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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인권 단체들, 미디어 영상 통한 홍보 강화


미국에서는 최근 세련된 영상 제작과 다양한 디지털 기술을 통해 북한의 인권 문제와 이산가족 문제를 알리는 단체들이 늘고 있습니다. 영상에 민감한 젊은 세대의 관심을 높이고 짧은 시간에 최대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이런 미디어 제작과 활용이 필수라고 인권단체들은 말하는데요. 김영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지난 9월 뉴욕의 심장부인 맨해튼 중심부에 위치한 타임스퀘어의 한 빌딩. 말쑥한 정장 차림의 전문인들이 모여 탈북자들의 증언을 듣고, 이들의 탈출 과정을 소개하는 다큐멘터리를 관람하고 있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 본부가 있는 대북 인권단체 링크 (LiNK)가 주최한 이 행사는 지금까지의 북한인권 관련 행사와는 사뭇 달랐습니다.

행사 사회자와는 별도로 온라인 진행자가 행사장 곳곳을 돌며 주요 참석자들을 인터뷰 하는 장면 등 현장의 생생한 모습이 인터넷(www.linkglobal.org)을 통해 일반인들에게 생중계됐습니다.

또 이 단체가 수여하는 올해의 자유의 빛 수상자인 미 의회 샘 브라운백 상원의원은 워싱턴에서 전송한 디지털 영상으로 수상 소감을 밝혔습니다.

이밖에 2년 전 난민 신분으로 미국에 입국해 현재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19살의 조셉 군과 역시 미국 내 탈북 난민인 에스더 씨, 북한 14호 개천관리소에서 태어나 자란 뒤 탈북한 신동혁 씨에 대한 짤막한 다큐멘타리 영상이 참석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탈북자 다큐멘타리 등 링크가 소개하는 영상들은 모두 전문가들이 제작한 것으로 첨단기법에 뛰어난 영상미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2년 전부터 매우 공격적으로 영상 홍보 캠페인을 펼치고 있는 이 단체의 저스틴 윌러 부대표는 미디어 홍보의 중요성을 이렇게 설명합니다.

지구촌이 신기술의 발달로 점차 더 좁아지고 있는 만큼 디지털 세계를 통해 훨씬 더 효율적으로 홍보를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단체는 이런 영상과 디지털 소통장치들을 활용한 혁신적인 캠페인으로 올해 4백 여개 도시와 대학을 돌며 북한의 열악한 인권 실태를 미국사회에 알렸습니다.

윌러 부대표는 이런 홍보의 첫 열매로 두 달 사이에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6백 여명이 각각 매달 9달러를 지원하기로 약정했다고 말합니다. 링크는 이에 힘입어 지난 달부터 영국에서 6주 동안 30개 대학을 순회하는 북한인권 캠페인을 펼치고 있습니다.

미국 내 한인 이산가족의 아픔을 다큐멘터리 영화로 제작 중인 하버드 의과대학원의 제이슨 안 씨 역시 ‘이산가족 필름’ 웹사이트를 통해 미국사회의 관심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영상 전문가들과 함께2시간 분량의 장편 다큐멘타리를 제작 중인 안 씨는 최근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인터뷰에서 대중의 의식을 깨우는데 영상만큼 효과적인 매체는 드물다고 말했습니다.

현대인들은 영상을 통해 많은 정보를 접하고 있고 자신 역시 그 영향력을 받는 사람이기 때문에 비용이 다소 들더라도 영상물을 제작하고 싶었다는 것입니다.

링크와 제이슨 안 씨가 설립한 단체 ‘이산가족 필름-DFF’ 모두 영상제작에 필요한 경비를 모으기 위해 최근 뉴욕과 로스앤젤레스에서 전문인들을 상대로 모금행사를 열었습니다.

이런 영상 홍보가 효과를 내면서 링크는 연말까지 중국 내 1백 명의 탈북자를 구출하자는 새 운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탈북자 1백 명 구출 운동 홍보 영상 오디오

수십 명의 출연진이 각각 탈북자들의 얼굴이 새겨진 사진과 구출 번호를 들고 도시 곳곳을 돌며 소개하는 이 홍보 영상은 마치 유명 가수의 뮤직 비디오를 감상하듯 수준 높은 영상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미국 내 탈북자 선교단체인 두리하나 USA 역시 영상과 인쇄매체를 통해 적극적인 홍보 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 PBS 다큐멘터리 ‘천국의 국경을 넘어 영상 오디오”

이 단체는 대표 천기원 목사가 출연한 탈북자 구출 다큐멘터리 ‘서울 트레인’과 미국 공영방송 `PBS’가 제작한 ‘천국의 국경을 넘어 ’, 그리고 세계적인 잡지 ‘내셔널 지오그래픽’ 기사를 통해 탈북자들의 실태를 미국사회에 적극 알리며 지원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이런 수준 높은 다큐멘터리 영상과 인터넷 디지털 미디어 등을 통한 홍보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미국사회에서 일부 뚜렷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두리하나 USA가 지난 달 워싱턴에서 개최한 미국 내 탈북 난민 수련회에는 미국 각지에서 한인들 뿐아니라 여러 미국인들이 자원봉사자로 참석했습니다.

이 단체의 케이트 리 간사는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남부 미시시피 주에서 무려 16시간을 운전해 참석한 백인들도 있다며, 대부분 매체를 통해 소식을 접한 사람들이라고 말했습니다.

탈북 청소년 조셉 군 등 북한과 소말리아, 버마의 난민 청소년 6명의 양모 역할을 하고 있는 샤론 씨 역시 다큐멘터리 영상을 본 뒤 난민들을 입양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합니다.

샤론 씨는 생생한 영상을 통해 어린이들이 겪는 아픔을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들을 보호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을 것이라며, 당연한 일을 하는 것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난 9월 뉴욕에서 열린 링크의 모금행사에 참석했던 미국인 부부는 인터넷을 통해 개천관리소 출신 탈북자 신동혁 씨의 얘기를 접한 뒤 양부모가 되어주고 싶었다고 말합니다.

신 씨의 관리소 체험을 들은 뒤 가슴이 무너지는 아픔을 느껴 돕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미 의회의 공화당 소속 에드 로이스 하원의원은 링크의 영상 등 적극적인 홍보 활동이 북한의 인권 실상을 알리는 데 매우 효과적이라고 말합니다.

이런 다양한 조직력과 홍보 활동이 대중 뿐아니라 미 의회와의 소통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입니다.

대북 인권단체 링크는 내년에는 1백만 달러 이상을 모금해 탈북자 구출 뿐아니라 언어훈련과 심리치료, 기술교육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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