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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당국, 시장 거래 다시 허용’


북한 당국이 화폐개혁 이후 통제했던 주민들의 시장 거래를 최근 다시 허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시장 기능이 사라지면서 물가가 폭등한 데 따른 주민 불만을 무마하려는 조치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당국이 지난 해 11월30일 단행한 화폐개혁 조치 이후 제한했던 시장 거래를 최근 다시 허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국 내 탈북자 단체인 NK지식인연대는 5일 북한 내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화폐개혁 이후 일부 농산물에만 국한했던 시장 거래를 공산품과 생활필수품 등으로 확대해 거래가 다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NK지식인연대 서재평 사무국장입니다.

"화폐개혁 이후에 공산품 판매를 완전 통제하고 농산물만 시장에서 거래하게 그렇게 했었는데 지난 주부터 공산품 판매를 통제를 안 하는, 그러니까 통제를 느슨하게 풀어버렸대요."

북한 당국은 화폐개혁 이후 두 달 여 동안 모든 생활필수품은 국영상점과 배급을 통해 조달하도록 주민들을 통제했었습니다.

한국 내 북한 전문 인터넷 매체인 `데일리NK'도 4일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화폐개혁 이후 시장 통제가 지난 1일부터 풀리기 시작해 양강도 혜산시와 함경북도 온성군 등지에선 기존의 종합시장이 다시 열렸다"고 전했습니다.

이에 따라 "폭등세를 보이던 식량가격도 내림세를 보여 온성군에서는 지난달 말 킬로그램 당 4백원이던 쌀 가격이 2일부터 2백50원 아래로 떨어졌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이번 조치가 3백개 정도로 추산되는 모든종합시장들과 골목마다 정기적으로 서는 이른바 장마당에까지 전면적으로 적용된 것인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 내 민간 연구기관인 기은경제연구소 조봉현 박사는 북한의 이번 조치가 화폐개혁 이후 물가 급등으로 쌓인 주민 불만을 무마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화폐개혁 이후에 북한의 국가 공급망이 제대로 안 따라 줌으로써 결국은 주민들의 반발이 커지고 북한 주민들의 의존도가 높은 시장 자체를 다시 허용함으로써 주민들의 불만을 무마시키려는 그런 의도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한편 데일리NK는 5일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 당국이 4일 오후 각지의 시장 입구에 포고문을 붙여 1백가지 상품의 국정가격을 발표했다"며 "포고문에는 국정가격보다 비싸게 판매할 경우 국가가 물건을 모두 몰수한다는 경고도 포함돼 있다"고 전했습니다.

데일리NK가 밝힌 가격표에 따르면 킬로그램당 쌀은 2백40원, 강냉이 1백30원, 돼지고기 7백원 등이고 환율도 미화 1달러당 4백원, 중국 돈 1위안당 58.8원으로 고시했습니다.

하지만 NK지식인연대 서재평 사무국장은 "북한에선 국정가격이 포고문 형태가 아니라 주민 강연 또는 기업소와 기관별 강연 등을 통해 전달돼왔다"며 "좀 더 확인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따라 일부에선 이번에 발표된 가격이 국정가격이 아닌 한도가격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은 지난 2004년부터 시장 입구에 '한도가격표'를 게시하고 그 이상 값을 받지 못하도록 물가를 통제해왔었습니다.

이와 관련해 기은경제연구소 조봉현 박사는 "데일리NK가 밝힌 가격 수준은 북한 당국이 시장에서 급등한 물가를 어느 정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아직도 시장가격에는 크게 못 미친 수준이어서 공급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불일치 현상이 지속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지역마다 편차는 크지만 북한의 일부 시장에서는 쌀이 한때 킬로그램당 6백원 이상으로 거래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미국의 소리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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