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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신종 독감 북한 유입 차단 부심


한국 내에서 신종 독감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 정부가 개성공단을 통한 북한으로의 유입을 막기 위해 부심하고 있습니다. 한국 보건당국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5월 북한에 3만3천 명 분의 신종 독감 치료제 타미플루를 지원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한국 정부는 신종 독감의 국가 전염병 위기단계를 가장 높은 단계인 '심각'으로 올린다고 3일 밝혔습니다.

전염병 위기단계가 최고 단계로 격상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한국 정부의 이 같은 조치는 신종 독감 확산에 따른 범국가적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보건복지가족부 박하정 보건의료정책실장입니다.

"정부는 신종 인플루엔자 전염병 위기단계를 현행 ´경계´에서 ´심각´단계로 조정하기로 하였습니다. 아울러 행정안전부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설치를 요청하였습니다. 현재 인플루엔자 유행지수, 항바이러스제 투약 건수, 학교 등 집단 발생 건수 등 모두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4, 5주가 유행의 정점을 지나는 중요한 시기입니다."

지금까지 한국 내에서 신종 독감으로 숨진 사람은 42명으로, 새로 감염되는 환자 수는 하루 평균 9천 명을 넘어섰습니다. 보건당국은 이 추세대로라면 매주 감염환자가 6만에서 10만 명씩 증가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국내를 강타하고 있는 신종 독감이 개성공단 등 북한 지역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대응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우선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 내 입경은 물론, 출경 통로에도 지난 9월부터 열 감지기를 설치해 감염이 의심되는 방북자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또 개성공단 입주기업마다 체온계와 손 소독기를 비치하도록 하는 한편, 예방교육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남측 직원 중 감염자가 나오면 즉시 개성공단 인근 병원으로 옮겨 조치를 취하도록 했습니다.

그러나 매달 7백 명 안팎의 남측 인원이 개성공단을 오가는 데다 신종 독감의 경우 감기처럼 증상을 확인하기가 쉽지 않아 이 같은 조치만으론 부족하다고 한국 보건복지가족부 관계자는 말했습니다.

"신종 독감 증상은 굉장히 다양해서 콧물, 두통 등 단순한 감기증상을 보여도 신종 독감 환자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따라서 단순히 발열 여부로 감염자를 식별해내는 현재의 발열감지기로는 의미가 없습니다. 발열이 안 나는 사람이 (개성공단에) 들어갈 경우 찾을 수 없고 전파시킬 수 있습니다."

또 다른 정부 당국자는 "현재 개성공단에서 감염자가 나왔다는 소식은 없지만 북한 당국이 북측 근로자를 대상으로 실시토록 돼 있는 발열 검사를 하지 않고 있어, 북한으로 바이러스가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예방책이 시급하게 마련되지 않을 경우 2003년 발생한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스 문제로 북한이 남측 관광객을 받지 않기로 함에 따라 금강산 관광이 두 달 간 중단됐던 것과 비슷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한국 보건당국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5월 북한에 3만 3천 명 분의 신종 독감 치료제인 타미플루를 지원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정부 당국자는 "이는 북한주민 2천2백만 명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양"이라며 "인접국가인 중국에서도 신종 독감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어 북한으로 신종독감이 유입될 경우, 만성적인 식량난으로 주민들의 면역력이 크게 떨어진 상황에서 치명타가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2일 현재 중국에선 모두 4만8천7백 명의 신종 독감 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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