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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즈워스 특사 방북 여전히 불투명'


어제 (2일) 평양으로 떠난 리근 북한 외무성 미국국장의 미국 방문 중 미-북 양측이 양자회담 개최와 6자회담 재개에 관해 어떤 입장을 교환했는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미 국무부가 양측이 매우 유익한 대화를 했다고 밝히면서,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 특사의 방북 가능성과 시기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데요. 김근삼 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문) 김 기자, 미-북 대화와 관련해 관심사는 아무래도 스티븐 보즈워스 특사의 평양 방문 여부일 텐데요, 현재 어떤 상황입니까?

답) 아직 보즈워스 특사의 방북이 결정되지는 않았지만, 이번 회동에서 대화 재개를 위한 진전이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국무부는 어제 (2일) 정례브리핑에서, 성 김 6자회담 수석대표가 리근 국장과 매우 유익한 대화를 했으며, 대화는 6자회담 재개라는 목표에 좀 더 다가가기 위한 것이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주말까지만 해도 이번 대화의 성과를 규정하지 않으면서, 성과가 없었던 것은 아니라고만 했던 데 비해 상당히 진전된 것입니다.

국무부는 그러나 북한과의 양자대화에 6자회담 재개라는 맥락에서 임할 수 있다면서, 보즈워스 특사의 방북에 대해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문) 일부에서는 이번 미-북 간 회동에서 이뤄진 진전의 결과로, 보즈워스 특사가 이달 중 북한에 갈 것이라는 관측도 있지 않았습니까?

답) 일부 언론에서 그런 보도가 있는데요, 한 외교 소식통은 지난 2일 ‘미국의 소리’ 방송에 보즈워스 특사의 11월 방북설은 아직 사실무근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회담에서 일정 부분 진전이 있었던 것은 맞지만, 미-북 양측은 양자회담을 실질적으로 개최하기 위한 조건과 관련해 아직 접점을 찾지 못한 상태입니다.

문) 미 국무부가 북한과의 양자회담에 임할 준비가 돼 있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지 이미 두 달 가까이 지나지 않았습니까? 국무부의 발표 이후 보즈워스 특사의 방북설이 계속 제기되고 있는 것이 사실인데요. 왜 아직까지 방북이 이뤄지지 않는 겁니까?

답) 최근 북한을 방문했던 미국 인사들에 따르면 북한은 보즈워스 특사의 평양 방문을 강하게 원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또 미-북 양자회담을 먼저 개최한 뒤 그 결과에 따라 6자회담을 포함한 다자회담에 복귀할 수 있다는 입장인데요, 미국의 입장은 다릅니다. 미국은 양자회담에는 임할 수 있지만, 이 회담이 6자회담 재개와 북한의 비핵화 복귀를 위한 것이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양자회담부터 먼저 갖고 그 결과에 따라 다자회담 복귀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북한과, 양자회담은 어디까지나 6자회담의 틀 안에서, 6자회담 재개를 위한 것이어야 한다는 미국의 입장이 아직 합일점에 이르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 국무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2일 ‘미국의 소리’ 방송에, 보즈워스 특사의 방북 결정에 긴 시간이 걸리는 이유 중 하나는 상호 신뢰 부족이라고 말했습니다.

문) 미국은 북한이 먼저 6자회담에 복귀해야 양자회담도 가능하다는 건가요?

답) 6자회담 복귀가 양자회담의 전제조건은 아닙니다. 하지만 미국은 양자회담 개최 전에 북한의 6자회담 복귀와 비핵화 의지를 확인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리근 외무성 국장의 방미 기간 중 양자회담에 관한 추가적인 입장을 미국에 전달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는데요. 앞서 국무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중동 방문을 마치고 워싱턴으로 돌아온 뒤에야 북한과의 접촉에 관한 결정이 내려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따라 이번 주에 클린턴 장관이 복귀하면 성 김 특사가 리근 국장과의 회동 내용을 보고하고, 대응 방법을 결정할 것으로 보입니다.

문) 앞으로의 전망은 어떻습니까?

답) 여전히 불투명합니다. 북한은 어제 (2일) 외무성 담화에서도 자신들은 핵 보유국이라며, 미국의 적대시 정책이 철회돼야 비핵화 진전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또 이번에 미국에서 열린 학술회의에 참가한 북한 측 대표들도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는 것이 참석자들의 말인데요. 이는 대북 대화와 제재를 병행하면서도,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하고 비핵화 의무를 이행할 때까지 제재의 고삐를 늦추지 않겠다는 미국의 입장과는 배치되는 것입니다. 게다가 북한은 오늘 (3일) 영변 핵 시설의 폐연료봉 8천 여개에 대한 재처리를 끝냈다고 발표했습니다. 미국에 양자대화를 압박하려는 의도인 것 같지만, 북한의 도발적 움직임에 대한 부정적 기류가 확산될 경우 자칫 미-북 양자대화에 또 다른 걸림돌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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