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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핵 포기 안 할 것’


북한 김정일 정권은 어떠한 회유와 압박에도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워싱턴의 일부 한반도 전문가들이 주장했습니다. 이들은 그러나 북한의 추가 핵 개발을 막기 위해 북한과의 대화가 유지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김근삼 기자가 어제 워싱턴에서 열린 북한 핵 관련 토론회를 취재했습니다.

워싱턴의 민간 연구기관인 ‘허드슨 연구소’에서는 18일 동북아시아 지역 내 핵 확산에 관한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부시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아시아 담당 보좌관과 6자회담 차석대표를 지낸 빅터 차 씨는, 북한의 현 체재 아래서는 핵 포기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외부의 위협 때문에 핵을 개발했다고 하지만 실제로 북한 정권이 느끼는 위협은 외부에서 오는 것이 아니며, 정권의 특성상 존재할 수밖에 없는 내부의 불안정에 기인한다는 것입니다.

빅터 차 전 보좌관은 북한이 체제 유지를 위해 핵을 보유했기 때문에, 현 체제 아래서는 핵 포기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빅터 차 전 보좌관은 특히 미국 정부가 아버지 부시 대통령 시절부터 여러 해 동안 북한을 공격할 의사가 없음을 전달했고, 2005년 9.19 공동성명에는 핵무기 또는 재래식 무기로 북한을 공격하지 않겠다는 내용까지 들어있었다며, 외부에서의 안전보장은 북 핵 문제 해결책이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이 느끼는 외부의 위협이 줄고 경제개발을 추구함으로써 비핵화에 더욱 가까워질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빅터 차 전 보좌관은 반론을 제기했습니다. 북한이 경제개발을 추구할수록 핵무기에 대한 의존도는 높아진다는 것입니다.

북한이 경제개발을 추구하는 한 방법은 재래식 군비를 유지하기 위한 막대한 지출을 줄이는 것이며, 재래식 무기의 의존도를 줄이면 핵무기에 대한 필요성은 더욱 높아진다는 것입니다.

부시 행정부에서 핵확산금지조약 (NPT) 총회 수석대표를 지낸 크리스토퍼 포드 씨도, 북한은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핵무기는 북한이 냉전 이후 세계의 주목을 받을 수 있는 유일한 협상 카드인데, 김정일 위원장의 입장에서 핵을 포기할 이유가 없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두 전문가는 북한의 추가적인 핵 개발을 막기 위해서는, 북 핵 대화가 유지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빅터 차 전 보자관은 국제사회가 대북 제재를 이행하고 있지만, 이는 확산을 막는 데만 부분적인 효과가 있을 뿐 핵 개발과 실험을 저지하는 데는 효과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핵 개발을 막기 위해서는 북한 정권을 제거하거나 협상을 추구하는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미국 정부로서는 협상이 유일한 선택이라고 말했습니다.

빅터 차 전보좌관은 특히 북한이 과거 북 핵 대화가 중단됐을 때 핵실험을 실시했다며, 추가적인 핵 개발을 막기 위해 북한과의 대화를 계속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북한이 최근 6자회담 복귀의 조건으로 대북 제재 해제를 요구한 것은 오바마 행정부의 딜레마라고 빅터 차 전 보좌관은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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