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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블로거, 북한 수용소 위성사진 전문적으로 모아


미국의 한 일반인이 북한의 수용소들에 대한 종합적인 설명과 생존자들의 증언, 위성사진 등을 인터넷 개인정보 페이지, 블로그에 모으고 있습니다. 변호사인 조슈아 스탠튼 씨는 특히 위성사진들을 적극 활용해 북한 수용소의 새로운 모습들을 일반에 계속 공개하고 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미국 워싱턴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는 조슈아 스탠튼(Joshua Stanton) 씨는 지난 주말 인터넷을 통해 북한 신의주 지역을 둘러보고 있었습니다. 이때 스탠튼 씨가 사용한 ‘구글 어스’는 인공위성을 이용해 하늘에서 내려다 보는 방식으로, 마당에 서 있는 사람까지 세밀하게 볼 수 있는 도구입니다.

매일 저녁 한 시간씩, 주말에는 두세 시간씩 북한 지역을 들여다 보는 스탠튼 씨는 이날 뜻밖의 소득을 얻었습니다. 신의주 역에서 4.7 킬로미터 남쪽으로 떨어진 지역에서 교화소로 보이는 건물을 발견한 것입니다.

스탠튼 씨는 북한의 모든 수용시설들은 모두 똑 같은 형태를 띠고 있다며, 교화소의 경우 큰 건물들이 네모난 모양의 감시초소들과 벽으로 에워싸여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수백 제곱 마일에 걸친 광대한 규모의 관리소는 울타리 주변 몇 미터 반경의 초목과 작물이 제거돼 있고, 울타리를 따라 수 백 미터 마다 감시초소가 하나씩 있다는 것입니다.

스탠튼 씨는 지난 2004년 북한의 정치와 인권 상황 등에 대한 정보와 자신의 견해를 담은 인터넷 개인정보 페이지, ‘하나의 자유 한국 (One Free Korea, http://freekorea.us/)’을 운영하기 시작했습니다. 또 ‘구글 어스’를 통해 북한의 모든 지역을 세밀히 살펴 볼 수 있는 것을 알게 된 지난 해 4월부터는 수용소 위성사진을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스탠튼 씨는 사상 처음으로 평안남도 개천의 14호 관리소, 함경남도 요덕의 15호 관리소, 함경북도 화성의 16호 관리소, 평안남도 북창의 18호 관리소, 함경북도 회령의 22호 관리소 등의 전체 규모를 보여주는 외곽 경계선을 그린 지도를 작성했습니다.

특히 함경북도 화성의 16호 관리소의 경우 자신이 처음으로 위성사진을 판별하고 일반에 공개했다고 스탠튼 씨는 주장했습니다.

2년 전 함경북도 길주군 만탑산 인근의 관리소에서 정치범들이 집단 탈주했다는 기사를 읽었는데, 이후 ‘구글 어스’를 이용해 지하 핵실험장 인근을 둘러보다 관리소로 추정되는 특징들을 발견했다는 것입니다.

스탠튼 씨는 최근에는 함경북도 청진의 25호 관리소로 추정되는 건물을 발견하고, 현재 확인을 위해 탈북자들을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스탠튼 씨는 수용소 위성사진 판독을 위해 일반에 공개된 생존자들의 진술과 대략의 위치 정보를 참고해 작업을 시작한다고 말했습니다.

스탠튼 씨는 자신이 작성한 “사진과 지도의 진위를 가릴 수 있는 수용소 생존자들을 찾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스탠튼 씨는 북한 수용소의 전체 외곽부터 내부의 보위부 초소, 창고, 양조장, 묘지, 학교 등 구석구석을 샅샅이 찾아 위성사진으로 촬영해 공개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사진들과 더불어 대한변호사협회의 북한인권 백서, 인권운동가 데이비드 호크 씨의 ‘감춰진 수용소’, 세계기독연대 등 민간단체들이 발간한 자료들도 함께 블로그에 올렸습니다.

스탠튼 씨는 자신의 블로그를 방문한 사람들은 대부분 북한 수용소 관련 정보를 보고는 “지금 세상에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느냐”고 놀라면서, “왜 아무도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느냐”는 반응을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스탠튼 씨는 북한 수용소 곳곳을 촬영하고 정보를 모으는 것이 ‘매우 즐거운 취미’는 아니지만 사명감을 갖고 있다며, 북한 정권이 유지되는 한 이 일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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