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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언론인, 열악한 자강도의 생활상 사진에 담아


이탈리아의 한 언론인이 외국인들의 접근이 어려운 북한 자강도의 모습을 사진에 담아 공개했습니다. 사진 속에는 주민들의 열악한 생활상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는데요, 조은정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이삭줍는 사람들
자강도의 북한 소년
추수가 끝난 논밭에서 자루를 들고 한 톨의 곡식도 아까울 새라 이삭을 줍는 북한 자강도 주민들의 모습이 사진에 담겼습니다.

이탈리아의 피에르조지오 페스칼리(Piergiorgio Pescali) 기자는 30일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지난 8월 자강도를 방문했을 당시 현지의 식량 상황이 심각했었다고 전했습니다.

The aid were not coming but also because of the floods and this summer was very...

자신이 방문 당시 외국의 식량 원조는 끊겨 있었고, 홍수 피해의 여파로 현지 수확물의 반 이상이 유실됐었다는 것입니다. 또 트럭 부품과 휘발유가 없어 수확물을 협동농장으로 옮길 수 없었고, 들판에 남겨뒀던 곡물들은 모두 상했다고 페스칼리 기자는 설명했습니다.

페스칼리 기자는 자강도에서 약품이 부족한 병원 입원실의 모습과, 산 사태로 폐허가 된 마을과 도로의 모습도 사진에 담았습니다.

북한에서 구호 활동을 펼치고 있는 독일 주교회 산하 국제개발 원조기구 '미제레오르(Misereor)'와, 가톨릭 교회의 공식 원조기구 '카리타스'의 방북단에 합류했었던 페스칼리 기자는 자강도의 모습을 사진에 담을 수 있었던 것에 적잖이 놀랐다고 말했습니다.

It was quite surprising for me that the guide accepted to go in this province, because...

북한 안내원은 자신이 언론인인 줄 알면서도 외국인들의 접근이 제한된 자강도 방문 요청을 받아들였다는 것입니다. 페스칼리 기자는 "북한 정부가 외국으로부터 식량 원조를 절실히 필요로 하고 있어 상황이 열악한 지역을 외부세계에 보이고 싶어하는 것으로 판단됐다"고 말했습니다.

페스칼리 기자는 외국인인 자신이 사진촬영을 할 때 자강도 주민들은 자리를 떠나거나 하던 일을 묵묵히 했을 뿐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수도 평양이나 보다 윤택한 남부 곡창지대 주민들은 자신에게 다가와 사진을 보여달라고도 하고 이탈리아에 대해 물어보기도 했었다고 페스칼리 기자는 전했습니다.

지난 1995년 친북 국제조직인 조선우호협회(Korea Friendship Association) 초청으로 북한을 처음 방문한 페스칼리 기자는 이후 가톨릭 구호단체들과 함께 매년 한 두 차례 꾸준히 북한을 방문했습니다. 페스칼리 기자는 북한 방문기를 가톨릭 일간지인 '아브니르'(Avvenir)와 교황청의 라디오 방송국인 '라디오 바티카나', 좌파계 신문인 '드 마니페스토(de Manifesto)' 등에 기고하고 있습니다.

Also there are some private market called farmers' market in the countryside...

페스칼리 기자는 처음 방문했던 15년 전과 비교해 최근 북한의 가장 큰 변화는 곳곳에 장마당이 들어서고 자본주의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북한 주민들이 예전에 비해 보다 열린 태도를 갖고 있는 점도 큰 변화라고 페스칼리 기자는 말했습니다. 과거에는 자신을 보지도 않고 지나쳤지만, 이제는 멈춰 서서 말도 건다는 것입니다.

페스칼리 기자는 자신이 촬영한 북한 사진들과 방문기에 대해 대부분의 이탈리아 국민들은 매우 놀랍다는 반응을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고층건물이 들어선 모습에 놀라고, 공산국가인 북한에 가톨릭 성당이 있는 모습에 놀란다는 것입니다.

페스칼리 기자는 이탈리아에서는 북한 핵 문제만 언론에 조명되고 있어 일반인들은 북한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고 말했습니다.

It's very interesting. North Korea is one of the most interesting country in the world..

페스칼리 기자는 북한은 매우 흥미로운 곳이라며, 내년 2월에 다시 방문해 가능하면 자강도에서 주민들이 혹독한 겨울을 나는 모습을 취재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소리, 조은정입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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