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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1백억 달러 외자 유치설


북한이 왕자루이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의 최근 방북 때 중국 등으로부터 1백억 달러 규모의 초대형 외자 유치를 확정지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부에서는 이 과정에서 북한이 중국에 6자회담 복귀에 대한 긍정적 신호를 주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왕자루이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의 최근 방북을 통해 1백억 달러 규모의 외자 유치를 성사시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같은 액수는 북한에게는 연간 국내총생산 1백50억 달러의 70%에 육박하는 초대형 규모입니다.

북한의 외자 유치 창구인 조선대풍국제투자그룹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은 15일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조선대풍국제투자그룹이 설립된 이후 중국 측과 진행했던 투자 유치 작업이 이번 왕자루이 부장의 방북 때 확정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소식통은 "투자 유치 전체 규모는 1백억 달러 정도로, 북한의 사회간접자본 건설과 지하광물자원 개발, 그리고 국가개발은행 설립 자본금 등에 단계적으로 투입될 것"이라며 "대부분 중국 자본이고 일부 유럽과 중동계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외자 유치 사업들로는 평양과 신의주 간 철도와 중국 투먼과 북한 라선시 간 철도 개설, 그리고 평양의 10만 세대 살림집 등 주택과 항만 건설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의 `연합뉴스'도 15일 대북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중국의 대형 은행 2~3 곳과 복수의 다국적 기업이 대풍그룹과 대북 투자 협상을 사실상 마무리지었다"며 "다음 달 중순 평양 국가개발은행에서 투자조인식을 가질 계획"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 내 북한 전문가들은 외자 유치설이 맞다면 북한의 6자회담 복귀 시기가 빨라질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습니다. 중국이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북한으로부터 6자회담 복귀의 긍정적 신호 없이 대규모 외자 유치를 확정짓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한국 내 민간 연구기관인 기은경제연구소 조봉현 박사입니다.

"중국 입장에서도 북한의 6자회담 복귀에 대한 긍정적 신호가 없었다면 투자 유치에 대해서 아마 확정을 못 지었을 겁니다. 그런데 왕자루이가 갔을 때 북한도 6자회담 복귀에 어느 정도 긍정적 신호를 줬기 때문에 중국의 대규모 투자 유치도 성사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북한으로선 유엔의 대북 제재로 경제난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방안으로 대규모 외자 유치를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기은경제연구소 조봉현 박사입니다.

"유엔 대북 제재를 받지 않고 북한이 투자 유치할 수 있는 게 북한에 대한 개발협력 쪽의 투자 유치는 가능하기 때문에 북한이 아마 그쪽으로 전략을 돌린 것 같구요, 북한의 핵 문제 해결이 안됐기 때문에 제재 조치를 풀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제재 조치를 완화시킬 수 있는 우회적인 전략을 펴고 있다고 보는 거죠."

북한이 미국 등 다른 6자회담 관련국들에도 외자 유치에 대한 언질을 주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 외교가에선 지난 해 12월 미국의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 특사가 방북했을 때 북한이 외자 유치를 위해 국가개발은행을 설립한다는 계획을 알리고 미국이 유엔 제재의 잣대를 적용하지 말아달라고 협조를 구했다는 소문이 돌았었습니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대풍그룹과 관련된 소문들이 잇따르고 있지만 당국 차원에서 구체적으로 파악된 것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지난 달 20일 국방위원회의 결정으로 대외 투자유치기관인 국가개발은행을 설립한다고 발표한 뒤 투자유치 창구로 조선대풍국제투자그룹을 지정했었습니다.

서울에서 미국의 소리 김환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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