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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엄 목사, 평양에 외교관 교회 설립 요청


지난 주 북한을 방문했던 미국의 프랭클린 그레이엄 목사가 북한 당국자들에게 평양에 외교관들을 위한 교회 설립을 허용해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그레이엄 목사는 또 북한이 나포한 미 해군 정보함 푸에블로 호 반환도 북한 측에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지난 13일부터 15일까지 북한을 방문한 프랭클린 그레이엄 목사가 북한 정부 당국자들에게 평양에 다른 나라들에서 파견된 외교관들을 위한 교회 설립을 허용해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그레이엄 목사가 회장으로 있는 국제 구호단체인 `사마리탄스 퍼스’의 켄 아이작스(Ken Isaacs) 부회장은 20일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그레이엄 목사는 외교관 교회 설립에 깊은 관심을 갖고 앞서 두 차례 방북 때도 이 문제를 제기했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측은 그러나 교회 건설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면서도 아직은 때가 아니라는 반응을 보여왔다고 아이작스 부회장은 설명했습니다.

아이작스 부회장은 또 그레이엄 목사가 지난 1968년 북한이 나포한 미 해군 정보함 푸에블로 호를 미국에 돌려줄 것도 촉구했다며, 아직 북한 측의 반응은 알지 못한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내 일각에서는 북한 정부가 푸에블로 호를 반환할 경우 미-북 관계 발전을 위해 매우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견해를 밝혀왔습니다.

그레이엄 목사는 이번 방문 중 박의춘 외무상과 김계관 외무성 부상 등 고위 당국자들을 잇따라 면담했으며, 방북 결과를 곧 미국 정부에 설명할 예정입니다.

아이작스(Ken Isaacs) 부회장은 현재 중국에 머물고 있는 그레이엄 목사가 몇몇 미국 당국자들과 이미 전화통화를 한 것으로 안다며, 한두 주 내로 미국 정부 관계자들과의 면담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폭스뉴스’는 그레이엄 목사의 이번 방북을 동행 취재하면서 김계관 외무성 부상을 인터뷰 했습니다. 김계관 부상은 인터뷰에서 미-북 양자대화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습니다.

김계관> “앞으로 성공적인 조-미 회담이 진행될 때까지 우리가 적극적인 협력을 해나갈 것이고, 조-미 두 나라 인민의 공동 목표인 평화를 지키기 위해서...”

그레이엄 목사는 `폭스뉴스’에 자신은 민간인 신분으로 북한을 방문했다면서도 미-북 간 가교 역할을 하고자 하는 의지를 숨기지 않았습니다.

그레이엄 목사는 미국과 북한이 직접 얼굴을 맞대고 대화하길 바란다며, 몇 주 전 워싱턴에서도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 특사와 의회 관계자들을 만나 북한에 관심을 기울일 것을 촉구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레이엄 목사는 “미국인들과 오바마 대통령이 북한에 관심을 갖길 바란다”며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60년 간 그 어떤 미국인 대통령도 할 수 없었던 북한과의 대치 상황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그레이엄 목사는 이번 방북 기간 동안 ‘사마리탄스 퍼스’가 지원하는 북한 내 사업 현장들도 둘러봤습니다.

그레이엄 목사는 평양에 설립될 치과의료기술훈련소에 19만 달러 상당의 장비와 물품을 전달했습니다. 사마리탄스 퍼스의 켄 아이작스(Ken Isaacs) 부회장은 1년 전에 건설을 시작한 이 시설이 곧 완공되면 6개의 병실에서 하루에 40~50명의 환자들에게 실습하며 북한 의사들에게 기술을 전수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레이엄 목사는 미 정부기관인 국제개발처 USAID의 자금 지원을 받아 발전기를 설치해 준 황해도 사리원 소재 인민병원, 소아병원, 산원 등도 방문했습니다.

아이작스 부회장은 사리원의 3개 병원 장비를 새것으로 교체하고, 평양치과의료기술훈련소에 최근 전달된 장비의 설치를 완료하기 위해 내년 1월에서 2월께 기술자들을 파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레이엄 목사는 아버지 빌리 그레이엄 목사와 더불어 평양 봉수교회에서 설교한 유일한 미국인 목사입니다. 빌리 그레이엄 목사는 지난 1992년과 1994년 김일성 주석과 회담하고, 미-북 간 관계 정상화와 관련한 김 주석의 메시지를 빌 클린턴 당시 대통령에게 전달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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