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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2009년 한 해 전략적 동반자 관계 내실화에 주력


지난 1992년 수교 이후 비약적인 관계 진전을 이뤄온 한국과 중국은 올 한 해 정치 외교 경제 분야에서 전면적이고 심도 있는 발전을 도모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양국은 특히 지난 해 맺은 '전략적 협력 동반자관계'를 내실화 하는 데 주력했는데요, 중국 베이징의 온기홍 기자를 전화로 연결해 올 한 해 한-중 관계를 되돌아 보겠습니다.

) 먼저, 올 한 해 한국과 중국 관계를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요?

답) 올 한 해는 한국과 중국 두 나라가 '전략적 협력 동반자관계'의 내실화를 위한 노력을 구체화하기 시작한 해였습니다. 지난 해 한국의 이명박 정부가 출범 초기 미국과의 동맹 강화에 치우친데다 한-중 지도부 간 의견을 주고 받을 수 있는 고위급 채널도 사라지면서 한국과 중국 간에 오해가 생겼고, 이는 두 나라 관계의 진전에 걸림돌로 작용하기도 했습니다.

이 때문에 두 나라 정상은 지난 해 5월 한-중 관계를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는 데 합의했음에도 불구하고 한-중 간 실질적인 전략관계 구축은 멀어 보였습니다. 이 같은 문제점을 안고 올해를 맞은 한국과 중국은 두 나라 관계를 내실화하면서 상호 이해와 신뢰를 제고하기 위한 움직임에 착수했습니다.

) 그럼, 한국과 중국은 올해 '전략적 협력 동반자관계'를 내실화하기 위해 어떤 움직임을 보였나요?

답) 무엇보다 상호 고위층 교류와 채널 복원 시도를 들 수 있습니다. 그 일환으로 이명박 한국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외국에서 열린 주요 국가정상 모임에서 잇달아 한-중 정상회담을 열고 협력 강화를 도모했습니다.

또한 중국 쪽에서는 지난 4월 권력서열 5위인 리창춘 정치국 상무위원이 한국을 방문했고, 올해 마지막 달에는 차기 국가주석으로 유력시되는 시진핑 국가부주석이 취임 후 한국을 첫 방문했는데요, 이를 통해 두 나라 간 고위급 인사교류 유지, 경제 교류 확대, 전략대화 강화 등에 합의했습니다. 한국 쪽에서는 연말에 와서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으로 꼽히는 류우익 초대 비서실장를 주중대사로 임명하는 것으로 이어졌습니다.

) 중국 정부는 류우익 대사 임명을 무척 반기고 있다지요?

답) 네. 류우익 신임 주중 한국대사 임명과 관련해, 중국 쪽에서는 이명박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낸 인사를 중국주재 대사로 임명한 것은 한국 정부가 한-중 관계를 중시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실제 류우익 대사의 아그레망이 한국 정부가 중국에 요청한 지 17일 만에 부여됐는데요, 보통 1개월이 걸리는 아그레망 부여 절차가 이번에 이례적으로 빨리 처리된 것에 대해, 중국은 한국과의 양자관계를 중시하는 차원에서 아그레망 절차를 빨리 마쳤다고 중국 정부 관계자들은 밝히고 있습니다.

) 사실 한-중 간 현안들도 적지 않을 텐데요, 주요 현안들로는 어떤 것을 꼽을 수 있나요?

답) 먼저 한국과 중국 두 나라 사이의 현안을 꼽으면, 한-중 FTA(자유무역협정) 추진 외에, 중국 정부 차원에서 추진하는 '동북공정'으로 대표되는 역사인식 차이, 반한 및 반중 정서, 이어도 영토 분쟁, 중국 어선의 한국 영내 불법조업 문제 등 잠재적 마찰 문제들이 놓여 있습니다.

특히 외교적으로는 북한 핵 문제 해결과 6자회담 재개, 그리고 국군포로와 납북자를 포함한 탈북자 처리 문제 등도 한국과 중국이 같이 머리를 맞대고 협력하며 풀어야 할 중대한 현안입니다.

