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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교회협의회, 한반도 연합제 통일 지지


전세계 기독교 교회들의 모임인 세계교회협의회 WCC는 지난 주 홍콩에서 사흘 일정으로 회의를 열고 한반도의 평화와 화해, 통일 방안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회의에 참석한 기독교계 지도자들은 남북대화와 미-북 양자대화에 대한 지지 입장을 밝혔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한반도 평화와 화해, 통일을 위한 국제회의가 지난 21일에서 23일까지 세계교회협의회 WCC 주최로 홍콩의 추엔완에서 열렸습니다.

회의에 참석한 전세계 30 여개국 140 여명의 기독교 지도자들은 한반도 분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교회 차원의 역할에 대해 집중 논의했습니다.

회의에 참석한 지도자들은 23일 폐막식에서 채택된 '추엔완 선언문'을 통해 미-북 간 즉각적인 양자협의와 남북 간 직접대화를 촉구했습니다. 또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 1874호의 해제와 핵무기 없는 세상에 대한 지지를 밝혔습니다.

참석자들은 특히 남북한에 대해 통일이 성사되기 전에 연합국가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세계교회협의회의 시어도어 길(Theodore Gill) 대변인은 23일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이 방안은 남북한 정부와 정책, 각각의 체제를 존중하면서 양측이 가능한 분야에서부터 협력을 시작해 그 결과물을 제도화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길 대변인은 이를 통해 한반도 통일에 이르기 위한 체계와 조직을 확립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회의에는 한국에서 권오성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NCCK 총무를 비롯한 50여명이, 북한에서는 강영섭 조선그리스도교연맹 중앙위원회 위원장 등 4명이 참석했습니다. 참석자들은 3일 간 한반도의 지정학적 상황과 통일 방안 등과 관련한 세미나를 열고, 기도와 예배 시간을 가졌습니다.

세계교회협의회의 시어도어 길(Theodore Gill) 대변인은 특히 이번 국제회의 첫 날에 남북한 대표가 공동으로 성찬식을 주재해 뜻 깊었다고 전했습니다.

이번 행사는 지난 1984년 일본 도쿄 인근 도잔소에서 평화적인 한반도 평화 방안이 교회 차원에서 처음으로 논의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열린 것입니다. 이후 세계교회협의회는 25년 간 스위스, 마카오, 러시아, 독일, 호주, 짐바브웨, 브라질 등지에서 비정기적으로 한반도 통일 관련 국제회의를 열어왔습니다.

길 대변인은 지난 25년 간 남북관계에 부침이 있었지만 협의회 소속 교회들은 한반도 통일의 소명을 독려하며 남북한에 선교사들을 파견하고 식량 지원을 포함한 구호 활동을 진행했다고 말했습니다. 길 대변인은 세계교회협의회가 남북한의 교계 뿐아니라 정부와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일부에서는 북한 당국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세계교회협의회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국제 선교단체인 '순교자의 소리' 캐나다 지부장인 글렌 페너 씨는 21일 개인 웹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세계교회협의회 대표단의 일원으로 최근 북한을 방문한 프라와트 키드안 씨가 "북한의 교회는 일부 제한이 있지만 사역을 행할 자유가 있다"고 말한 발언을 문제 삼았습니다.

페너 씨는 이 발언이 '어리석은 정치적 수사이고 신뢰성이 전혀 없다'며, "세계교회협의회는 진실을 말하고 믿음 속의 형제 자매들과 단결하기 보다는 반서방 정권들을 지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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