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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지금] 너무 조용해서 문제인 전기자동차


미국 내 흥미로운 소식과 화제를 전해드리는 미국은 지금 시간입니다. 김정우 기자 함께 하겠습니다.

(문) 얼마 전에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유엔 기후변화 정상회의에 등장해 온실가스 배출 감축을 위해서 전세계가 즉각 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했습니다. 그런데 이 온실가스를 만들어내는 요인에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이중에서 자동차에서 나오는 배기가스가 역시 많은 부분을 차지합니다. 그래서 세계 각국은 이 자동차 배기가스를 줄이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는데, 그 노력의 하나로 배기가스가 전혀 나오지 않는다는 무공해 전기자동차를 개발하기 위해 많은 자동차 업체들이 힘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래서 요즘 전기차다 하이브리드차다 해서, 각광을 받고 있는데, 최근에 이들 무공해, 친환경 자동차들이 심각한 문제를 가지고 있다는 지적이 있더군요?

(답) 그렇습니다. 심각한 문제점이란 것이 바로 하이브리드나 전기차 같은 친환경 자동차들에서 나오는 소음이 너무 작다는 점입니다.

(문) 소음이 적다는 것이 왜 심각한 문제가 되는 건가요? 오히려 자동차를 사려고 마음 먹은 사람들에게 널리 선전해야 할 점이 아닌가요?

(답) 네, 보통, 사람들은 거리를 걸을 때나 건널 때, 자동차를 눈으로 보면서 피해 다니죠? 그런데 눈에 보이지 않는 경우, 가령 차가 뒤에 있거나 하는 상황에서는 차에서 나는 소리를 듣고, 아 차가 내 뒤에서 오는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런데요, 전기차나 하이브리드차 같은 경우, 이런 소음이 거의 없다고 합니다. 소음이 없다면 사람들이 차가 다가오는 것을 알지 못하게 될 것이고요, 이것이 바로 보행자들에게 큰 위협이 된다는 그런 얘기입니다.

(문) 실제로 이런 문제 제기를 미국 정부 당국이 검토하고 있다죠?

(답) 네, 미국에서는 고속도로안전국이란 조직이 있는데, 이 조직에서 차량의 안전성 검사를 주관하게 됩니다. 그런데 고속도로안전국에서 전기차가 보행자에게 위협이 된다는 주장을 접수해서 이를 연구하고 있다고 하네요.

(문) 그동안 자동차의 소음을 줄이기 위해서 노력해 온 자동차 회사들은 이런 문제 제기가 좀 황당할 수도 있겠군요?

(답) 네, 미국 자동차업계 연맹, 안전분과의 로버트 스트라스버거 부회장이 재밌는 말을 했네요. 미국 자동차 업계는 지난 30년 동안 자동차 소음을 줄이기 위해서 노력을 했는데, 사실 요새 나오는 전기차 들처럼 이렇게 획기적으로 소음이 줄어든 차가 나올지는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문) 그런데 조용한 차가 보행자에게 위협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 일리가 있기는 한데, 이를 뒷받침할 정확한 통계자료가 있나요?

(답) 전기차의 소음과 교통사고 사이의 관계에 대한 정확한 연구는 아직 나온 적이 없습니다. 단지 고속도로안전국에서 미국 내 12개 주에서 실시한 조사가 있습니다. 이 조사에서 고속도로안전국은 전기차의 일종인 하이브리드 차량 8천대와 휘발유로 움직이는 차량 6십만대가 저속으로 회전하거나 후진할 때, 보행자와 일으키는 사고 비율을 비교를 했는데요, 그 결과 사고가 날 확률이 일반 차량보다, 하이브리드 차량이 50%나 더 높았다고 하는군요. 이렇게 하이브리드 차량이 보행자와 사고를 일으킬 확률이 높은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전문가들은 아무래도 차가 너무 조용한 것도 한 이유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라는 추축을 하고 있습니다.

(문) 확실치는 않지만, 앞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그런 말인데, 그렇다면,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하이브리드 차량의 소음을 높여야 하는걸까요?

(답) 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자동차 업체들과 관련 정부 당국에서 여러가지 방안을 연구하고 있는데, 차가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 운행 중인 차에서 인공적인 소음이 나오게 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습니다.

(문) 그런데 이런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이 갈리고 있죠?

(답) 네, 이렇게 소음이 없는 차에 소리가 나게 하자는 방안에 찬성하는 측은, 시각장애인들입니다. 사실, 시각장애인들은 길을 다닐 때, 소리로 차가 있는지 없는지를 알기 때문에, 이런 조치가 아주 중요하겠죠. 또 요즘 미국 연방 의회 안에서도 이런 방안과 관련해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런 움직임에 동참하고 있는 사람들 중에 한 명이 플로리다 주가 지역구인 공화당 출신의 클리프 스턴즈 하원 의원인데요, 스턴즈 의원, 전기차와 관련해 겪었던 경험을 소개했습니다. 스턴즈 의원은 언젠가 부인과 함께, 상가에서 주차장을 걷고 있었는데, 바로 자기 뒤에 전기차가 따라오고 있는 것을 알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만큼 이 전기차가 소음이 없다는 그런 얘기가 되겠죠.

(문) 그런데 전기와 휘발유를 함께 쓰는 하이브리드 차량은 이런 걱정이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던데요?

(답) 네, 하이브리는 차는 일정 속도 이하에서는 전기로 달리고, 일정 속도가 넘어가면 엔진이 작동되는데요, 엔진이 돌아가면 소리가 나니까, 별 문제가 없다는 얘기죠? 하지만, 이런 하이브리드 차량들도 일정 속도 이하로 달릴 때는 거의 소리가 나지 않기 때문에, 문제제기에서 완전하게 자유롭지는 않습니다.

(문) 이런 문제제기를 고려한다면, 과연 소리없는 차란 것은 미래에 등장하기 어려울지도 모르겠군요?

(답) 글쎄요, 일단 이런 규제가 실행이 되려면, 어떤 소리를 어떤 정도로, 또 어떻게 차에서 나게 만들어야 하나에 대한 기준을 세우는 것이 급선무겠죠? 그런데 이런 기준만들기가 아주 까다로울 것이고요, 또 이런 소음이 기존에 실시되고 있는 소음 규제법을 어덯게 피해야 하는냐 하는 문제도 있습니다. 한마디로 이런 조치가 실행되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

그동안 자동차 소음으로 피해가 많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왔는데 차가 너무 조용해도 문제가 되는군요? 날로 발전하는 과학기술이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지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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