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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스위스, 이슬람 첨탑 금지안 국민투표 통과


유럽의 대표적인 정치 중립국인 스위스가 이슬람 사원의 첨탑을 일컫는 '미나렛' 건설을 금지하는 국민 투표안을 채택했습니다. 이에 따라 유럽에서 반 이슬람 정책이 더욱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유미정 기자와 함께 좀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문) 먼저 미나렛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답) 네, 미나렛은 이슬람 성전 지붕위에 높이 세워져 있는 뾰족탑, 그러니까 첨탑을 말합니다. 사원에 따라 세워진 첨탑의 수가 다르기도 한데요, 미나렛은 이슬람교도들의 기도 시간을 알리는 역할을 합니다. 이슬람교도들은 하루에 다섯 번 예배를 드리는데요, 예배시간이 되면 이 미나렛의 확성기를 통해서 코란의 기도문이 울려 퍼집니다. 옛날에는 이슬람 종교 지도자가 첨탑에 올라가 육성으로 알라 신의 말씀을 낭송했었는데, 현대에는 확성기를 통해 기도문이 울려 퍼집니다.

첨탑은 많은 이슬람교도들에게 신성함과 신비함 뿐만 아니라 타지에 사는 이슬람교도들에게는 향수를 불러일으키기도 합니다. 이들은 새벽과 황혼녁에 울려퍼지는 기도문을 듣고 명상에 잠기곤 하는데요, 그래서 '미나렛'은 이슬람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상징물로 통합니다.

문) 그런데스위스가 이 미나렛을 금지하는 법안을 국민투표로 통과 시켰다구요?

답) 그렇습니다.미나렛 건설 금지안은 우파 성향의 스위스 국민당이 발의한 것으로 지난 29일 실시된 국민투표에서 찬성 57.5% 대 반대 42.5%로 통과됐고 이제, 스위스 헌법에 반영이 됩니다.

스위스에는 현재 150여 개의 이슬람 사원이 있는데 이들 중 미나렛이 설치된 사원은 단 네곳 뿐입니다. 이들 기존의 미나렛은 이번 법안의 통과로 영향을 받지 않지만, 현재 계획 중인 미나렛 2개는 건설이 중단됩니다.

) 그런데 이번 투표 결과가 상당히 놀라운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지요?

답) 네, 그렇습니다.스위스 헌법은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고, 또 이번 국민투표에 앞서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도 법안이 통과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등, 반대 여론이 우세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스위스 정계 등도 이번 투표 결과에 상당히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고 'AP통신' 등 외신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스위스 정부는 투표 결과를 존중할 것이라면서도, 스위스 내 이슬람 교도들에게 미나렛 건설 금지안이 이슬람 사회와 종교 그리고 문화에 대한 거부는 아니라며 동요를 막으려 애쓰는 분위기입니다.

) 그렇다면, 미나렛 건설 금지안이 통과되게 된 이유는 어떻게 분석되고 있습니까?

답) 스위스 내 이슬람 인구는 전체 스위스 인구 7백 50만 명의 약 6%에 해당하는 40여만 명입니다. 이들 대부분은 코르소보나 터키 등 유럽의 다른 지역에서 온 이민자들인데요, 1990년대 유고슬라비아 전쟁 등을 계기로 수가 급증했습니다. 앞서 에블린 위드메르 슐럼프 스위스 법무장관은 이번 투표 결과는 스위스 국민들 마음속에 감춰졌던 이슬람의 극단주의적 속성에 대한 두려움을 나타낸 다고 지적했습니다.

문) 이번 투표 결과에 대해 스위스 시민들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답) 엇갈린 반응들입니다. 미나렛 건설 금지안의 지지자들은 이슬람 교도들이 정착한 나라의 문화와 풍습에 적응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안톤 세일 씨는 스위스에 사는 이슬람인들은 스위스의 관습을 받아들여야 한다며, 자신도 다른 나라에 가면 그곳에서 교회를 세우는 것을 금지당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투표 결과에 실망을 표하는 시민들도 있습니다. 안네-마리 비른스테일 씨는 아주 실망했다며, 자신은 그 결과가 두렵다고 말했습니다.

) 국제사회의 반응들도 궁금한데요?

답) 네, 독일 일간지 쥐트도이체 차이퉁은 30일 유럽에서 유일하게 첨탑 건설 금지안을 채택한 스위스가 스위스 헌법과 유럽 인권 협약을 위반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중동의 나라 이집트의 최고 이슬람법학자인 알리 고마는 이번 조치는 "신념의 자유에 대한 공격일 뿐만 아니라, 스위스 안팎의 이슬람 사회를 모독하려는 시도"라고 비난했습니다.

유럽에서 최대 이슬람 인구가 거주하는 프랑스 역시 스위스의 미나렛 건설 금지안 통과를 비난했습니다.

베르나르 쿠슈네르 프랑스 외무장관은 종교의 자유는 필수적인 것이며, 이번 투표 결과는 온건한 이슬람교도들에게 제재를 가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 이 같은 비판들에도 불구하고 이번 스위스의 투표 결과로 유럽 전역에 반 이슬람 분위기가 확산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고 하는데요?

답) 네, 그렇습니다. 프랑스 정부는 최근 이슬람 여성의 의복인 부르카 착용을 금지하는 조치를 취했고, 독일의 몇몇 주에서는 학교 교사들의 스가프 착용을 금지시키는 등 유럽에서는 이미 반 이슬람 정책들이 고개를 들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런데 중립국인 스위스가 이번에 미나렛 건설 금지안을 채택해 반 이슬람 정책이 더욱 급속히 확산되지 않을까 하는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입니다. 실제로 이슬람 인구가 전체의 약 5%인 오스트리아에서도 우파 정당들은 헌법에 첨탑 건설 금지 조항을 삽입하자고 주장하고 있고, 스웨덴과 이탈리아, 그리스 등지에서도 이슬람 사원과 미나렛에 대한 항의가 잇따르고 있어 그 추이가 주목됩니다.

진행자) 네, 지금까지 유미정 기자와 함께 스위스 정부가 이슬람의 상징인 미나렛 건설 금지안을 통과시켰다는 소식과 관련해 자세히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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