미국의 미사일방어체제, ABM 에 관한 문제를 놓고도 양측의 이견이 있다고 코르투노프 소장은 지적합니다.
ABM은 유럽에 장거리 탄도미사일 방어체체를 구축하기 위한 미국 계획의 일환입니다. 오바마 행정부는 폴란드와의 ABM 계획을 폐기했으나 대신 루마니아가 미국의 새로운 계획을 받아들일 것이라고 발표함에 따라 이 문제가 미국-러시아간 핵무기 감축 협상에서 다시 제기됐습니다. 미국은 이란의 미사일 공격으로부터 유럽을 보호하기 위해 미사일 방어체제가 필요하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러나 러시아로선 미국의 미사일방어체제가 러시아를 위협하는데 사용될 수 있지 않을 까 우려하고 있습니다.
클린턴 장관은 이어 19일, 중동평화 중재 4당사자 회담에 참석해 이스라엘-팔레스타인간 평화과정 부활문제를 논의합니다. 4당사자 회담에는 클린턴 장관과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유럽연합의 캐서린 애쉬턴 외교대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등이 참석합니다. 4당사자 대표들은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도 4당사자 특사자격으로 참석하는 가운데 18일 저녁 만찬에 이어 19일 공식회담을 갖습니다.
중동평화 4 당사자들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사이의 평화노력을 중재하고 있습니다. 이 중동 평화 노력은 계속 교착상태로 남아 있다가 최근에는 아랍인들이 거주하는 동 예루살렘에 유대인들을 위한 1600 채의 신규주택 건설 계획을 이스라엘이 발표하자 상황이 더 악화되었습니다. 클린튼 장관은 이스라엘 계획안을 가리켜 모욕적이라며 벤야민 네탄야후 이스라엘 총리와 전화 통화를 갖고 그 문제를 신랄히 비난했습니다. 네탄야후 총리는 그후 이스라엘 안보에 대한 오바마 대통령의 의지를 치하했습니다.
모스코바에 있는 중동과 이스라엘 연구소의 전문가인, 에브게니 사타노프스키 소장은 중동 평화 4 당사자가 성취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아무것도 없다며 단지 대화를 위한 대화 가 있을 뿐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그 이유는, 유대인 정착촌 건설에 그동안 이스라엘이 너무도 많은 것을 투자했기 때문에 이제는 후퇴하기 힘든 상황이 되었기 때문이라고 사타노프스키 소장은 설명합니다.
사타노프스키 씨는 지난 수십년간 이스라엘은 유대인 정착촌 건설에 수십억 달라 를 투입해왔고 그뿐 아니라 그 문제를 연구하면서 여러 세대에 걸쳐 생의 진로를 결정하고 전문경력을 쌓은 많은 이스라엘 정치인들과 분석가들이 있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그런 사람들은 그 문제에 관한 시각이 잘못되었다는 비판속에 일생 이룩한 개인적인 경력이 궁지에 몰리게 되는 상황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한편 이란핵 문제도 클린튼장관과 라브포프 장관 회담에서 주안점으로 다루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모스코바 주재 미국대사를 역임했던 윌리엄 번즈 국무차관은 러시아로 떠나기전 이란이 자체 핵계획에 관한 국제사회 우려에 계속 저항할 경우 반드시 결말이 뒤따를 것임을 분명히 보여 주어야 할 때가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이달 초, 러시아는 이란의 우라늄 농축활동을 중단시키기 위한 설득노력이 실패할 경우, 이란에 대한 추가 재제를 고려할 태세로 있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