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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대북 방송 보다 특성화 해야’


외부 정보에 대한 접근이 극도로 제한돼 있는 북한 주민들의 지식과 정보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북한으로 송출되는 대북 방송을 전략화, 특성화 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이 제안했습니다. 지식과 정보 능력 없이는 북한의 밝은 미래를 기대할 수 없다는 논리인데요. 김영권 기자가 어제 (18일) 워싱턴에서 열린 대북 방송 토론회를 취재했습니다.

`다양한 외부 정보로 서서히 변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북한 사회에 대북 라디오 방송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미국 민주주의 진흥재단(NED)이 18일 주최한 토론회의 주제입니다.

이 재단의 방문연구원인 김상수 한국 ‘문화방송’(MBC) 프로듀서는 토론회 주제발표를 통해 북한에 대한 정보와 지식 전달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북한의 차기 정권이 들어서거나 통일의 기운이 가까이 와도 북한 주민이 충분한 정보와 지식을 습득하지 못하면 급변하는 세계 속에 밝은 미래를 설계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김 연구원은 그러나 북한 정부가 주민들의 정보와 지식을 제한하고 있는 만큼 대북 단파 라디오 방송이 사회 기반시설 구축을 위해 효과적인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민간 단파 라디오 방송이 지금은 청취자도 적고 미약하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북한의 미래를 밝힐 수 있는 밀알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김상수 연구원은 이런 노력을 강화하기 위해 대북 민간방송들이 방송 지역과 청취 대상을 보다 다양하게 특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가령, 젊은 학생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전문적인 음악방송이나 북한 내 과학자나 군 장교, 관리 등 다양한 특권층들이 흥미를 가질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김 연구원은 또 농업 생산량을 촉진하는 방법이나 장마당에서 상품을 효율적으로 판매할 수 있는 정보 제공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정치적 목적이나 방송국의 관심사 보다는 청취자의 변화와 요구에 부응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미국민주주의진흥재단(NED) 의 존 크나우스 동아시아 담당관은 대북 민간방송의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 과제를 해결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내 청취층 확대를 위해 기존의 단파를 넘어 중파(AM) 방송을 확보하고, 이를 위해 재정을 지원할 수 있는 정부와 단체를 확대하며, 북한 안팎에서 나오는 정보의 신뢰성을 높이는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크나우스 담당관은 한국의 민간 대북 방송인 ‘열린북한방송’이 최근 민간 대북 방송으로는 처음으로 중파 송출계약을 맺었다며, 이는 놀라운 성과라고 말했습니다.

NED는 현재 탈북자들이나 한국의 대북 인권운동가들이 운영하는 ‘자유북한방송’과 ‘열린북한방송’, ‘자유조선방송’, ‘자유개혁방송’ 등 4개 민간방송과 ‘데일리 NK’, ‘림진강’ 등 언론 매체들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크나우스 담당관은 지난 해 NED가 총 1백 30만 달러를 대북 민주화 사업에 지원했다며, 앞으로 북한 내 지하출판과 오디오-영상 제작 배포, 인권교육, 탈북자들이 주도하는 다양한 프로그램 등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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