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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북 양자대화, 6자회담 향한 진전 기대’


다음 달 8일 평양을 방문하는 미국의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 특사의 방북 일정이 하루 연장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따라 오랜만에 재개되는 미-북 간 양자대화에 대한 기대가 다소 높아졌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근삼 기자와 미-북 양자대화 전망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 보즈워스 특사의 평양 체류 일정이 당초 예정보다 하루 늘어났다구요?

답) 그렇습니다. 미 국무부 관계자는 지난 주 보즈워스 특사의 방북을 발표하면서, 4~5명 정도로 이뤄지는 미 정부 합동 대표단이 평양에 12월8일 도착해 하루 반 나절 머물 것이라고 했었습니다. 그런데 한국 정부 고위 당국자는 23일 `미국의 소리' 방송에 보즈워스 특사가 평양 체류 일정을 하루 연장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니까 8일 도착해서 10일까지 2박3일 간 머무는 게 됩니다. 이 당국자가 구체적인 설명을 하지는 않았지만, 미-북 양측은 현재 뉴욕의 북한대표부를 통해 보즈워스 특사의 방북과 관련한 구체적인 사안들을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 보즈워스 특사의 이번 방북에서는 어떤 내용이 논의될 전망입니까?

답) 미 국무부는 보즈워스 특사의 방북 목표에 대해 `북한을 6자회담에 복귀시키고, 2005년 공동성명의 비핵화 의무를 재확인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지난 19일 별도의 언론 인터뷰에서 북한이 비핵화 과정에 복귀할 경우 얻게 될 혜택을 분명하게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고요, 구체적으로 관계 정상화와 평화협정 체결, 또 경제 개발을 위한 지원을 언급했습니다.

따라서 미국 대표단은 이번에 6자회담과 비핵화 과정 복귀에 대한 북한의 의지를 확인하는 한편, 미국이 제공할 수 있는 혜택을 구체적으로 설명함으로써, 북한을 설득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 그렇다면, 북한 측의 의제는 어떨까요?

답) 북한은 앞서 보즈워스 특사의 평양 방문을 초청한 후에도, 미국과의 양자회담을 원한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혀왔습니다. 이제 원하던 기회를 맞이했는데요. 북한은 그동안 관영매체 등을 통해, 핵 문제는 미-북 양자 간에 해결해야 한다는 논리를 펴왔지만,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최근 평양을 방문했던 원자바오 중국 총리에게 미-북 양자회담의 결과에 따라 6자회담을 포함한 다자회담에 복귀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따라서 이번 양자대화에서는 그동안의 주장을 거듭 밝히면서, 동시에 미국을 비롯한 나머지 당사국들의 요구대로 6자회담에 복귀하기 위한 구체적인 조건도 제시할 것으로 보입니다.

) 그러니까 미국과 북한, 또 나머지 당사국들이 외교를 통한 비핵화 과정에 본격적으로 돌입하기 위해 서로의 의지를 확인하는 자리가 되겠군요?

답) 그렇습니다. 미국은 북한의 6자회담 복귀와 비핵화 의무 이행을 촉구하고 있고, 북한은 그에 앞서 미국이 관계 정상화 등을 통해 적대시 정책을 철회할 것을 요구해왔습니다.

따라서 이번 대화에서는 앞으로 양측이 외교적 노력을 통해 접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가능성을 타진할 것입니다. 또 이런 문제들은 미-북 간의 몇 차례 대화 만으로는 결론을 낼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 보다 구체적인 협의와 나아가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추가 접촉도 모색할 것으로 보입니다.

) 하지만 6자회담과 비핵화 과정에 대한 양측의 입장 차이가 워낙 크기 때문에 성과를 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답) 그렇습니다. 미국은 6자회담을 고수하면서, 북한이 2005년 공동성명에서 합의한 모든 핵 프로그램과 핵무기의 완전한 폐기 의무를 재확인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올해 2차 핵실험 이후 자신들은 핵 보유국이며, 핵 문제는 6자회담이 아닌 미-북 간 양자회담의 틀에서 풀어야 한다고 주장해왔습니다. 바로 이런 분명한 입장 차이 때문에 벌써부터 회의적인 관측이 제기되는 것인데요. 전임 조지 부시 행정부에서 국무부 정책기획실장을 지냈던 미첼 리스 씨의 말을 들어보시죠.

"I don't understand how this administration can allow…"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상황에서 현 정부가 어떻게 6자회담 복귀를 위한 합의를 이뤄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것입니다. 또 일부 보수 성향 전문가들은 미국이 양자대화에 나서는 목적은 북한과의 합의 보다는 오히려 중국이 북한을 더욱 압박하도록 하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습니다. 대화와 제재를 병행함으로써 국제사회에서 제재에 대한 지지를 더 많이 끌어낼 수 있는 명분이 생긴다는 것이죠.

) 그렇다면 이번 미-북 양자대화에서는 실질적인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인가요?

답) 부정적인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미국과 북한이 회담장에 마주 앉고, 또 핵 문제 해결을 위한 진지한 대화를 시작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는 견해도 적지 않습니다. 미국 뉴욕의 민간단체인 사회과학원 소속 리언 시걸 박사의 말을 들어보시죠.

If you have some serious discussion how we get out…"

이번 양자대화에서 현재의 교착상태를 어떻게 해결할지, 또 앞으로 비핵화 협상에서 양측이 어떤 조건을 제시할지 등에 대해 진지한 논의를 벌이는 것만으로도 매우 유용한 결실이라 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6자회담 재개와 비핵화 진전에 좀 더 다가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보즈워스 특사가 당초 예정과는 달리 평양 일정을 하루 연장해 2박3일 간 머물기로 한 것은, 미-북 양측이 상호 다양한 관심사에 대해 좀더 시간을 갖고 논의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뭔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높인 것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북한과의 협상 경험이 있는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 주지사는 미-북 양자대화 발표 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보즈워스 특사가 방북 한다는 것은 미-북 간에 6자회담 재개와 관련해 비공식적인 양해가 이뤄졌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며, 이번 양자대화의 성과에 대해 긍정적으로 전망했습니다.

아웃트로: 김근삼 기자와 함께 다음 달 8일 열리는 미-북 양자대화의 의제와 전망에 관해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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