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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환율 오르고 거래는 동결’


북한의 화폐개혁 이후 중국 위안화에 대한 북한 돈의 가치가 크게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의 대북 소식통들에 따르면 북한 관리들 마저 국내 외화 거래 금지 조치의 현실성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 소식통은 오는 15일 이후 환율의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북한의 화폐개혁으로 노동자 등 직장인들의 월급은 올랐지만 생필품 구입은 과거보다 크게 어려워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 대북 소식통은 최근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사재기가 극성을 부려 상점이나 시장에서 생필품을 구하기가 매우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습니다. 물건은 적은데 값은 이전에 비해 적어도 두 세 배가 올라 구입이 힘들다는 것입니다.

이런 사재기와 물가 폭등으로 중국 위안화에 대한 북한 돈의 환율이 폭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의 한 대북 경제소식통은 9일 ‘미국의 소리 ‘방송에, 국경지역에서 이날 현재 환율이 1위안에 8백원으로 거래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의 화폐개혁 직전의 환율은 1위안에 북한 돈 5백80원에 거래됐었습니다. 북한의 화폐 가치가 개혁 후 1백 대 1로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북한 돈의 가치가 이전 보다 훨씬 떨어졌다는 것입니다. 일부 언론들의 보도도 이런 분위기를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교도통신’은 지난 7일 중국의 ‘국제선구도보’신문을 인용해 북한의 ‘조선무역은행’이 1위안에 14.19원, 1달러에 96.9원으로 고시했다고 전했습니다.

화폐개혁 이전이던 지난 해 11월 ‘조선무역은행’이 고시한 환율이 1위안에 18.55원이었던 점, 그리고 북한 정부의 적용 환율과 실질적인 거래 환율의 차이가 전통적으로 매우 크다는 점을 감안하면 북한 돈의 가치가 폭락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에 대해 대북 소식통은 북한의 은행이 아직 제대로 공식 환율을 고시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중국과 북한의 상인들 모두 불안심리가 높아져 거래를 꺼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평양 소식에 정통한 중국의 또 다른 소식통은 ‘미국의 소리’ 방송에 환율의 윤곽이 오는 15일 이후부터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그러나 15일이 구체적으로 무슨 의미를 갖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 관리들마저 정부 당국의 외화 사용 금지 조치에 대해 회의적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북한의 여러 도시를 방문하고 돌아온 한 소식통은 관리들도 외환 사용 금지 조치의 현실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며, 믿기 힘든 북한 돈 보다 외환을 보유하려는 사람들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지금은 중앙 당국의 단속으로 외환 거래가 얼어붙었지만 시간이 지나면 제2경제권에서 조금이나마 중산층을 형성했던 부류와 중간급 관리들이 다시 외환 거래를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한편 이 대북 소식통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3남 김정은의 후계 구도에 대해 많은 북한 간부들이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부자 세습은 한 번이면 됐지 두 번씩이나 하냐며 이를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 소식통은 김정일 위원장과 측근들도 이런 분위기를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후계 구도에 대해 매우 신중히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또 평양과 지방의 빈부 격차가 날로 확대되고 있다며, 경제 사정이 조금 낫다는 사리원 등 서부 지방에서도 손에 삽은 들었지만 할 일 없이 유랑하는 사람들이 상당하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지난 해 큰 자연재해가 없었지만 비료 부족으로 수확이 매우 적었다며, 외부의 대규모 지원이 없으면 춘궁기를 순조롭게 넘기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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