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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아산 사장, ‘북한, 개성관광 재개 별도 논의 제의’


북한이 금강산 관광과 별도로 개성관광 재개 문제를 협의하자는 입장을 한국의 대북 관광사업자인 현대아산에 수 차례 전해왔다고 조건식 현대아산 사장이 밝혔습니다. 한국 정부는 그러나 당국간 공식채널을 통한 북한 측의 제의를 기다린다는 방침입니다. 자세한 소식을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현대아산 조건식 사장은 북한이 개성관광 재개 협의를 금강산 관광과 별도로 하자는 입장을 보였다며, 개성관광은 금강산 관광과 달라 더 일찍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습니다.

조 사장은 24일 남북물류포럼 등이 주최한 ‘한반도 접경지역 발전 방안’이란 주제의 토론회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습니다.

조 사장은 “지난 해 북한의 육로 통행 제한 등을 담은 12.1 조치로 개성관광이 중단된 이후 북한이 개성관광 재개 문제를 별도로 협의하자고 얘기했었다”며 “개성관광을 빨리 원상회복시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조 사장은 그러나 북측이 이 같은 입장을 언제, 몇 차례나 밝혔는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대해 현대아산 관계자는 “북한이 개성관광 재개와 관련해 협의하자고 제의해 온 것은 지난 9월 4일과 10월20일 두 차례”라고 밝혔습니다.

현대아산 노지환 과장은 “개성관광의 경우 북측의 육로 통행 차단 조치로 중단된데다 한국 정부도 신변안전 문제만 해결되면 관광을 재개할 수 있다는 입장이므로 금강산 관광보다 재개가 쉬울 것으로 북한이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개성관광의 경우 작년에 북측에서 12.1 조치에 대한 일환으로 중단되다 보니까 금강산 관광과 다르구요. 또 금강산 관광 같은 경우에는 현지 시설물들에 영향을 많이 받는데 개성관광 같은 경우에는 당일관광이다 보니까 시설물들의 영향을 덜 받아서 금강산보다는 좀 수월하게 시작할 수가 있습니다. 개성관광은 한국 정부 쪽에서도 신변안전에 대한 조사를 실시한 결과 별 문제가 없다고 해서 금강산 관광 중단 이후에도 계속 했었거든요.”

조건식 사장은 금강산 관광 재개와 관련해 “신변안전 문제가 가장 중요하다”며 “'당국간 협의가 이뤄져 이 문제를 빨리 해결해야 되지 않겠느냐'고 북측에 얘기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조 사장은 또 북한의 리종혁 아태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 18일 금강산에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만난 자리에서 개성,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당국간 회담 의사를 전한 것과 관련해, “상당한 수준의 얘기가 오갔으며 논의된 사항은 한국 정부에 다 보고했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북한의 리종혁 부위원장은 지난 18일 금강산을 찾은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에게 `금강산 관광객 피살사건의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 신변안전 문제는 물론 현장방문 등 한국 정부가 원하는 무엇이든 협의할 용의가 있다'며 당국간 회담 의사를 한국 정부에 전달할 것을 요청한 바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그러나 판문점 당국간 채널이 아닌 민간 기업을 통한 의사전달을 공식적인 회담 제의로 보긴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통일부 천해성 대변인입니다.

“민간 사업자 간의 협의 중에 언급된 내용이기 때문에 당국 간에 공식 회담 제의로 저희는 보지 않고 있습니다. 진정성을 가지고 금강산 관광의 재개를 희망한다면 지금 가동되고 있는 당국 간 회담 채널을 통해서도 언제든지 회담 제의라든지 이에 대한 입장을 우리 측에 전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을 합니다. “

한국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민간을 통해 회담을 제의하는 반면, 한국 정부에 대한 비난을 계속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의 의중을 좀 더 면밀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당국자는 “미-북 관계와 북 핵 문제 진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회담 제의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의 남북경협 기구인 조선아시아태평양 평화위원회는 25일 대변인 담화를 통해 “통일부를 비롯한 한국 정부가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지 않으려는 속셈을 갖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아태평화위원회는 “금강산 관광사업은 북한 당국이 현대그룹과 시작하고 오늘까지 이어온 사업”이라며 “한국 정부가 북한과 현대 사이의 합의를 인정할 수 없다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연세대 문정인 교수는 남북대화 재개 여부와 관련해 “남북대화에서 북 핵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는 한국 정부와 북한의 입장 차가 워낙 커서 당분간 당국간 대화는 이뤄지기 힘들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문 교수는 “한국 정부로선 다음 달 8일 있을 미-북 접촉 결과를 지켜본 뒤 핵 문제에 대한 북한의 태도 변화가 있어야 관광 재개를 위한 당국간 회담을 제의할 것”이라며 “남북 간 신경전이 길어질 경우 자칫 한국 정부의 대북 협상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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