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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공중레이저, 북한 스커드 미사일에 효과 있어’


미국이 공중레이저를 이용한 미사일 요격실험에 성공했습니다. 공중레이저는 발사 초기단계에서 미사일을 요격하는 기술로, 일부 군사전문가들은 북한의 중거리 스커드 미사일에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김연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국방부 산하 미사일방어국은 항공기에 탑재한 레이저로 지난 11일 태평양 상공에서 미사일 표적을 성공적으로 요격했다고 밝혔습니다.

미사일방어국의 릭 레너 공보관은 에너지를 집속강화해 생긴 광선으로 미사일을 요격하는 실험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미국의 소리’방송에 밝혔습니다.

레너 공보관은 미사일방어국이 앞으로도 두세 차례 비슷한 실험을 더 할 계획이라며, 현 단계에서는 실전 배치보다는 활용 가능성을 타진하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요격 실험은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 주 근해에서 실시됐습니다. 해상 발사대에서 쏘아 올린 단거리 미사일을 항공기가 레이저로 추적해 조준한 뒤, 메가와트급의 강력한 레이저 광선을 발사해 폭파했습니다. 미사일 탐지와 추적, 요격에 이르는 전 과정이 미사일이 발사된 지 2분만에 끝났습니다.

공중발사 레이저 요격체제를 공동 개발해온 미국의 3대 군수업체 록히드 마틴과 노스롭 그러먼, 보잉은 지난 14년 동안 기술 개발에 40억 달러를 투입했습니다.

공중발사 레이저 요격체제는 미국 미사일방어국이 탄도미사일을 발사 초기단계에서 파괴하기 위해 개발 중인 기술로, 미국 미사일 방어체계의 1단계에 해당합니다. 적 기지에서 발사된 탄도미사일이 30~40킬로미터 상승한 단계에서 레이저 광선을 발사해 요격한다는 겁니다.

이 작전이 실패할 경우에는 미사일이 고도 1백 킬로미터의 대기권을 돌파하는 중간단계에서 이지스함의 요격미사일로 대응하고, 이 단계에서도 실패할 경우에는 미사일이 대기권으로 재진입하는 최종 단계에서 지상발사 요격미사일이 발사됩니다.

미국 랜드연구소의 군사전문가 부르스 베넷 박사는 공중발사 레이저 요격체제가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뿐만 아니라 중거리 스커드 미사일에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이번 실험에 사용된 미사일이 스커드급 미사일이었다는 사실에서 알 수 있듯이, 공중발사 레이저 요격체제는 미국 본토 뿐만 아니라 동북아시아 지역의 미사일 방어도 염두에 둔 것이라는 겁니다.

베넷 박사에 따르면, 공중발사 레이저는 표적 미사일의 비행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린 상승단계에서 발사되기 때문에 명중률이 높습니다. 뿐만 아니라 상승단계에서는 미사일이 발사국의 영공을 미처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탄두에 실린 대량살상무기가 그대로 발사국에 피해를 주게 됩니다. 이런 강점 때문에 적의 미사일 발사를 억제하는 효과가 크다는 게 베넷 박사의 분석입니다.

그러나 아직 기술적으로 넘어야 할 산도 많습니다. 레이저의 사거리가 짧고 대형 항공기를 이용하고 있어 적의 공격을 받기 쉽다는 게 큰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지난 해 로버트 게이츠 미국 국방장관은 이 같은 이유로 레이저탑재 항공기 구입 계획을 철회하고 사업을 기술개발로 한정시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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