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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진타오 국가주석, 김정일 국방위원장 중국 방문 초청


이달 초 원자바오 중국 총리의 평양 방문 이후 북-중 간 교류가 다시 활기를 띠고 있는 가운데,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을 초청해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베이징 현지를 연결해서 자세한 소식을 알아보겠습니다.

문)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어제 베이징에서 최태복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를 면담한 자리에서 김정일 위원장의 중국 방문을 초청했다고 북한 관영매체가 보도했는데요, 중국 정부도 공식 발표를 했나요?

답) 중국 외교부는 지금까지 그에 대해 공식 발표나 확인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중국 외교부는 자체 웹사이트를 통해 후진타오 주석이 어제 오후 베이징에서 최태복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를 면담한 내용을 소개했지만, 여기에는 김정일 위원장의 중국 방문 초청 의사를 전달해 달라는 후진타오 주석의 발언은 없습니다. 하지만 중국 외교부와 관영 언론매체들이 후진타오 주석이 김정일 위원장의 방중 초청 의사를 전달해 달라고 요청했다는 북한 쪽 발표를 부인하지 않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후 주석이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 초청 의사를 밝힌 것을 사실로 받아 들여지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 지난 1월 평양을 공식 방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만났던 왕자루이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 부장이 어제 후 주석과 최태복 비서의 면담에 배석했습니다. 한편,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취임 후 지난 2000년 (5월)과 2001년 (1월), 2004년 (4월), 2006년 (1월) 등 네 차례 중국을 방문한 뒤로 약 4년 동안 중국을 방문하지 않았는데요, 지난 해부터 김정일 위원장의 중국 방문설은 중국의 각종 큰 행사를 계기로 끊이지 않았지만 작년 하반기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이 흘러 나오면서 잠시 수그러들기도 했습니다.

문) 후진타오 주석과 최태복 비서 간 면담에서 북한 핵 문제가 거론됐는지, 또 최태복 비서가 김정일 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중국을 방문했는지도 관심사인데요?

답) 후진타오 국가주석과 최태복 비서는 어제 오후 4시 5분부터 약 1시간 동안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만난 자리에서 국내외 언론에 공개된 면담을 가진 뒤에는 중국 공산당과 북한 노동당 대표단이 5-6명씩 배석한 가운데 비공개로 면담을 진행했는데요, 양쪽은 북-중 및 양당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며 의지를 밝혔지만, 북 핵과 북한의 6자회담 복귀 문제 등 현안은 거론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 외교부의 공식 발표는 물론 신화통신과 중국 중앙방송(CCTV) 등 관영 언론매체 보도도 북한 핵 및 6자회담 재개 문제를 논의했는지 여부를 전혀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이와 관련해 최태복 비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특사자격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또 노동당 대표단에 6자회담과 북 핵 관련 인사들이 포함돼 있지 않는 점도 어제 후진타오 주석과의 면담에서 북 핵 문제가 논의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는 대목입니다.

문) 최태복 비서가 이끄는 북한 노동당 대표단은 중국에서 어떤 일정을 보내고 있나요?

답) 지난 27일부터 중국을 방문 중인 최태복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 등 북한 노동당대표단 일행은 어제 후진타오 국가주석 면담을 마친 뒤 오늘은 오전에 중국 최남단 지역이자 중국의 개혁개방 1번지로 꼽히는 광동성에 도착했는데요,

최태복 비서 일행은 내일(30일)까지 광동성에 머물면서 국내외 기업의 공장들이 몰려 있는 광저우와 선전시 등을 돌아볼 예정입니다. 광저우와 선전은 2006년 1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극비리 방문해 개혁개방 이후 중국의 경제발전을 몸소 체험한 곳이기도 합니다. 5명으로 이뤄진 노동당 대표단 일행에는 안동윤 노동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이 포함돼 있고, 그밖에는 실무급 인사들입니다. 앞서 최태복 비서 일행은 그제 베이징에 도착해 왕자루이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 및 류윈산 공산당 선전부장을 잇따라 만나 회담을 했고, 어제는 베이징 시내에 있는 칭화대학의 도서관과 인터넷센터 등을 참관한 데 이어 IT 기업 및 연구기관과 대형 전자상가들이 몰려 있는 중관촌 지역을 시찰했습니다. 최태복 비서 일행은 내일 베이징으로 돌아온 뒤 모레 평양으로 귀국할 예정입니다.

문) 중국의 젊은 외교관들이 처음으로 북한을 방문하고 있다는 소식도 있던데요.

답) 중국 외교부의 쑨웨이동 아주사 부사장을 단장으로 하는 청년 외교관 대표단이 북한 외무성의 초청을 받아 지난 27일부터 31일까지 닷새 간의 일정으로 북한을 방문하고 있습니다. 중국 외교부는 청년 외교관 대표단의 북한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는데요, 이번 대표단에 속한 외교관 약 10명은 외교부내 각 부서의 젊은 외교관들로 구성돼 있습니다.

이번 중국 청년 외교관 대표단은 북한 외무성 부상과 면담하는 것을 비롯해 북한 청년 외교관들과 교류 활동을 벌이는 한편, 평양 시내와 묘향산, 판문점 등을 둘러볼 예정입니다.

문) 앞서 중국의 차세대 정치 지도자로 떠오르고 있는 젊은 지도자들도 이 달에 북한을 방문했다지요?

답) 네. 이달 초 중국 공산주의청년단 중앙위원회의 루하오 제1서기를 단장으로 하는 중국 청년대표단이 엿새 동안 북한을 공식 방문했습니다. 이번 중국 공산주의청년단의 방북은 친선 방문으로 볼 수 있는데요, 이들은 북한 방문 기간에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평양 만수대 의사당에서 면담했고, 또 북한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 중앙위원회 제1서기 이용철 등과도 회견했습니다.

특히 중국 공산주의청년단은 후진타오 현 중국 국가주석이 중앙 제1서기를 지낸 단체로 후진타오 주석의 권력 기반이 되고 있는데요, 대표단 단장을 맡은 루하우 제1서기는 올해 42살로 지난 2003년 베이징시 역사상 최연소 부시장에 오르는 등 중국 정계에서 후춘화 허베이성 성장과 함께 최연소 승진 기록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인물로, 13년 후부터 중국을 이끌 제6세대 지도층 가운데 한 사람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이처럼 중국은 최근 잇따라 북한에 파견한 각 분야 대표단에 포함된 인사들을 중심으로 북한 쪽과 분야별 채널을 만들어 나가고, 앞으로 협력을 전방위적으로 넓혀가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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