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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주년 맞는 금강산 관광, 재개 여부 불투명


한국의 현대아산이 금강산 관광 사업을 시작한 지 오는 18일로 11주년을 맞습니다. 금강산 관광은 지금까지 숱한 고비를 넘기며 남북 화해협력에 기여했지만, 지난 해 7월 관광객 피격 사망 사건으로 중단된 뒤 언제 재개될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인데요.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금강산 관광 사업을 시작한 지 오는 18일로 11주년을 맞는 현대아산의 표정은 어둡기만 합니다. 지난 해 북한 군의 총격으로 남측 관광객이 숨지면서 관광이 중단된 지 1년 4개월이 지났음에도 재개 여부가 여전히 불투명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지난 8월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 방북을 계기로 북측과 금강산 관광 재개 등에 합의하면서 관광이 곧 재개될 것이란 기대감에 부풀었지만 3개월이 넘도록 당국간에 후속 협의 조차 이뤄지지 않자 적잖이 곤혹스런 모습입니다.

한국 정부는 관광을 재개하려면 당국간 대화를 통해 진상규명과 재발방지 대책 수립, 그리고 신변안전 보장책 마련 등의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이와 관련해 "현 회장 방북 이후 금강산 관광 재개와 관련해 현대아산과 북측은 수시로 접촉하고 있지만, 당국간 논의는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북한이 현대아산 등을 통해 관광 재개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3대 조건'이 선결되지 않으면 한국 정부가 움직일 공간은 매우 좁다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한국 통일연구원의 최수영 선임연구원입니다.

EJK Act 01 1116 "한국 정부의 입장에서 봤을 때, '이 정도 같으면 국민들이 납득할 만한 수준이다'라는 정도의 북측에서의 언급이 없다면 관광 재개는 곤란하다고 볼 겁니다. 여러 북 핵 문제 등 진일보한 조치 등이 이뤄지는 등 전반적으로 좋아진다 해도 북측의 언급 등 조건이 없다면 이 문제는 해결이 안될 겁니다. "

여기에다 지난 10일 발생한 서해교전으로 미-북 대화 움직임과 맞물려 감지되던 남북 간 대화 분위기마저 냉각되면서 현대아산의 시름은 더 깊어지고 있습니다.

현대아산 홍보팀 노지환 과장입니다.

EJK Act 02 1116 "일단은 남북 당국간 대화가 일단 이뤄져야지 관광이 재개되는데 아직까지는 접촉 자체가 지금 없는 상황이구요. 다만 좀 걱정되는 게 서해교전으로 인해 남북 접촉시도 자체가 없어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습니다. 저희로선 당국간에 일단 협의가 먼저 이뤄져야 되는데 그게 빨리 이루어지기를 기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이후 지금까지 현대아산의 매출 손실은 2천억원을 넘어섰고, 1천 명이 넘던 직원은 4백 명으로 줄었습니다. 현대아산은 그동안 임금 삭감과 인원 감축, 조직개편을 골자로 하는 비상경영 대책을 3차례 단행했습니다.

현대아산은 그러나 관광 재개 등 대북 사업 정상화의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습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지난 10월 21일 자 미국 CNN 방송에 출연해 "대북 사업이 북 핵 문제로 풀리지 않고 있지만 한국 정부가 잘 협조해 주리라 믿는다"며 금강산 관광 재개를 낙관했었습니다.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소떼 방북을 계기로 성사된 금강산 관광은 98년 금강호 첫 출항으로 시작된 이후 중단되기 전까지 모두 1백95만 여명의 남측 관광객이 다녀갔습니다.

금강산 관광은 관광 사업 외에도 한반도 긴장 완화, 남북교류 활성화에도 기여해왔습니다. 지난 99년 제 1차 연평해전에도 불구하고 이듬해 인 2000년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될 수 있었던 것도 금강산 관광 사업에서 시작된 남북 신뢰가 있어서 가능했다는 평가입니다.

금강산 관광을 토대로 쌓인 현대아산과 북측의 신뢰는 2003년 개성공단 착공과 2007년 개성 관광으로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한 정부 소식통은 "금강산 관광이 남북관계에 갖는 상징성을 감안하면 금강산 관광 문제가 풀리면 남북관계는 원상회복되는 거나 마찬가지"라며 "관광이 재개되려면 3대 조건 뿐아니라 남북관계가 전반적으로 좋아져야 가능한 만큼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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