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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인구주택 총조사, 다양한 생활상 보여줘


북한주민들이 어떤 주거환경에서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인구주택 총조사 결과가 공개됐습니다. 지난 해 10월 1일에서 15일까지 14만 명의 조사요원들이 북한 전역의 모든 세대를 가가호호 방문해 실시한 인구조사 결과를 조은정 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문) 조은정 기자. 우선 가장 관심이 가는 부분은 북한의 총 인구 규모인데요?

답) 2008년 10월을 기준으로 북한의 총인구는 2천4백5만 2천2백31명으로 나타났습니다. 유엔인구기금이 ‘미국의 소리’ 방송에 17일 공개한 북한에 대한 ‘2008 인구조사 국가보고서’ 에 따르면, 북한의 총인구는 마지막으로 인구주택 총조사가 실시된 1993년보다 약 3백만 명이 늘어나 연 평균 0.85%의 인구성장률을 기록했습니다.

문) 총 인구 수에는 군인들의 수도 포함됐습니까?

답) 이번 인구조사에서 군인들의 수가 따로 집계되지는 않았는데요. 하지만 조사 대상에는 일반가구 뿐 아니라 군 기지, 교도시설(penal institution), 기숙사, 고아원, 양로원 등 기관들도 포함됐다고 보고서는 명시하고 있습니다.

문) 주로 어떤 지역에 인구가 집중돼 있었습니까?

답) 보고서는 전국에 인구를 골고루 배치하려는 정부 정책에 힘입어 도시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비율이 지난 15년 동안 거의 변하지 않았다고 밝혔는데요. 인구의 60%가 도시에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인구가 1백만이 넘는 대도시는 평양 뿐으로, 총 3백25만5천2백88명이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문) 하지만, 아무래도 내륙 산간지대에는 전통적으로 사람들이 많이 거주하지 않았죠?

답) 그렇습니다. 북부 내륙의 산간지방의 자강도와 량강도에는 총 인구의 8.6%가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량강도가 가장 인구가 적은 지역으로 조사됐습니다. 이에 반해 가장 인구가 밀집된 지역은 평안남도로 4백5만 여명(4,051,696)이 거주하고 있었고 이어 평양(3,255,288), 함경남도(3,066,013)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문) 이번 보고서에서 북한 인구의 노령화도 지적됐다고 하는데요?

답) 보고서는 결혼 연령이 늦어지고 피임기구 사용이 보급돼 마지막으로 인구조사가 실시됐던 1993년보다 출산률이 떨어졌다고 밝혔는데요. 여성 한 명이2.0명의 아이를 출산하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출산률이 2.1명 이하로 떨어지면 앞으로 총인구 수가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 노인인구 비율도 더 높아지죠. 실제로 이번에 북한에 65살 이상 노인인구 비율은 전체 인구의 8.7%였는데요, 유엔은 이 수치가 7% 이상으로 높아질 경우 ‘노화한 인구’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문) 북한은 지난 1993년 이래 식량난을 여러 차례 겪었는데요, 사망률은 어떤 추이를 보였습니까?

답) 1990년대 초반보다 악화됐습니다. 1993년 출생아 1천 명 당 14명이 사망했는데 2008년에는 19명이 사망했습니다. 산모사망률은 출산 10만 건당 54명에서 77명으로 30% 급증했습니다. 보고서는 이 같이 사망률이 악화됨에 따라 평균 기대수명이 1993년보다 3.4년 짧아진 69.3살이 됐다고 밝혔습니다.

문) 북한의 평균적인 가정의 모습은 어떻습니까?

답) 북한에는 5백90만 가구가 있는 것으로 집계됐으며 구성 가족 수는 3.9명이었습니다. 이 중 31.5%는 부모와 자식만으로 구성된 핵가족이었고, 66%는 확대가족이었습니다. 보고서는 북한의 거의 모든 사람들이 결혼을 한다고 밝혔는데요. 초혼 혼인연령은 남성은 28.4살, 여성은 25.6살이었습니다. 한가지 특이점은 배우자를 잃은 여성이 같은 처지의 남성보다 13배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었는데요. 60살 이상 여성 2백만 명 중 1백17만 명이 배우자가 없었습니다. 보고서는 남편의 나이가 아내보다 많은 점, 남성 사망률이 높은 점, 한국전쟁의 여파 등을 이유로 꼽았습니다.

문) 10살 이상 북한 인구는 모두 글을 읽고 쓸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요?

답) 11년 무상 의무교육의 결과라고 보고서는 밝혔습니다. 또 5살에서 16살 아동의 출석률도 100%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고등교육, 특히 대학교육은 여성보다 남성이 많이 누리는 것으로 밝혀졌는데요. 남성은 7명 중 1명, 여성은 12명 중 1명이 대학 교육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기계공학, 교육학, 농업학, 보건과 경영학이 가장 인기 높은 학문으로 나타났고요. 공부하는 분야에 남녀 선호도가 뚜렷이 갈렸는데요. 기계공학은 남성이, 교육학은 여성이 주로 공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다른 특이점은 보건학을 공부한 77%와 교육학을 공부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도시 지역에 거주하는 것이었습니다.

문) 16살 이상 인구 중 남성 79.5%, 여성은 62.2%가 경제활동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죠?

답) 예. 농업, 임업, 어업 분야 종사자가 가장 많았는데요. 특히 이중 53%가 여성이라는 점이 눈에 띄는 점이었습니다. 이에 반해 남성이 주로 종사하는 분야는 산업, 광산, 채석업이었습니다. 또 노동인구 중 70%가 정부 산하 기관이나 협동농장에서 근무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문) 주택상황은 어떻습니까?

답) 정부가 주택을 무상으로 제공해 무주택자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북한 가구의 65%는 방이 두 개인 주택에 사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요리와 난방을 위해 석탄이 주로 사용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시골에서는 나무를 주로 사용하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총 가구의 63%는 석탄을 사용하고 28%는 나무를 땔감으로 사용했습니다. 반면 전기를 사용하는 가구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1%의 주민들이 아파트에 살고 이들 중 4%만이 중앙난방 시설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 정말 북한주민들의 생활모습에 대한 방대한 자료를 담고 있군요. 이번 조사의 의미, 무엇이 있을까요?

답) 전문가들은 이번 조사가 북한이 앞으로 해외자본이나 인도주의적 지원을 유입하는데 한 가지 정확하고 신뢰성 있는 자료로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또 경제발전 계획을 세우는 데에도 유용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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