) 한국으로서는 세계 최대 시장으로 떠오른 중국과의 긴밀한 협력관계를 중시할 텐데요, 양국 간 교역 규모가 빠르게 커지고 있죠?

답) 1992년 수교 당시 63억7천만 달러였던 한-중 간 무역 규모는 지난 해 2008년 1천6백83억 달러로 26배가 늘었고, 올해는 이 보다 증가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봤을 때, 중국과의 무역 규모는 일본과 미국 두 나라와의 교역량을 합친 것에 버금가는 것으로 중국은 한국의 제1위 교역 대상국으로 자리잡았습니다. 한국도 중국의 4위 수출국이자 2위 수입국으로 올라섰습니다. 한국은 올해도 중국과의 무역에서 흑자를 거둘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 한-중 간 자유무역협정(FTA)이 양국 간 무역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오는 2013년에는 한-중 무역 규모가 2천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됩니다.

) 앞서 언급한 '-중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위한 협상은 어느 정도 진행되고 있나요?

답) 한국과 중국은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위해 두 나라 간 산∙관∙학 공동연구를 시작해 현재 거의 마무리 단계에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중국 농산품 수입을 꺼리는 농민들의 우려와 불만을 감안해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반면, 중국은 한-중 FTA 추진에 적극적인데요, 시진핑 국가부주석이 지난 12월 17일 한국을 방문해 이명박 대통령을 에방한 자리에서 FTA가 체결되면 2013년까지 한-중 무역 규모가 배로 늘어날 것이라며 한-중 FTA 협상을 촉구했습니다.

) 경제교류 확대에 발맞춰 양국 간 인적 교류 역시 크게 늘고 있겠죠?

답) 그렇습니다. 한국과 중국이 수교한 지 17년이 되면서 양국 방문객이 한 해 600만 명에 이르고 있는데요, 먼저 한국인의 중국 진출 현황을 보면, 지난 해 금융위기에 다른 한국 원화의 평가절하로 적지 않은 한국 교민들이 한국으로 되돌아 갔지만, 중국에 거주하는 한국인은 올해 1백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베이징에 가장 많은 20만 명이 거주하고 한국인 1만 명 이상이 거주하는 중국 내 도시는 14개입니다. 베이징에서 한국인 10만 여명이 거주하는 왕징 지역은 코리아타운으로 변모했습니다. 중국에서 공부하고 있는 한국인 유학생은 6만5천 명 가량에 달하면서 중국 내 외국 유학생의 30% 가량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중국 대도시를 중심으로 한국 상사 주재원과 자영업자들의 중국 진출도 크게 늘고 있습니다. 중국 역시 조선족을 중심으로 55만 명 이상이 한국에 진출해 있고, 한국 내 중국인 유학생은 약 5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면서 한국 내 외국인 유학생 가운데 가장 높은 비중을 보이고 있습니다.

) 중국과 한국 사이에 전방위 교류가 확대되면서, 남북관계에 대한 중국의 태도가 '친한국 정책'으로 전환되는 조짐은 없는지요?

답) 그 같은 현상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중국이 한국과 교류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태도는 남북관계에서 일방적인 '친한 정책'으로 전환됐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게 이곳 국제 문제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입니다. 실제 중국에서 봤을 때 북한은 여전히 중국에 이른바 '순망치한' 같은 존재로서 절대로 방치하거나 멀리할 수 없는 우방입니다. 중국이 비록 북한의 2차 핵실험 이후 유엔의 대북 제재에 참여하면서도 북한과의 비군사적 교류를 여전히 활발하게 이어가고 있는 데서 보듯, 중국은 한반도 문제에 관한 한 철저히 실용적인 자세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또한 지난 해 한국과 중국이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수립에 합의한 직후인 6월 중국은 북한을 배려해 시진핑 국가부주석이 취임 후 첫 해외 순방국가로 북한을 방문했고, 이달 한국을 방문한 것은 지난 10월 원자바오 총리의 북한 방문에 이어 균형을 맞추기 위한 측면이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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