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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대풍그룹 투자 유치 계획 실현 가능성 희박’


북한의 외자 유치기관인 조선대풍그룹은 외국에서 1백억 달러를 끌어들여 철도와 도로, 항만 등을 건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경제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 문제를 해결하고 시장을 활성화 하기 전까지는 이 계획이 현실화 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지적합니다. 최원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북한이 낙후된 도로와 철도 등 국가 기간사업을 발전시킬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북한이 지난 1월 세운 조선대풍그룹의 박철수 총재는 최근 일본 내 친북단체인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와의 인터뷰에서, ‘외국에서 1백억 달러를 끌어들여 앞으로 10년 간 식량과 도로, 철도, 전력 등 국가 기간사업을 발전시키겠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의 북한 경제 전문가인 캘리포니아 주립 샌디에이고대학의 스테판 해거드 교수는 북한이 외자를 유치하려는 것은 이해할 만 하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2012년을 ‘강성대국의 문을 여는 해’로 정하고 경제 회생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에 외국에서 투자를 유치하려는 것은 당연하다는 얘기입니다.

평양의 대외보험총국에서 근무하다 탈북해 현재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미국북한인권위윈회 방문 연구원으로 있는 김광진 씨도 북한의 도로와 철도가 워낙 낡고 노후됐기 때문에 투자가 시급한 형편이라고 말했습니다.

“도로 같은 것.. 고속도로가 몇 개 안 되고. 철도도 대한민국이나 중국과 비교할 때 열악하고, 전기, 통신도 모든 것이 최악의 사정이죠.”

전문가들은 대풍그룹이 밝힌 국가 기간시설 발전 계획과 관련, 문제의 핵심은 ‘실현 가능성’과 ‘우선 순위’ 라고 지적합니다.

우선 북한이 외국에서 돈을 유치하려면 미국과 유럽, 아시아 기업들이 나서야 합니다. 그러나 지금처럼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를 받는 상황에서 북한에 투자할 미국과 유럽 기업은 없을 것이라고 미국 평화연구소의 존 박 연구원은 말했습니다.

중국의 국영기업이나 금융기관이 북한에 투자하는 방안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 문제에 대해 전문가들은 다소 엇갈린 시각을 보이고 있습니다.

미국북한인권위윈회의 김광진 연구원은 이 같은 계획을 발표할 때 중국이 어느 정도 투자 약속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1백억 달러는 몰라도, 어느 정도 사전조율이 있지 않았을까. 중국 같은 경우 투자를 좀 해주겠다, 그런 정도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평화연구소의 존 박 연구원은 중국 기업이 북한에 수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할 때는 베이징 수뇌부의 정치적 보장이 있어야 하는데, 실제로 그런 약속이 있었는지 좀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투자 우선순위도 문제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조선신보에 따르면 북한은 외국에서 자금을 들여와 도로와 철도를 놓고, 평양에 살림집 10만호를 건설할 계획입니다. 그러나 북한이 진정 경제를 살리려면 장마당을 비롯한 시장을 활성화 하고 생산시설에 투자를 해야지, 사회 기간사업에 투자하는 것은 생각해 볼 문제라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미국평화연구소의 존 박 연구원입니다.

“존박 연구원은 사회기간시설에 투자를 할 것인지, 아니면 생산 시설에 먼저 투자할 것인가 하는 것은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같은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경제 전문가들은 북한이 외국에서 투자를 유치하려면 핵 문제를 비롯한 정치적 문제를 해결하고 투자 여건을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충고하고 있습니다.

북한 경제 전문가인 스테판 해거드 교수는 6자회담 복귀를 비롯해 핵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외국 기업이 투자하지 않을 것이란 점을 평양의 수뇌부가 잘 모르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밖에도 전문가들은 북한이 외자를 유치하려면 내부적으로 장마당을 비롯해 시장을 활성화 하는 것은 물론 부정부패를 없애 외국 기업들이 마음 높고 사업을 할 수 있는 투자 여건을 조성 해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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