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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언론, 북한 핵실험 올해 10대 뉴스 선정


한국 언론들이 연말을 맞아 2009년 한 해 가장 중요한 열 가지 뉴스, 10대 뉴스를 선정해 보도했습니다. 조은정 기자와 함께 올해 북한과 관련해 어떤 뉴스가 특히 관심을 끌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문) 조 기자. 2009년 한 해가 저물어 가고 있는데요. 한국의 언론매체들이 선정한 10대 뉴스에 북한 관련 소식들도 많이 포함됐다고요?

답) 예. 올해 북한에서 일어난 굵직한 사건들이 한국 언론의 국내 10대 뉴스에 포함됐습니다.

문) 올해 북한과 관련한 가장 큰 뉴스는 아무래도 2차 핵실험이 아닐까 생각되는데요.

답) 그렇습니다. 대부분의 한국 언론들은 북한의 핵실험을 장거리 로켓 발사와 함께 10대 뉴스에 포함시켰습니다. 북한은 올해 4월 5일 인공위성이라고 주장하면서 장거리 로켓 ‘광명성 2호’를 발사했는데요, 유엔 안보리는 이에 대해 강력한 대북 제재를 담은 의장성명을 채택했습니다. 그러자 북한은 곧이어 5월 25일 제2차 핵실험을 실시했고, 유엔은 북한에 대한 무기금수, 금융 제재, 화물검색 강화 등을 주 내용으로 하는 안보리 결의 1874호를 채택했습니다.

문) 한국 언론들은 북한의 이 같은 움직임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습니까?

답) 서울신문의 경우 “북한이 1년 내내 남한을 자극했다”고 지적했고요, 국민일보는 북한이 “대외관계에서 강경노선을 견지했다” 고 보도했습니다. 한국일보는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핵실험 등은 미국과의 대화를 위한 ‘도발카드’ 라며, “ 올 한 해 북한은 북-미 및 남북 관계 구도를 흔드는데 몰두했다”고 평가했습니다.

문)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북한의 핵실험 등이 대내용이라는 평가도 있었는데요.

답) 예. 조선일보는 북한이 “핵실험 등으로 대외 긴장을 극대화해 내부통제를 강화하는데 활용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신문은 또 옛 화폐 100원을 새 화폐 1원으로 바꾼 화폐개혁은 김정일 독재의 가장 큰 적으로 부상한 ‘시장세력’을 약화시키려는 의도로 분석된다고 밝혔습니다.

문) 화폐개혁은 북한에서 17년 만에 단행된 것이었죠?

답) 예. 북한 당국은 11월 30일 화폐개혁 조치를 발표한 후 12월 1일에서 6일까지 교환을 실시했으며, 최대 교환 비율은 한 가정당 10만원으로 제한됐다고 한국의 북한 전문 인터넷 매체 ‘데일리 NK’가 보도했습니다.

문)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자 선정도 국제사회의 큰 관심을 끌었는데요.

답) 예. 핵실험 외에는 단연 김 위원장의 3남인 김정은 후계자설이 큰 주목을 받으면서, 한국 언론사들의 주요 10대 뉴스로 공통적으로 꼽혔습니다. 연합뉴스는 김 위원장이 올해 1월 셋째 아들 김정은을 후계자로 내정하며 세계적으로 전례가 없는 ‘3대 권력세습’에 착수했다며, 지난 4월 최고인민회의에서 국방위원장의 권능을 대폭 강화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연합뉴스는 올해 진행된 ‘1백일 전투’가 김정은의 업적 쌓기 활동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문) 그밖에 어떤 북한 소식이 주요 뉴스로 꼽혔나요?

답) 조선일보가 국제 10대 뉴스로 미국 여기자들의 북한 억류를 꼽은 것이 눈에 띄는데요. 미국 커런트 TV 소속 한국계 유나 리와 중국계 로라 링 기자가 3월 17일부터 1백41일 간 북한에 억류됐었습니다. 이후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방북으로 두 기자들이 풀려날 수 있었습니다. 조선일보는 이 일로 인해 핵실험으로 경색됐던 미-북 관계에 일시 숨통이 트였다고 평가했습니다.

문) 북한 전문 언론 매체는 북한 10대 뉴스를 따로 선정하기도 했죠?

답) 예. 바로 데일리 NK 인데요. 지금까지 저희가 살펴본 소식 외에, 북한 축구대표팀이 44년 만에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해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16강 행을 겨루게 된 것을 주요 뉴스에 포함시켰습니다. 또 북한과 중국이 수교 60주년을 맞아 ‘우호 친선의 해’를 기리며 동맹관계를 강화한 것과,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 특사가 12월 8일에서 10일까지 평양을 방문한 점에 주목했습니다.

문) 북한 관련 소식 외에 한국 언론사들이 꼽은 주요 10대 뉴스를 좀 더 살펴보죠. 올해는 2 명의 전직 한국 대통령이 서거했는데요.

답) 한국 언론사들이 10대 뉴스 중에서도 가장 비중 있게 소개한 소식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입니다. 비리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던 노 전 대통령은 5월 23일 경상남도 김해 고향마을에 있는 봉화산 부엉이 바위에서 투신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한국 국민들은 이에 대해 충격과 분노, 연민 등 다양한 감정을 경험했다고 서울신문이 보도했습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도 8월 18일 서거했는데요. 두 전직 대통령은 특히 대북 포용정책을 펼치고 남북관계에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평가 받고 있습니다.

문) 올해는 신종 A형 독감이 전세계를 강타했는데, 한국도 예외가 아니었죠?

답) 예. 돼지 독감으로도 알려졌죠. 많은 언론사들이 한국 내에서 신종 독감이 대규모로 확산된 사건을 주요 뉴스로 꼽았습니다. 한국에서는 5월 2일 첫 감염자가 발생한 이래 12월 초 현재 확진 환자 2백80만 명, 사망자 1백39명에 육박했습니다. 신종 독감 확산으로 전국민 39%를 대상으로 하는 한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국가 예방접종 사업이 실시됐습니다.

문) 한 해 주요 뉴스를 살펴보면 그 나라의 사회상을 잘 알 수 있지 않습니까?

답) 예. 한국사회가 눈부신 경제 성장을 이뤘음을 보여주는 소식도 있었고, 늘어가는 흉악범죄에 경종을 울리는 사건도 있었습니다. 우선 세계 금융위기에 대한 대응책을 모색하기 위한 세계 주요 20개국 G20 정상회의가 내년 11월 한국에서 개최된다는 점을 크게 다룬 언론사들이 많았습니다. 국제사회에서 한국이 당당히 지도적 위치에 올라섰다는 평가가 대세였는데요. 또 이와 비슷한 소식으로 한국이 개발원조위원회 DAC에 가입하면서 ‘원조받는 나라’에서 ‘주는 나라’로 탈바꿈한 것이 꼽혔습니다.

문) 흉악범죄도 한국사회를 뒤흔들었었죠.

답) 그렇습니다. 부녀자 10명을 연쇄 살해한 범인이 붙잡혀 사형 선고를 받았고요, 또 8살 여아를 성폭행해 영구 장애를 입힌 범인이 12년 형 밖에 받지 않아 여론이 들끓기도 했습니다. 이외에 피겨 스케이팅 선수 김연아가 국제대회에서 최고점을 잇따라 경신한 소식, 한국의 첫 우주 발사체 나로호가 우주궤도 진입에 실패한 소식 등이 주요 10대 뉴스로 꼽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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