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개발계획 UNDP이 올해 초 재개를 승인한 농촌지역 에너지 발전 사업 등 6개 대북 사업이 내년에 시작됩니다. 유엔개발계획은 당초 올해 말에 대북 사업을 재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사업 재개에 따른 기술적 어려움 때문에 내년으로 미뤘습니다. 이진희 기자와 자세한 소식을 살펴보겠습니다.
문) 이진희 기자, 북한에서 재개되는 유엔개발계획 사업의 내용이 확정됐군요. 어떤 사업들입니까?
답) 네, 북한 내 농촌지역 에너지 발전 사업, 종자생산 개선 사업, 식량.농업 정보 수집 강화 사업, 수확 후 손실 감소 사업, 농촌지역 풍력에너지 발전 사업, 그리고 유엔의 새천년 개발 목표를 위한 통계자료 수집 사업 등인데요, 모두 올해 1월에 열렸던 유엔개발계획 집행이사회에서 재개가 결정된 것들입니다. 저희 `미국의 소리’ 방송이 유엔개발계획의 크리스티나 로니그로 대변인으로부터 입수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6개 사업을 위한 잔여예산은 1천40만 달러입니다.
문) 잔여예산이라면 이미 사용하고 남은 것인데, 대북 사업 중단 전까지 사용하고 남은 자금을 말하는 건가요?
답) 그렇습니다. 자금전용 의혹 등으로 인해 지난 2007년 3월에 유엔개발계획의 대북 사업이 중단된 것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잔여예산은 배정된 예산 중 중단 시점까지 사용되고 남은 금액을 말합니다. 우선, 예산 규모로 봤을 때 가장 큰 농촌지역 에너지 발전 사업의 잔여예산이 약 5백만 (5.08MIL) 달러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합니다. 이 사업은 2006년 8월부터 2007년 3월까지 반 년 조금 넘게 진행됐는데요, 본래 이 사업에 배정된 예산 5백 65만 달러 중 57만 달러만이 사용된 채 중단됐습니다. 종자생산 개선 사업, 식량.농업 정보 수집 강화 사업, 수확 후 손실 감소 사업 등 3개 농촌 사업들에 대한 잔여예산은 4백 30만 달러입니다. 이들 3 개 사업은 서명만 했을 뿐 시작도 못하고 중단된 경우입니다. 새천년 개발 목표를 위한 통계자료 수집의 잔여 예산은 60만 달러, 또 풍력에너지 발전 사업의 잔여예산은 48만 달러 입니다.
문) 그런데 당초 7개 대북 사업이 재개될 것으로 알려졌었는데, 6개 사업만 재개되는가 보군요?
답) 그렇습니다. 환경프로그램 실행 지원 사업이 재개 대상에서 제외됐는데요, 유엔개발계획은 그동안 이 사업에 매년 6만 달러를 투입했었지만 이번에는 종전 계획과는 달리 이 사업을 재개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문) 재개되는 6개 사업의 잔여예산이 앞으로 어떻게 사용될지에 대한 설명은 있습니까?
답) 보고서에는 예산 집행계획과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없습니다. 다만 유엔개발계획의 로니그로 대변인은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자우편 인터뷰에서 내년에 이들 6개 사업에 총 2백50만 달러가 사용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문) 무엇보다 이들 사업이 정확하게 언제쯤 재개될지 궁금한데요?
답) 유엔개발계획은 당초 올해 말에 대북 사업을 재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었습니다. 실제로 대북 사업이 중단된 직후인 2007년 5월에 폐쇄됐던 평양사무소가 지난 9월에 다시 문을 열면서, 올해 말에 사업이 재개될 것이란 관측이 유력했었습니다. 로니그로 대변인은 그러나, 운영 능력을 1백% 확보하는 데 따르는 어려움 때문에 내년이나 돼야 이들 6개 사업이 재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정확한 시점은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문) 유엔개발계획의 대북 사업이 중단됐던 것은 자금전용과 현지직원 채용과 관련해 문제가 제기됐기 때문이 아닙니까? 이번에 사업이 재개된 것을 보면 이런 문제가 해결됐나 보군요?
답) 유엔개발계획은 사업 재개를 승인하면서, 북한 측과 현지직원 채용과 임금지불 방식을 수정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직원 채용의 경우 과거 북한 정부가 추천하는 1 명의 후보자를 심사해서 뽑는 대신, 적어도 3명의 후보자를 추천 받아 유엔개발계획이 직접 서류심사와 면접을 하기로 했습니다. 임금지불의 경우, 과거 북한 정부가 임금을 받아 현지직원들에게 나눠주는 게 관행이었는데요. 앞으로는 유엔개발계획이 해당 직원의 이름으로 수표를 발행하거나 개인 은행계좌에 직접 입금하기로 했습니다.
문) 이런 합의 내용이 제대로 지켜질지 모니터 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은데요?
답) 이 문제와 관련해서 가장 논란이 됐던 자금전용 의혹에 대해 로니그로 대변인에게 유엔개발계획이 개발자금 전용을 막기 위한 모니터링을 할 계획인지 여부를 물었는데요, 로니그로 대변인은, 미국 상원의 감사를 포함해 유엔개발계획의 대북 사업에 대한 3건의 개별 감사에서 개발자금 전용과 관련한 증거가 전혀 발견되지 않았으며, 그동안의 의혹은 모두 근거가 없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